풍님 2012. 3. 20. 21:07

 

엥~ 앵무산   

 

1.날짜:2012.3.19(월)

2.날씨:흐림(연무 가득)

3.걸음구간:산수마을-서당골-철탑-곡고산-앵무산재-앵무산-팔각정-철탑-평여저수지-산수마을

4.걸음거리 및 시간:약4.3km 3시간

5.산행동무:돈모

 

앵무산을 오르기 위해 돈모라는 분과 약속을 합니다.

작년 2월에 혼자 앵무산을 올라 본 후 오늘이 처음입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설렘으로 시작합니다.

이왕 올라갈 산이기에 어둠이 있는 상태에서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작년에 올랐던 들머리 반대편으로 시작하는데 어찌나 가파르던지 거친호흡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즐기면서 말입니다.

 

 

06시 40분

기온은 매우 차갑지만 비가 온 다음 날이기에 깨끗할 줄 알았더니 수증기 상승으로 연무현상이 탁~! 트인 조망을 가로 막습니다.

깨끗하진 않지만 올라서보니 이렇게 좋을 수 가 없습니다.

떠오르는 해는 연무현상 때문에 맑은 날보다 더욱 곱고 동그랗게 보입니다.

보여지는 왼편은 광양항입니다.

 

 

 

삐딱하게 앉아 볼려다 얌전히 앉습니다.

벤취엔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아 제 엉덩이를 여지없이 적셨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먼저 나를 보자.
내 자신의 나태함을 극복하고 내 허물부터 돌아 보자.
내 것은 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의 것만 보고 마냥 부러워하지도 말자.

하지만 남의 것도 내 것인 것처럼 소중히 여기자.

그리고 비판하고 비평하지는 절대 말자.

 

 

 

나뭇가지들로 조망은 별루지만 오랜만에 맞이한 산정에서의 아침은 매우 행복한 기분으로 젖어듭니다.

다 내 것인 것처럼 말입니다.

 

 

 

06시 57분

몇장을 남기느라 몇분이 지납니다.

조금전 내 몸뚱이로 채웠던 빈자리를 확인해 봅니다.

분명 쓸쓸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멀어집니다.

 

 

 

07시 09분

앵무산재인데 사람들은 부르기 편한대로 체육시설이라고 합니다.

저 길처럼 우리들의 인생길도 똑같이 편안했으면 합니다.

걸어보니 촉촉한 것이 10일날 걸었던 돌산종주길 처럼 너무도 편안한 길이었습니다.

 

 

 

조금 더 힘을 냅니다.

여기 조망이 곡고산보다 확~! 트인게 훨~씬 더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쉬어봅니다.

 

 

 

07시 27분

올라왔던 곡고산을 바라보며...

철탑이 보이는 서당골에서 치고 올라오는데 얼마나 힘이 들던지 거짓말 조금 보태면 개거품 물었습니다.

쉬어가지 참으로 편안하고 확~! 트인 조망에 반합니다.

날씨만 좋다면 제 시력의 한계까지 다 보이는 곳입니다.

 

 

 

07시 38분

앵무산 정상에 올라섭니다.

뒤통수를 쥐어 박습니다.

병원에 갈 일은 없게 말입니다. ㅋㅎㅎ

 

 

율촌면소재지에서 서북쪽에 있는 앵무산 여수반도주맥(主脈)이다.

예부터 영험한 앵무산이 12산하를 거느리고 있다는 앵무산 12머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앵무산은 열 두 산하를 거느린다고 한다.

새머리,구시머리,대초머리,뱀머리,누에머리,말머리,닷머리,봉머리,학머리,여우머리,닭머리,용머리 등인데,

앵무산이 신령스럽고 영험하기 때문에 이같은 유래가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산 전체의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화성암인 중성화산암류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동쪽에는 평여저수지와 서쪽에는 해창보(海倉堡)가 있다.

순천 계족산에서 시작되는 여수기맥이 이곳을 경유해 화양면 백야곶까지 이어진다.

주요 식생은 기반암이 풍화된 육산으로 산자락에는 동백나무와 소나무 등 상록 활엽수림과 침엽수림이 함께 분포한다.
주변에는 가장리 백자가마터가장리·산수리 고분군 등 많은 선사 문화 유적과 백자 도요지가 산재해 있어 지역사 연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옛날 앵무산 위에 연지(硯池)가 있었는데, 비가 와도 불어나지 않고 아무리 가물어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지변(池邊)에 한 그루 고목이 있었는데 그 길이가 한발 남짓 되며, 북쪽 가지는 말라 버렸고 남쪽 가지는 잎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문 해를 만나면 남쪽 방향의 가지도 잎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이곳 산꼭대기에서 기우제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교통은 남해고속도로 순천나들목에서 여수방면 국도 17호선에서 순천시 해룡면 해룡초등학교까지 간다. 해룡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상여 방면 지방도 863호선따라 가다가 해창리 해창마을진입하면 앵무산에 오를 수 있다.
지금은 하사,해창,농주,산수,봉두 마을 등 여러곳에서 오를 수 있다.

 

-참고문헌-

여수향토문화백과

 

 

한참 쉬고 있는데 마침 순천만에 배가 지나갑니다.

용산전망대도 보이고...

순천만에도 간다간다 하면서도 게을러서 아직 못가고 있군요.

 

 

 

날씨는 연무가 가득하지만 구름이 높기에 팔영산도 보입니다.

 

 

 

표준이구요~

 

 

 

화포도 보이구요...  와온 솔섬입니다.

 

 

 

07시 55분

너무너무 촉촉했답니다.

이런 산길은 하루 죙일 걸어도 힘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10분 걸었을 뿐인데 조금씩 멀어짐을 확인합니다.

 

 

 

이곳 팔각정엔 맨발로 올라가 눕더라도 옷에 흙먼지 묻지 않을만치 반들 반들 하답니다.

10분 정도 누워보기도 합니다.

 

 

 

 

08시 13분 

그리고 또 올라오기 위하여 발자국만 남기며 내려섭니다.

 

 

 

생강나무가 꽃을 열심히 피우고 있습니다.

 

 

 

08시 20분

 

 

 

08시 30분

저기 주차장에서 오른편으로 중앙 송전탑 방향으로 올라갔었던 사당골이구요...

 

 

 

반영된 중앙 송전탑은 체육시설이 있었던 앵무산재입니다.

 

 

 

비닐이 씌워있어서 정확하진 않으나 오이와 토마토를 옮겨 심기 전인 듯 했습니다.

 

 

 

자운영의 파릇한 잎이 매우 싱싱합니다.

 

 

 

 

앵무산을 올려다 봅니다.

지난 1년은 너무 길었기에 머지않아 또 걸어 보고픈 산길이었습니다.

 

 

 

 

08시 40분

산수마을의 어느 시골집입니다.

지금은 계시지 않은 엄니께서 굴뚝에 연기 피어내며 목욕물 데시느라 군불 지피시던 시골집의 모습이 스칩니다.

그땐 정말 행복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촉촉한 길을 걷다보니 편안한 산길만 걷고싶은 충동이 이어집니다.

몇일 후 여수보다 더 따뜻할지 모를 진도 동석산을 가야겠습니다.

그날은 풍이가 들어간다하니 날씨도 알아서 좋아지며...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