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智 異 山

육지 최고봉 나의 지리산

풍님 2013. 1. 4. 18:30

 

지리산 1915m  

 

1.날짜:2013.1.2(수)

2.날씨:맑음

3.걸음구간:중산리-망바위-천왕봉-제석봉-연하봉-연하선경-연하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중산리

4.걸음거리 및 시간:약 15km  9시간 20분

5.산행동무:혼자

 

 

임진년이 후~울~쩍 지나 아쉬움에 사로잡혀 연말이라고 송년회땜시 정신이 없는 나날을 보내면서도 틈틈히 산행을 하고픈 욕심 때문에 블벗님들과 만복대를 올랐었다.

블벗님들과의 만복댈 올랐을 당시 구름에 가려진 천왕이 방향을 바라보면서 2013년 첫산행을 육지 최고봉의 천왕이를 올라야겠다고 굳히고는 내심 설레임에 가득찼다.

임진년 마무리 산행으로 육구종주를 욕심내서 걸었지만 그눔의 사진을 찍는답시고 구천동을 포기하고 은젠가는 빚을 갚으리 맘먹고 신년 산행지 천왕이에 올인한다.

어느덧 임진년이 저물고 계사년의 새해가 밝았다.

1월 1일은 근무 관계로 산행을 할 수 없었고 천왕이를 갈려는 2일은 오히려 날씨가 기똥차다는 예보라 내맘은 더욱더 설레이기 시작했다.

내 소중한 보따리를 챙긴다.

그래 계획했던대로 천왕이를 오르는거야~  그것도 혼자이기에 더욱 좋을거야~  라며 혼자 흥에 겨워 가심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차를 몰고 새벽을 가르는 느낌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만치 흥분된 상태였다.

운전하다가 잠이 오면 잠자면 되는 것이고 산행하다가 걷기 싫으면 하산하면 되는 것이기에 나는 산행할때 단 한번도 걱정을 해본 적이없다.

오늘도 마찬가지...   기분 짱...

 

 

 

07시 35분

고속도로 운전을 하다보면 졸림을 피할 수 없는데 오는도 예외는 아니었다.

집에서 4시가 못되어서 출발하여 중산리 스타또를 06시 30분에 하고자했던 계획이 무산된다.

졸림을 피할 수 없었기에 휴게소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07시 10분에 중산리 도착해 07시 35분에 출발한다.

그것도 이선수님께 보고 철쩌~히 허고 요이땅~

 

 

 

 

08시 50분

사람들은 일출 산행을 겨냥해서 올라갔는지 모르지만 발자국이 한 10개 정도는 있었다.

앞서가는 사람을 잡을 순 없었지만 나보다 뒤에 올라오던 사람들이 나를 추월하기 시작한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쉬고 싶어도 참고 참으며 망바위에 도착했다.

첨으로 배낭을 내려놓고 귤 한쪽으로 허기를 달래며 망바위 돌팍 뒤에서 10분 정도 쉰다.

오늘은 막걸리를 챙기지 않았으며 라면,귤,빵 그리고 물 한통으로 배낭을 최소한 가볍게 챙겼다.

 

 

 

 

09시 20분

깔딱거리는 거친 호흡은 덕유산행 후 동네산도 오르지 않았던 후회가 막심으로 뿜어져 나온다.

법계사 헬기장에 도착하니 멀리 촛대봉이 오늘 자기까지 밟아 달라고 애원하는 듯 부르고 있었다.

조망 좋다.

오늘 산행 코스는 중산리에서 거림까지 삥~ 둘러 보기로 맘을 굳힌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지...  누가 그 속을 알겠어...

 

 

 

 

 

 

 

 

 

09시 23분

거친 호흡을 달래며 올랐기에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여기서도 10분을 쉰다.

바람이 강하여 워낙 빠르게 흘러 나가는 구름이기에 기다리는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 싶어 10분을 쉬는 것이지 구름이 걷힐 것 같지 않으면 쉬지 않았을 것이다...ㅎㅋㅎ

 

 

 

 

09시 30분  

로타리대피소에는 너무나 조용했다.

일출객들은 이미 올라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지킵시다~! 위에 놓여있던 철모가 없어졌다.

바람에 날아갔는지 모를 일이지만...

 

 

 

 

09시 45분

고도가 높아지면서 촛대봉과도 나란히...

일출객들은 벌써 하산하기 시작한다.

헐떡거리는 호흡은 거칠어지고 쉬는 구간만 나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계획했던대로 지금 지리에 오르고있는 나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

나 혼자만 이리 댕기니 귤맘과 규리에게 너무도 미안하지만...  밥 얻어 묵을라면 말을 잘 들어야하나...

 

 

 

 

익살스럽운 너...

이걸 조각하신 분 복 받으세요~ ^(^

 

 

 

 

10시 21분   개선문

방학을 맞야 천왕이를 오른다고했다.

경기,강원권 들개님(산고파님)처럼 제발 산에 미치지 말길 바란다.

 

 

 

 

계속 나를 앞서가면서 힐끗힐끗 뒤에 있는 나를 보며 자기네들을 추월할까~?  내기를 한 듯...

 

 

 

 

10시 29분

오르다보면 정상에 서게 되는 법이거늘 힘들었던 발걸음은 어느덧 이곳에 서있다.

 

 

 

 

10시 32분

 

 

 

 

구름과 하늘과 눈꽃과 사람과...  

 

 

 

 

10시 41분

한무리의 산객들이 환호성을 터트리며 환장하며 감탄하고 난리났다.

나보다 먼저 올라가신 산객들이었나 보다.

 

 

 

 

환상적인 순간이었다.

나도모르게 감탄을 터뜨린다.

 

 

 

 

촛대봉보다 고도가 높아진듯...

구름이 벗어지니 멀리 반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올 겨울 지리 종주는 어케할까~???   반야도 너무 그립고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데...

 

 

 

 

기억하고 싶은 두사람...

장터목까지 산행을 같이하는 동안 완존히 미치고 환장할 만큼 감탄을 했던 사람들이다.

산이 가져다준 커다란 행복을 순간순간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배낭 옆에 찬 먹길리도 엄청 큰걸 꼽고 한모금씩 마셔가며 산행하는데 참 특이하신 분들이었다.

 

 

 

 

저분들이 하는말

내가 가자고하길 잘했지~?

니가 가지 말자고 했을때 내가 너에게 안가면 후회할거라했지~?

그래~그래~ 니 말대로 오길 참 잘했어~!

고맙다~ 띵구야~!

사진을 찍는데도 수 십가지의 자세를 번갈아가며 서로 찍어주고 자세잡고...  참으로 익살스런 젊은 사람들이었다.

 

 

 

 

삼신봉과 백운산이...

 

 

 

 

10시 50분

천왕이가 보인다.

하늘이 너무나 예쁘다.

나도 천왕이에 오길 참 잘했다는 만족을 스스로...

 

 

 

 

니가 좋다.  다 좋다.  지리니까...

이런날은 힘들지 않지요~?  힘나지요~?

 

 

 

 

11시 

정말정말 기똥차게 멋지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개선문까지는 나무에 눈이 없었는디...

오늘 별로인 거 아닐까~? 라고 고민했었는디...   고도가 높아질 수록 눈꽃이 이리 나를 반기니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눈많다.  정말 많다.  미치도록 눈부시다.

 

 

 

 

천왕이를 오르는 산객들 모두가 흥분된...

 

 

 

 

강한 바람에...

 

 

 

 

엄청나게 불어대는데 천왕이에 올라서는 순간 중심을 잃을지도...

 

 

 

 

비닐봉다리를 멘 아가씨는 애인과 왔다는데 아이젠도 스패치도 없이...  신발 속으로 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을까~?

그리고 일반 일할때 끼는 장갑으로...

저 아래 빨간 옷입은 산객들 앞까지 주루룩...

아마 두 애인은 냉혹한 추위를 경험했던 천왕이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다.

부디 결혼하소서...

 

 

 

 

두 애인이 만났다.

다시 저 아래로 주루룩...

 

 

 

 

혹한의 중봉...

작년 돌팍님과 청산님이랑 올라왔다가 코에 동상이란 훈장을 달았던 날이 생생하게 스친다.

오늘도 영하 17℃

지금 불어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중봉을 갔다가 오고픈 욕심이 생기는 건 뭘까~?

 

 

 

 

11시 33분   천왕봉

워낙에 추워서 사람이 별루없다.

서있지 못할 정도로 강한 칼바람이 얼굴을 찢어버릴듯...

저 두 총각들이 핸폰으로 사진을 부탁하길래 찍어주다가 강한 바람에 중심이 흔들리면서 1.5m 아래로 살짝~ 착지한다.

착지 지점에서 1m만 벗어났다면 천왕이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뻔했다.

추락이 아니었기에 집에 무사히 갔지만 순간엔 엄청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총각들이 어찌나 미안해 하던지...ㅋㅎㅎ

서울 사람들이어서 매너가 좋았으며 미안한 맘이 들었는지 고맙다는 인사가 깍듯했다.

 

 

 

 

반야는 언제 올라볼까~?

 

 

 

 

천왕이에 올라선 사람들이 몇명은 보여야하는데 춥기는 엄청 추운날인가 보다.

천왕아~!  안뇽~

 

 

 

 

총각들도 서울 잘 올라가시요~잉~

 

 

 

 

강한 바람에 제석봉의 눈가루...

 

 

 

 

그리 신나라하던 젊은 양반들...   나보다 젊었응게... ㅋㅎㅎ

 

 

 

 

바람이 어찌나 강하게 불어대던지...

 

 

 

 

11시 51분

혹독한 추위와 강한 칼바람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감탄이었다.

지리니까... 

지리가 아니었다면 그런 감탄이 나올 수 있겠는가~?

 

 

 

 

너는 반듯이 담아가야 원이 없단다.

 

 

 

 

12시

최근엔 등산객들의 연령층이 많이 젊어진 듯 하다.

나도 산을 늦게 배운 편이지만 요즘 등산객들은 친구,신혼이나 애인 뿐만이 아니고 아가씨들도 자주 보이기도...

하기사 지리니까 젊은 사람들이 보이겠지만...ㅋㅎㅎ

 

 

 

 

12시 09분

통천문에서 제석봉을...

 

 

 

 

통천문

통천문의 이정목은 눈으로 덮혀 목아지만 내밀고 있었다.

 

 

 

 

12시 16분

천왕이를 하산하면서 부터는 이런 바람을 수 없이 만난다.

 

 

 

 

12시 28분   끼깔난다.

 

 

 

 

12시 34분  

내사랑 제석봉에서

제석봉에서 금줄을 넘나들며 이리저리 발자국 남기느라 안간힘을 씀시러 돌아다녔다.

 

 

 

 

고사목들이 많이 쓰러지고 없어졌지만 그래도 지리 제석이에 올라선 느낌은 변함이 없었다.

 

 

 

 

이럴때 아름답다고 하는 거겠지~?

 

 

 

 

너는 언제까지 버텨줄련지...

 

 

 

 

천왕이를 마주 바라보이는 곳으로 올라온다.

허벅지까지 푹~푹~ 빠진다.

 

 

 

 

천왕이와 중봉 하봉은 역시 지리의 일인자라는...

바람만 없다면 여기서 밴또 까먹으면 기똥찰 것 같았다.

 

 

 

 

무릎을 꿇은게 아니고 진짜...

 

 

 

 

제발 너도 오랫동안 버텨주길...

 

 

 

 

바람의 흔적...

 

 

 

 

 

 

 

 

 

 

 

 

 

 

 

 

 

 

 

13시 27분   장터목

거림으로 하산하기로 했었던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어중간하다.

지금 이대로 쭉 걷는다면 18시에 거림 도착하겠지만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연하봉까지만 갔다가 빠꾸하기로 한다.

 

 

 

 

13시 39분

역광을 피하기 위해서 빠른 속도로 걷는다.

 

 

 

 

13시 43분

저분들을 기다리기 위해서 돌팍 뒤에서 칼바람을 피했으며...

 

 

 

 

13시 53분   연하선경

저분들이 연하선경을 걸어 내려올 때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엄청 빨리달려 이곳에서 자리잡는다.

힘은 들었더라도 참 잘했다는 대견함...  헤헤헤...

 

 

 

 

부탁한 인증샷 

이 사진을 본 규리가 "솔맨님"인 것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다시 빠꾸했는데 이시간 이후로 단 한사람도 만나질 못했다.

 

 

 

 

장터목으로 빠꾸하면서...

 

 

 

 

구름이 너무 멋지다.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무 감탄이었다.

 

 

 

 

수리취

 

 

 

 

쓰러진 고사목이 완존 덮힐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그리고 천왕이는 이시간 이후로 볼 수 없었다.

 

 

 

 

14시 45분

다시 그자리에...

허기가 몰려와 뜨끈한 라면을 끓이고 싶었지만 먹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빵 하나만 어른 몰아 넣고 하산을 서두른다.

 

 

 

 

15시 32분

장터목에서 유암폭포까지는 매우 가파른 길을 내려서야하는데 눈이 많은 관계로 힘들지않고 미끄럼을 즐기며 하산할 수 있었다.

가을날에 통신골을 오르면서 들렸던 유암폭포가 불과 얼마전인데 이렇게 땡~ 땡~

 

 

 

 

15시 44분

천왕이가 저리...

 

 

 

 

15시 50분

장터목에서 하룻밤 신세진다며 올라가시는 산님들이 부럽기도...

겨울이 가기전에 종주를 할까~?   말까~? ㅋㅎㅎ

 

 

 

 

15시 54분

 

 

 

 

16시 20분     삼거리 도착

 

 

 

 

16시 29분   칼바위 도착

 

 

 

 

16시 55분   다시 그자리...

 

 

 

 

07시 35분   9시간 전에는 눈이 미리 많았는데..

 

 

새해 첫산행으로 천왕이를 잘 선택했으며 산행 또한 즐겁고 푸지게 했던 것 같아 느무느무 좋다.

거림으로 하산했더라면 차 회수 3만원도 아낄 수 없거니와 시간도 1시간 정도는 더 걸렸을 것이란 생각에 매우 뿌듯하다.

집으로 올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삼신봉터널을 통과 후 청학동과 하동을 거쳐 집으로 향하는데 삐리리~ 전화가 울린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선수님이시다.

산행 후 운전대 잡고 졸지 말라고 힘 불어 넣어주시니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감사~ 무진장 감사~

집에 돌아와 하산주로 쇠주 반병...

계사년 천왕이를 찍었으니 쭉~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매번 혼자서 운전하는 게 힘이야 들지만 졸리면 자면 될 것이고 산행을 험서러 힘들면 쉬면 될 것이며 걷기 싫으면 하산하면 될 것이다.

멀리 힘들게 걸을 생각보다는... ㅋㅎㅎ

 

 

 

 

 

'산행 > 智 異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지통에 들어가기 전에 제석-연하  (0) 2013.01.16
휴지통에 들어가기 전에 천왕이  (0) 2013.01.15
만복대  (0) 2012.12.26
지리산 모습들...  (0) 2012.10.16
지리산 통신골-청연  (0) 201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