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종주
1.날짜:2011.12.15(목)
2.날씨:흐림
3.걸음구간:논실-한재-따리봉-참샘이재-도솔봉-형제봉-성불사입구
4.걸음거리 및 머문시간:약 12km 6시간 30분
5.산행동무:내보따리 니콘D7000 시그마 17-50
어제 안심산에 올라 언제든 갈 수 있는 천왕이에 눈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과감히 포기하고 백운산을 걸음할려고 작정한다.
지난 12월 4일 백운산에 올랐다가 탁~트인 지리주능선을 보고도 종주를 도중 하차했었던 기억이 쌩~하니 스친다.
아침 4시 30분에 눈을 떠 주섬주섬 보따리를 챙겨매고 홀로 집을 나선다.
가족들이 잠든 사이 살짝 빠져나오는 내 맘은 미안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차피 맘 먹었던 산행계획이기에 미안함은 가슴에 묻은채로...
지난 12월 4일에 동동마을부터 시작하여 백운산 능선을 걸음하고 힘이 급격히 빠져 한재에서 논실로 탈출했었다.
오늘은 논실부터 나머지 따리봉-도솔봉-형제봉 구간을 걸음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이용해야한다.
이 구간은 산을 넘어야하므로 차량을 회수하기는 매우 불편하여 미리 작정한대로 06시15분에 광양교통에 주차하고 06시 30분에 움직이는 논실행 첫차에 몸을 싣는다.
논실부터 산행하고 성불사로 내려오면 13시 45분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광양교통으로 회귀할 작정인 것이다.
광양교통 차고지에서 논실까지 기사님빼고 오로지 나 혼자였다.
버스기사님은 시골에서 버스를 운행하셔서 그런지 정이 철~철~넘치는 완연한 시골 촌사람이었다.
어둠이 짙께 깔린 백운산속의 어느 작은 마을 논실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기사님께 인사하고...
06시 57분
나를 데려다준 광양-논실행 빠쓰...
07시
옥의 티
역시 시골은 시골이었다.
도시같으면 버스에 이런 현상은 있을 수 없는 일...
홀로 남겨진다.
쓸쓸하지만...
07시 06분
거센 바람이가 내 뺨을 찢어버릴 정도로 너무나 차갑다.
이렇게 차가운 바람은 올겨울 첨...
07시 23분
도중 탈출했던 기억이 내 머릴 계속 두드린다.
논실마을에서 0.5km쯤 올라온 송어양식장이며 한재까지는 임도를 따라 1.8km를 걸어 올라야한다.
한재를 경유해서 따리봉은 3.1km
송어양식장
07시 53분
임도를 따라 3거친호흡을 몰아쉬며 30분을 죽어라 오름짓하니 한재에 도착한다.
지난 4일에 여길 오르지 못하고 포기했었던 순간이 어찌나 아쉬움이던지...
논실 2.3km 따리봉1.3km
오늘쪽으로 하천산-남도대교구 간은 구례군으로 편입된다.
지난 2011년 12월 4일 사진
08시 11분
한재에서 이 지점까지 무지 가파르게 오름짓하게 되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미치고 환장할 호흡을 아주아주 가뿌게 몰아쉰다.
08시 22분
그리고 다시 또 오름짓...
저 계단들은 정말 무시무시...
08시 32분(여기는 새로 신설된 등로)
따리봉삼거리에 올라서며 증말~ 힘겨운 호흡을 했다.
지난 4일에 완주 하지않길 참 잘했다는...
밥봉:3.2km 남도대교:10.9km
08시 39분
오름짓 1시간 30분만에 따리봉에 도착한다.
구조,구급 11지점이며 형제봉까지는 5.3km지점
저 아래 백운산 산행 들머리로 아주 유명한 진틀마을도 보이고 흐린 하늘에 아침 햇살은 정겨움을 만들고...
더이상 걸음함이 없이 그저 이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쉬고만 싶어지는 이유는...
가야할 도솔봉 그뒤로 형제봉-계족산 능선(오늘은 형제봉-성불사로 탈출하고 계족산은 담으로...)
눈꽃인지 빙화인지 아직은 구별되지 않는다.
참으로 따스했던 따리봉의 아침햇살...
하늘은 흐리지만 내가 복이 있는 사람인지 다행하게도 구름이 높다.
니가 보여서 너무나 감사하다.
널 또,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모른다.
지리야~! 눈이 더 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라... 곧 갈테니...
눈 많이 내린 다음날에 가장 아름다운 눈꽃과 빙화를 만들어내는 따리봉...
그러나 바람은 어찌나 강한 칼바람으로 불어 대던지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따리봉엔 새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넓직하게 자리하고 있었으며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싶은 심정이더라...
도솔봉 방향
가차이서 확인하니 새벽에 구름이가 지나갔는지 얇은 눈꽃이 날 반긴다.
눈꽃이었다.
상고대는 올 겨울 볼 수 있을련지...?
빛의 아쉬움이지만 이 구간을 지날 무렵까지 하늘을 볼 수 있을련지...
가야할 능선을 내려다보며 헬기장-도솔봉
08시 58분
내 좋아하는 차일봉-종석대-노고단-반야봉이 아주 선명하다.
화대를 꼭 해야하는데...
이 계단도 샌삥..
09시 09분 참샘이재 구조,구급 9지점
도솔봉:1.2km 남은 지점
여기서 논실로 탈출할 수 있는데 길은 그다지 좋지않으며 눈이 많을 땐 알바하기 딱~!
09시 13분
걸음한 따리봉을...
눈 많이 왔을 때 다시 오겠다고...
09시 43분
논실마을 삼거리
도솔봉:0.5km 논실:2.3km
논실마을에서 도솔봉을 오름짓하면 이 삼거리로 올라선다.
참샘이재보다는 휠씬 오름하기 편안하고 선명한 길이다.
여기서 미쳐버리는 순간에 직면한다.
렌즈캡을 흘려버려 다시 헬지장-참샘이재를 갔다오는 있을 수 없는 일 발생... 20분 서비스...ㅋㅎㅎ
걸었던 길...
10시
도솔봉 중간 지점에서...
펭귄님이 참으로 좋아하실 소나무를 배경삼아...
직접보시면 더 멋지다는...
10시 06분
도솔봉 마지막 계단
이 계단은 아직(광양시 예산 부족...ㅋㅎㅎ)
지난 4일 저 아래 동동이서 출발했었는데 행여나 이 종주길을 탐하시어 걸음하시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참고하시길욥...ㅋㅎㅎ
오리지날 산길로써 아주아주 멋진 길이랍니다. (점심식사 포함 12시간이면 충분...)
10시 12분 도솔봉
형제봉:3.2km 따리봉:2.1km
마찬가지로 지리능선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기도...
지난 4일엔 눈꽃이 보였었던 지리산인데 지금은 하나도 읍땅...
여기서는 성불사 또는 백운산 휴양림으로 직접 하산 할 수도있다.
지리.. 그곳은 지금...
내림할 능선
언젠가는 계족산까지...
순천 조계산 및 무등산과 화순 모후산까지 조망된다.
10시 45분
단 한사람도 만나질 못했던 산길에서 낙엽 밟는 소리를 친구삼아 걸어 보기도 오랜만...
보따리를 내려놓을 때마다 낙엽위에 대자로 누워보는 휴시같은 산행길...
100m마다 세워진 이정목...
11시
당연히 형제봉으로...
도솔봉:2.2km 형제봉:1.0km 성불사:1.6km
11시 11분
커다란 바위에 등 기대며...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이를 의지하고...
귤하나 까먹으며... 오늘을 뒤돌아보며...
아따~! 춥구마이...
11시 27분
한그루의 소나무는 삶과 죽음의 두얼굴...
11시 31분 형제봉
11시 35분
도솔봉:3.2km 성불계곡입구:2.3km
하나의 또 다른 산~겹살에 백운산 능선은 가려지기 일보직전
하산할 지점을 내려다보며 시간은 너무나 많은데...
더 걸을까를 고민하기도...
하조마을에서 하산 후 타야할 버스 출발시간이 좀 남아 오른쪽 저 능선까지 걸음하고 되돌아왔다는 믿거나 말거나 사실...
미우나 고우나 내 사랑하는 지리를 한번 더 보고싶은 맘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이제는 백운산 주능선도 빠~빠이...
걍~ 종께...
12시 27분
홀로산행에선 잘 먹지않은 성격
참을려다 도저히 못참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15분만에 뚝딱~!
12시 47분
엄청난 속도로 내림하며 굴러 넘어지지않은 것만으로 안도감...휴...
13시 01분
13시 14분
2.3km를 34분만에...
다칠라이~!
멍청이...ㅋㅎㅎ
13시 17분
13시 27분
마을이 이쁘던데...
쩌그가 형제봉...
여그가 빠쓰 정류소인디 시간이 좀 남았기에 걍~ 아스팔트를 걸어서...
13시 47분
20분을 내려오니 빠스 정류소 2곳을 지나며 내 눈에 보여지는 낯익은 장소를 발견한다.
2007년에 규리를 데리고 물놀이했었던 그 개울을 만난것이다.
저 안에서 얼마나 웃었던지...
그때의 웃음들은 내 귓가에서 맴돌고... 우리가족이 쉽게 잊혀지질 않을 순수한 행복이었는데...
건강하고 무조건 행복하자고....
백운산종주
1차:2011년 12월 4일(일) 맑음
2차:2011년 12월 15일(목) 흐림
~끝~
늘 이맘때 쯤이면 한 해의 시간들을 정리하며
행여 잊힐까 감사한 분들을 제 머리속에서 항상 소중함을 기억합니다.
블로그라는 끈이 있어서 소중한 분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가끔이지만 추억을 간직했던 오래된 사진을 들춰봅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도 들춰보지 않으므로 인해 멋진 추억이 묻힐까봐서지요.
지난날 함께한 분들과 갖었었던 소중한 추억과 행복의 옛 시간들
어린아이 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모두가 그립습니다.
설령 가벼이 어깨만 스쳐지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동네 한적한 골목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늘~빙그레 웃으며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제게는 최소한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이고 감사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고맙고 그립다면 세상살이를 잘 한것이라 합니다.
그러고보면 저는 복이 많은지도 모르구요.
결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들 속에서
도움이 되어주고 즐거움이 되어준 내 옆 가차이 계신분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누며... 배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