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 담양
1.날짜:2012년 12월 6일(목)
2.날씨:흐리다가 맑다가 갬
3.걸음구간:대방제-천자봉-병풍산-만남재-청소년수련관-대방제
4.걸음거리 및 머눈시간: 약 8.5km 8시간
5.산행동무:내보따리 니콘 D7000 시그마 17-50
눈이 온다는 예보만 손꼽아 기다렸다.
6일날 검진 날짜를 받아 놓은 상태에서 검진도 받아야겠고 산행을 하기는 해야겠고 휴일날 의미있게 보내야겠는건 사실이고 이래저래 별 쓸데없는 고민을 또 하게된다.
내가 아닌 모든 분들은 검진이 우선일 것인데 유독 나는 산으로 맘이 가는건 무엇인가~?
심장이 약한 것인가~? 결단력이 없는 것인가~? 아직 덜 아프다는 것인가~? 아무려면 어떤가~? 지금 나는 산에 가고싶은데...
그래서 검진을 7일로 변경하고 가고싶은 산으로 맘을 굳힌다.
05시 유유히 집에서 나가기 전까지는 천왕이를 갈까~? 무등이를 갈까~? 고민을 했었는데 운전하는 동안 무등으로 맘이 끌리게 되고 광주를 향한다.
헌데 광주에 가차워져서 무등이 방향을 보니 보여야할 무등이는 서쪽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구름으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날씨가 따뜻했기 때문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무등이보다 낮은 산으로 가야겠다고 판단하고 겨울에 올라보지 않은 병풍산으로 급선회한다.
병풍산에 올라 무등이가 보인다면 너와나의목장에서 간딴허게 한바리허던지 아니면 메타의 설경을 보던지... 그때봐서 결정허자...
수북면의 병풍산 그리고 대방저수지... 오랜만이다.
07시 49분
담양 IC를 빠져 나와 수북면에 들어서며 아침 햇살을 담아본다.
08시 10분
산행 들머리로 가는 도중에 수북중학교 맞은편의 이쁜 기와로 지어진 음식점이 보이길래 차를 세운다.
아침 햇살을 받은 모습은 아주 이뻤다.
수북중학교의 아침 햇살도 이쁘다.
공부 지지리도 못했던 중학교 다니던 시절이 어언 30년이 다되어간다.
08시 18분
수북중학교-수북면사무소를 5분 정도 거슬러 올라갔더니 금새 대방저수지에 도착한다.
처음 도착해서는 병풍산이 구름에 완전 가려져 있었는데 차츰 열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한다.
손이 시렵지 않고 바람 한점없는 아주 따뜻한 날씨에 오늘 산행을 아주 잘 선택했다 자부한다.
08시 34분
요기는 들머리로서 자동차 1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이다.
주차하고 다시 대방저수지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간다.
대방저수지 뚝방으로 걸어가면서 주차장을 담아본다.
한대의 차만이 주차장을 지키고있다.
08시 37분
봄,여름,가을 보다는 겨울이 아름다운 병풍산이다.
하늘이 잠시 열리더니 병풍산이 이렇게 깨끗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기분은 설레임으로 바뀌고 오늘 산행의 즐거움은 가중된다.
내그림자와 대방저수지 그리고 병풍산
만남재에서 부터 시작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잔잔했던 물결이 내 뽈따구에 스쳐지나며 가슴팍으로 젖어들기 시작한다.
삼인산
겨울이 아니라면 삼인산으로 한바꾸 삥~돌 것인데 오늘은 눈이 많은 관계로 삼인산은 패슈~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08시 49분
청소년수련장 가는길(차로 5분)
조금 올라가니 대방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하고...
08시 50분
명당자리에 커다란 묘지가 있는데 요기로 올라가 다시 좌측으로 들어서도 되지만 이 계단의 왼쪽으로 올라가고...
삼인산 한바리는 언제 또 기회가 오겠지...
08시 53분 만남재
천자봉-병풍산을 한바꾸 돌면 만남재로 떨어지게 된다.
눈이 많아 만남재에 도착하는 시간을 예상할 수 없지만 해지기 전에만 하산하면 될 것이다.
09시 17분
나보다 그 누구도 먼저 오름하지 않은 눈길...
기분이 영~ 좋다.
30분 정도 올라왔는데 벌써 삼인산과 나란히 하는 듯 싶다.
혼자 러쎌할려니 거친 호흡은 이루말 할 수 없다.
생리적인 현상도 느껴지는데...
09시 23분
한참을 올라와서야 양지바른 포인트를 만난다.
나뭇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을 온몸짓으로 만지작거리며 거슬러 올랐다.
밤새 내렸던 눈이 땅으로 낙하할땐 마음이 아프기도 했었다는...
09시 27분 소나무밭길
매우 가파른 구간도 있어 무척 힘들었지만 천자봉 오름길은 많은 산우님들이 길을 잘 만들어 놓았기에 걷기 아주 좋았다.
09시 35분
명당
묘지가 자리한 좋은 포인트에 햇살이 아주 따뜻하게 비친다.
뉘랑 항꾸네 올라와있다면 요기서 밴또 까먹으며 니캉 내캉 노가리 깜서 노닥거리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뒤를 돌아보니 예비군훈련장에서 올라오는 투구봉과 나란히한다.
10시 03분
천자봉에 도착할 때까지 소나무밭이 아주 멋지게 펼쳐져 있어어 매우 인상깊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오르고 또 올라도 능선에 도착할 순간은 가늠할 수 없었다.
매우 가파라 땀을 흘리긴 했지만 여름에 오른다 할지라도 소나무밭이 있어서 시원할 것 같았다.
10시 27분
드뎌 능선에 도착한다.
파란 하늘이 하얀 눈꽃과 함께 나를 반긴다.
혼자 러쎌하는 기분은 매우 좋았지만 가파른 구간에선 여간 힘든게 아니었기에 여기에 올라서니 너무나 상쾌했다.
이 순간 만큼은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사진은 보정을 했지만 내 눈에 보여진 풍경은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멋진 하늘과 눈꽃이었다.
혼자 이런 풍경을 본다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10시 33분
아직까지는 발자국이 없다.
혼자다.
외롭기는 하지만 혼자라 더 좋은 순간이었다.
10시 43분
바람도 없고 햇살은 따스하고 거칠었던 호흡을 달래기 좋은 곳에 서있다.
욕심이라면 혼자이기에 더 좋은 순간이라는 것이다.
자유시간 한개 먹으며 경치를 감상하는데 스틱,아이젠 없이 한 아자씨가 올라오신다.
조금전까지는 혼자여서 더 좋았는데 지금은 러쎌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겉과 속이 다른 맘...
저는 천천히 쉬었다 갈께요~!!!
감탄 감탄을 하시면서 씩씩하게 가시더니...
나 혼자 남는가 했더니...
10시 46분
사진 몇방 찍고 있는데 허벅지까지 빠진다며 빠꾸하신다.
나도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새벽길 달려서 담양까지 운전하고 왔는데 포기는 뭔소리여~!!!
정말 하산하실 모양인지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크~ 나 혼자만 남는다.
쩌그까지 갈려면 무척 힘들고 많이 외로울 것 같다.
것도 러쎌하기가 장난이 아닌데...
느낌~!!!
혹시 사람이 올라올까하여 쏄카놀이도 하며 한참을 기다린다.
결국 러쎌 열띠미 즐기며 천자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11시 09분 천자봉
작은 돌에 한문으로 천자봉이라고 쓰여있는데...
단 한사람도 올라오지 않아 결국 혼자서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러쎌하며 고독한 산길을 걷는다.
숨은 깔딱거리고 눈은 부시고 혼자는 외롭고... 두려움이 앞서기보다는...
천자봉에서 가야할 병풍산을 그려본다.
날씨가 좋아 가차이 보이고 눈부심에 바라뵈는 병풍산은 쉽게 느껴지지만 러쎌하며 저기까지 간다는건 쉽지만은 않은일...
천자봉 오른쪽으로 쪽재를 지나 왕벽산이 들어온다.
봄,가을이라면 궁산리에서 차일봉-왕벽산-천자봉-병풍산-삼인산까지 삥~ 한바리 할 것 같은데... 은제고 시간은 있것제이...
작은 돌탑과 천자봉을 인증하고... 오른쪽은 왕벽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부신 눈꽃를 감상하며 혼자만의 눈길을 만들어간다.
작년에 덕유 눈길을 무서움에 떨며 혼자 걸었을 때가 숨가뿌게 스쳐지나간다.
걷다가 쉬다가 또,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한다.
행여 사람이 올까하여... ㅋㅎ
11시 49분 넙적바위
겨울 병풍산은 어디든 좋긴 하지만서도 구름이 없다면 조망 기똥찬 포인트
천자봉에서 여기까지 아주 힘들게 걸었는데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 것 처럼 멀리 떨어진 천자봉을 보니 은제 여기까지 왔다냐~며 스스로 대견스러워한다.
12시 03분
무등산보다 더 많은 눈이 내렸다는 병풍산
많이 쌓인 곳은 그짓깔 하나도 안하고 무릎 이상으로 빠졌었다.
철계단이 아스라히 보이며 병풍산이 가차워지고.... 러쎌하는 숨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뻐지고...
12시 29분
눈길이 얼마나 깊이 빠지던지 스틱 손잡이가 저리되었다.
양지바른 철계단 앞에서 한숨 돌리며 쉬는데 지나온 천자봉 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올커니... 여기까지 오면서 죽을 맛이었는데 이제는 좀 수월하게 걸을 수 있겠다싶어 사람들이 먼저 지나갈 때까지 쉬기로 한다.
15분쯤 기다리니 광주에 사신다는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산객 몇명이 올라오는 것이다.
그양반들 병풍산은 손바닥 안에 있다면서 버거운 산인데 혼자 여기까지 러쎌하느라 대단하단다.
알고보니 겨울철에는 대방제-천자봉에서 올라오면 좀 힘들기에 잘 올라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12시 33분
배도 쪼르르~~ 요기서 자리잡고...
영차~ 영차~
네분이서 열띠미 올라오시는중...
지나온 천자봉-뒤로는 왕벽산
12시 53분 월산저수지
바라보이는 모든 조망은 북쪽...
아자씨들을 보내고 편안히 휴식하며 조망 좋은 포인트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랜다.
얼마나 맛나던지...
대방저수지 사진을 보내면서 이선수님께 평일날 멋진 산행을 한다고 염장을 질러 좀 찔리는 맘에 요로코롬 명 포인트에서 이선수님과 함꾸네 먹는다는 상상도 해본다.
병풍산은 모든 능선이 완벽한 조망을 자랑하고 있었다.
단지 동남쪽의 무등산 방향만 보이지 않을뿐...
13시 12분
구름이 살아있다.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용트림을 계속하며 보이지 않던 병풍산 정상이 보인다.
이렇게도 담아보고...
삼겨버린 천자봉
다행스러운건 바람이 없어서 춥지 않았기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조망을 즐기기에 너무 좋았다는...
13시 15분 갈림길
구름도 이쁘다.
13시 18분
살아 숨쉬는 듯...
아까 50대의 산우님들이 쉬고 계신다.
바람이 없어 뻥~ 뚫린 조망 포인트에서 점심 즐기기도 아주 좋다.
어느 집안의 묘인지... 병풍산에서 묘를 몇군데 봤지만 다 명당자리...
좋다~ 그냥 다 좋다~
쩌그 우게 커다란 눈사람 만들어 봤으면...
13시 23분
내 발걸음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구름에 가려진 병풍산으로 향한다.
너무도 파란이와 너무도 하얀이...
나의 발자국...
오직 한사람만 걸어간 발자국이다.
13시 28분
때론 빠르게 때론 천천히...
아주 좋다. 너무 좋다.
점심 드시는 50대의 산우님들을 뒤로하고 여기에 올라서있다.
13시 38분 병풍산 정상
정상석이 귀엽땅~
요건 정상목~ 히히~
이리 존데 인증은 당연히 해야지~~
걸어온길
13시 40분
쩌~그 아래 푹~ 꺼진디가 만남재
많은 산우님들이 만남재에서 올라온다고...
알고보니 천자봉에서는 힘들어서 잘 올라오지 않는다나 뭐라나...
13시 47분
만남재에서 올라왔다가 정상을 찍고 다시 하산하는 산우님들이 많기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다.
파란이와 하얀이는 너무도 잘 어울린다.
내려가면서 조망을 즐기는 산우님을 담아본다.
길조 까마귀
건강과 행복을 담아보며...
13시 51분
올라오시며 감탄 감탄의 소리를 질러대던 부부님
사진찍는 나에게 카메라가 500만원쯤하냐고 물어보시더라... 얼마나 웃기던지...
13시 54분
멀리 떨어져 담아보고... 살아있는 구름은 쉴새없이 숨쉬고...
14시 01분 돌탑 806m
광주공항이 가차운 탓에 비행기가 수시로 지나다녀 파란하늘의 분위기를 한층 이쁘게 만들어준다.
14시 04분
내려서야할 만남재를 바라보며 갈길 멀기에 은제 간디야~ 사람 맘이란 정말... ㅋㅎㅎ
14시 06분
짙은 파란이 보다는 흰물감이 약간 번지는 듯한 하늘의 분위기도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스틱도 장갑도 벗어본다.
14시 08분
나는 함께 걷는 사람이 없지만 함께 걷는 사람들을 보는 눈이 너무도 즐겁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함께인 것이다.
14시 10분
윗분들이 저리 빨리 내려섰는데 아직 나는 이자리에 머물러 있는건...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건...
언제든 무조건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
14시 19분
14시 23분
남도엔 겨울이 올 것 같지 않더니만 이 겨울을 걷고 있다니 지금 이순간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산길을 걷는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까~?
14시 25분
내일 또 눈이 내린다는데 8일날엔 무등산을 올라볼까~? 라는 욕심도 갖어본다.
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의 맘은 한결같은 것이다.
그저 산길 걷고싶어 왔노라고...
14시 27분
푹~ 꺼진 곳(투구봉 이정목) 으로 내림한다.
14시 31분 투구봉
장성 북하면 1.5km 만남재0.9km 주차장1.7km 병풍산정상 0.9km
14시 34분
만남재로 하산
14시 50분
15시 05분
사진 왼쪽에 쉼터가 있는데 눈이 많이 온 관계로 문은 잠겨있었다.
배낭 내려두고 사진 한방 찍고 임도로 하산한다.
15시 18분
15시 21분
산은 포근함이다. 바로 너는 산이니까~
청소년수련장으로 연결되는 임도 중간에서 삼인산을 바라본다.
이 임도는 시멘트로 견고하게 건설되어 있었다.
15시 40분
청소년수련장에서 올라올 수 있는 사기점골로 잠시 발길을 담궈본다.
15시 43분
알프스에 온 것처럼 정말 이국적인 분위기였다.
15시 45분
만남재에서 두사람이 내려간 발자국
그리고 내 발자국
15시 50분
약 40분을 내려오니 담양청소년수련장에 도착한다.
청소년수련장은 꽤 컸으며 시설 또한 매우 잘 되어있었다.
15시 53분
청소년수련관 아래있는 메타가 오후 햇살을 받으니 분위기가 한층 더 멋스러웠다.
16시
유당갤러리 위에 암석원이 있길래 한장 담고 내려선다.
16시 05분
작지만 운치있었던 대나무숲
16시 27분 그자리
산길 걷다보니 약 8시간만에 원래의 자리에 서있다.
산길 걸을때면 늘 설레임이고 행복이었다.
언제든... 앞으로도...
해는지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병풍산이 보이는 도로가에서...
조금더 멀리서...
오후 햇살을 받은 무등산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2012년이 저물기 전에 너를 찾을거라고...
평일에 산행을 할때면 이선수님께서 늘 응원을 해주시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힘난다...
또한 내 갑장님이신 어느분은 도봉산을 올르셨다가 내가 이선수님께 보낸 병풍산 사진을 보시고는 즉각 하산하셨다는 소문도... 달콤... ㅋㅎ
병풍산의 설경에에 취해서 최단거리(너와나의 목장)의 서석이도 못보았고 메타길 설경을 담아오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시간 부족땜시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온다.
천왕이를 갈려다가 처음 경험하는 겨울 병풍산으로 급선회 하였는데 호남의 6번째 산을 올라 만족 만족 대만족이었다.
다음은 혹한을 이겨내는 겨울 산행을 어디로 갈 것인지...
무등 서석대의 칼바람과 맞장까야 허고 지리 종주도 허기로혔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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