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벗님들과 함께 걸음한 "만복대" 의 하루
1.날짜:2012.12.22(토)
2.날씨:맑음과 구름 많았으며 만복대에서 구름에 갇혀 허우적 거렸음
3.걸음구간:상위마을-묘봉치-만복대-묘봉치-상위마을
4.걸음거리 및 머문시간:약 10.5km 6시간 30분
5.산행동무:산여인님,몽몽님,양이레님,솔맨님,샷마스타님,이선수님,펭귄님,귤맘,풍경소리
무등산(백마능선)을 간다는 전갈을 받고 계획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눈소식이 좀처럼 전해지지 않고 날씨가 연일 따뜻하기만 하니 맘 한구석엔 영~ 거시기했다.
19일 대통령선거에 이빠이 춥고 차츰 따뜻해진 것이다.
다행하게도 눈은 왔으나 비랑 섞여 내리는 바람에 안양산-백마능선-무등산에 설경이 없었으며 등로가 질퍽거릴 것이라는 예상으로 만복대로 계획을 변경할려 애썼다.
이런한 소식을 이선수님께 알리게 되었고 블벗님들께선 모두 콜~ (속 마음이야 알 수 없지만서도...ㅋㅎㅎ) 하시어 상위마을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오랜만에 서울 블벗님들을 만나게 되니 설레임도 가득이었는데...
구례로 이동하면서 만복대가 하얗기만 내심 기대 했었는데 정작 산동면에 들어서니 만복대가 검디 검은 것이 아닌가~!
이런 상황을 곧바로 통보하고 상위마을에 먼저 도착해서 포항에서 달려오시는 양이레님을 먼저 조우하고 몇분 후 서울 블벗님들을 조우한다.
반가운 님덜과 기쁨의 인사... 눈이 없어 맘은 심드렁이지만 상위마을에서 묘봉치까지 치고 오른다.
겨울이면 땡땡 얼어 있어야하는 이 계곡에 물이 철~ 철~
산행 고수님들이라서 쉽게 건너는데 귤맘은 역시나 초짜 티를 내고 넘어지고 말았는데 나는 모른척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지난 여름에도 귤맘이 넘어져서 몽몽님께서 도와 주셨는데 이번에도 몽몽님께선 역시 백마를 타고오신 왕자님이시다... 왕서방...
산여인님과 다른 분들은 눈이 녹아 내릴거라는 예리한 판단으로 빠른 속도로 올라가시고 이선수님과 나만 맨 뒤에서 천천히 오른다.
헥~ 헥~!
엄청 힘들어하는 나를 기다리시며 에너지 충전하라고 귀한 딸기를 나눠주신다.
산여인님과 몽몽님,솔맨님은 아예 보이지도 않으시고 그나마 펭귄님과 귤맘이 앞길을 열어준다.
이번에 새로 설치한 나무계단인데 올라가다보니 한개가 더 있었다.
헥헥 거리며 맨 꼴찌로 올라오니 블벗님들께선 어느새 묘봉치 도착하시어 솔맨님의 2012년도 1000km 달성을 축하하고 계셨다.
A4 용지에 정성스럽게 만들어 오시고 케익이 부스러지지 않게 저리 메고 오신다는 정성에 정말 짬~ 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샷님께선 솔맨님께 선물까지 증정하시고...
솔맨님은 명품으로만 치장하셨는데 없어보인다는 풍씨나 주시지 않구선...ㅋㅎㅎ
솔맨횽아~! 축하합니다. ♡ ^(^ ♡
행복한 나눔이었다.
산여인님이 손수 만들어 오신 오뎅탕을 샷님께서 솔선수범하시어 끓이신다.
나처럼 이런거 하실줄 모르는지 알았는데 샷님꼐서는 생각보다 손에 익은 솜씨로 잘 끓이고 계셨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내가 먹어본 막걸리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자부하는 서울 장수 생막걸리만 축낸다.
만복대를 올라오신 귤맘의 산친구인 대여섯분을 우연히 만나 인사도 나눈다.
솔맨님과 몽몽님 산여인님이 한두 사발씩 드시고 나도 몇잔 들이 부으니 알딸딸~
오뎅에서 풍겨 나오는 향긋한 냄새와 맛도 일품이었지만 블벗님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사람 냄새도 더할나위없는 향긋함이었다.
가끔~ 아주 가끔씩~ 이런 분위기는 산행에서의 활력을 불어 넣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퐝에서 4시간을 달려오신 양이레님만 봐도 나보담 훨~ 대단하신 꾼...
배터지게 마시고 먹고 흔적남김이 없이 깔끔하게 치우고 만복이를 올려다본다.
파란이는 좀처럼 보여주질 않으며 구름만 불어대는 바람에 계속 이어진다.
조금만이라도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블벗님들이 먼저 오름하시고 맨 뒤에 츤츤히 따라 올라간다.
10분쯤 올라가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린다.
아~! 정말이지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이럴때 하는말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했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다시 갇힌다.
역시 자연 앞에서는 대적할 게 없다는 생각도 함께한다.
나보다 뒤에 계셨던 펭귄님을 만복이랑 항꾸네 담아 드린다.
구름에 가려진 노고단과 종석대 방향으로 담아보며 제발 좀 걷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보다 100m쯤 앞서가시는 블벗님들은 모델을 앞세우시고 취제에 열중이시다.
하늘이 열릴까 기다리는 블벗님들...
언제나 같은 마음이신 헤라클레스 몽몽님
키가 10cm만 작아 나에게 나누어 주셨다면 더 멋있었을 것인디~ ㅋㅎㅎ
간밤에 내린 눈은 바람이 강하여 나무에 붙질 못하고 구름이가 지나가면서 상고대를 만들었다.
구름속에서 허우적 거렸지만 기분은 짱이닷~!
구름에 갇혀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라는 양이레님의 고수다우신 말씀에 욕심만 앞세우는 나는 고개를 떨군다.
나도 고수이고 싶다.
만복대 도착
이 순간만큼은 부러울 게 없이 무진장 재미있었다는...
구름이 너무나 많았기에 하늘을 전혀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하늘에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고수님들은 이미 자연 앞에서 행복해 하신다.
고수 양이레님
무거운 박짐을 메고 올라오는 꾼들...
장난 치는걸 못하실줄 알았는데 샷마스타님도 이런 연출을 하시다니... 얼마나 웃었던지... ㅋㅎㅎ
만복대에서의 즐거움을 모두다 행복한 표정으로 인증한다. "이선수님 사진기"
규리한테 블벗님들 나이를 물어보니 대체적으로 45살이라고 하길래 "그럼 아빠가 그리 나이들어 보이냐~!" 하며 한소리 했다... ㅋㅎㅎ
샷님께서 선물한 멍덕을 쓰신 솔맨님은 짱~이요~!
구름이 강한 바람에 요동을 치며 운해를 보여준다.
순식간의 찰라기에 블벗님들은 환호하시며 사진 담느라 정신이 없으시고...
"기다리면 열리리라~" 고 이선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며 웃음을 만들어 주신다.
하늘이 서너번 열리면서 멋진 운해를 만들었지만 나는 눈으로 보여졌던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하지 못해 적잖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선수님이 걸음하셨던 서북능선과 멀리 바래봉까지 보여야할 방향이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
만복대여~! 다시 오리다.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다 몇분은 미리 하산하시고 욕심많은 사람만 남는다.
이선수님 말씀에 의하면 풍경님 욕심은 둘째가라면 서럽다할 사람이라 하면서도 그런 나보다 더 많은 욕심을 가지고 계시는 산여인님과 이선수님... 헤헤헤...
이선수님은 구름과자까지 만드시며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시니 나보다 훨~ 욕심이 많은신분...ㅋㅎㅎ
짱~!
근데 몽몽님께서 하늘이 열린다며 느닷없이 만복대를 향하여 뛰기 시작하신다.
그리고는 사진 한장 찍어 달라며 나까지 부르신다.
정말 대단하신 몽몽님...
갑장님
아름다운 부부님
뭘 찾으시는 것인지~?
이 겨울이 지나기 전에 너를 다시 찾아올까? 말까?
욕심 많으신 두분...
이렇게라도 열리니 얼마나 좋던지...
♡ ^(^ ♡
노고단도 종석대도 마냥 좋기만 하다. 지리니까...
양이레님 말씀처럼 너무도 맘에 들었던 구름과 만복대였다.
더이상 욕심을 부린다는건 무리수라는 걸 아시는 이선수님도 묘봉치로 내려서시고...ㅋㅎㅎ
항상 단짝이신 두분... 언제나 무조건 행복하소서... 부러움이요...
반야봉-노고단-종석대-작은고리봉-묘봉치
반야를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지난 가을에 이선수님께서 새복에 걸음하심서 깜짝 놀라셨다는 길
묘봉치에서 단체사진
맨 나중에 내려오는 나를 기다려주시어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욕심쟁이~ 인자사 내려오는구만 했을 것이다.
쉼없이 쭉~ 하강하며 숨도 고를겸
올라올땐 담지 못했던 묘봉치 산죽구간을 담아본다.
나는 여전히 꼴찌로 뒤 따른다.
상위마을 1.5km남았고 만복대 3.7km를 걸어 내려왔다.
묘봉치 1.7km 만복대 5km 상위마을 까지는 1.3km 남았다.
좌측 계곡으로 맑은 물이 계속 이어지는데 여름엔 알탕하기 딱~! 좋으나 산동면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상수도 보호구역이라고 씌여있다.
지금까지 여러번 마주대한 소감으로는 무진장허게 인자하게 보이는 샷마스타님인데 실제로는 어떠실련지~?ㅋㅎㅎ
상위마을 0.5km 묘봉치 2.5km
규리 말대로 정말 젊디 젊게 보인다.
나이 적게 보인다하니 펭귄님은 좋겠습니다... 배만 조금 넣으신다면... 헤헤헤...
장비 청소
상위마을 도착
샷님과 펭귄님
퐝에서 4시간이나 달려오신 양이레님을 생각하여 여기서 그냥 헤어질 수 없다며 펭귄님이 쏘시는 흑돼지삼겹살로 배를 채운다.
생각 같아서는 펭귄님의 주머니를 다 털어버리고 싶었지만 올라가실 차비를 생각해서 조금밖에 먹지 않았다.
술이라면 마다하지 않으시는 쭈니 솔맨님과 왕서방 몽몽님이랑 거하게 한잔 했어야하는데 귤맘이 막걸리를 먹어보고 싶다며 나더러 운전하란다.. 이크...
술이라면 절대 마다하시는 샷님과 이선수님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 ㅋㅎㅎ
연속이지는 즐거움으로 만복대 뒤풀이는 여기서 종료하고 회를 먹어야 한다며 여수로 내려가자는 의견이 나오자 샷님께서는 드시는 삼겹살을 거침없이 포기하신다.
이선수님과 펭귄님이 타주시는 커피 한잔씩 나누며 양이레님과 헤어지고 여수로 이동한다.
농담삼아 하시는 말씀인줄 알았는데 정말 회를 드셔야겠다며 여수로 출발하여 우리집 근처에 작은 횟집에 자리를 잡는다.
피곤하실만도 헐건디 하여튼 못말리는 블벗님들임에 틀림이 없다.
무등산행을 했더라면 숯댕이눈썹님을 뵈었을 것이라며 안부도 전해드리고 깜짝 출현하신 돌팍님도 만난다.
면목 징허게 없지만 담엔 제대로 쏘기로하며 거하게 얻어 먹고 규리 용돈까지 두둑히 챙긴다.
두둑히 챙기는 이런날이 자주 왔으면 좋겠다...ㅋㅎㅎ
솔맨님이 뒷풀이로 5차까지 가야한다며 육구종주 포기하라 하셨는데 과연 내가 육구종주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염려 막심이다.
블벗님들께선 내일 100대 명산 조계산을 위해서... 나는 덕유 육구종주를 위해서... 아쉬운 작별을 한다.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나누며... 배려함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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