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능선 종주
1.날짜:2013.5.17(금)
2.날씨:맑음
3.걸음구간:성삼재-작은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량치-바래봉-덕두산-구인월
4.걸음거리 및 시간:약 23.3km 11시간 30분
5.산행동무:산여인님,솔맨님,이선수님,펭귄님,나
지난 겨울 이선수님께서 홀로 서북능선을 종주하시자 블벗님들이 앞을 다투어 다시 걸어보자는 아우성 소리가 들렸다.
겨울도 좋지만 봄 철쭉 시기에 맞추어 걸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나도 콜~을 외쳤었는데 막상 날짜가 정해지면서 고민에 들어간다.
고민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 못먹어도 고~한다는 심정으로 블벗님들껜 동참한다는 얘길하지 않고 날짜를 기다린다.
그런데 전날인 5월 16일에 홀로 운전하여 황매산 철쭉 산행을 다녀왔었기에 몸이 극도로 피곤해 있었던 관계로 17일 새벽에 일어나야할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잠이든다.
어차피 블벗님들께 못간다는 서신을 했었기에 일어나지 못하면 못가는 것이고 일어나면 가겠다는 심정이었다.
근데 03시에 눈이 떠지고 보따리 챙기면서 03시 15분에 이선수님께 카톡으로 구례 잘 도착하셨냐는 암시적인 서신을 보낸다... 알아차리지 못하시도록...
구례구역 앞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했으니 지금 출발한다는 얘길하면 나를 솔찬히 기다리실 것 같아 잘 다녀가시란 말을 전하고는 나는 나대로 출발한다.
구례구역에 04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고 택시를 이용해 성삼재로 이동한다.
불벗님들은 얼마만큼 걸어가고 계실까를 생각하며 작은고리봉에서 일출을 맞이하겠다는 생각으로 거친 호흡은 시작된다.
05시 10분
택시를 이용해 성삼재를 오르면서 기사님께 물어보니 오늘 구례구역에 220명이 내렸다한다.
지리는 산을 찾는 우리들에서 이렇게 값진 풍요를 주는 것이다.
05시 03분에 만복대 들머리로 빨려들어 당동마을 삼거리에 도착한다.
05시 30분
고리봉 도착
남자 두분이 멋진 일출을 감상하고 계시길래 블벗님들을 물어보니 20명정도로 많아서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
이미 올라와버린 일출이어서 감흥이 덜했지만 멋진 아침을 만나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조만간 진달래가 녹아내리기 전에 저리 이삔 궁둥이를 뽐내는 반야에 오르리라...
나로선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박짐... 휴..
서북 종주를 하신다는 두분은 팔랑치에서 주무신다고...
05시 33분
한장 박아 주시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작은고리봉에서 노고단과 종석대를...
작은고리봉에서 걸음할 만복대와 서북능선을 바라본다.
박짐 산군들께선 먼저 하산하시고...
바람은 매우 강하고 차가웠다.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몸뚱아리와 얼굴을 감추어본다.
작은고리봉에 올라서 몇장의 사진을 담는 순간에도 손이 얼마나 시렵던지...
05시 41분
10여 분 동안 일출 감상에 정신을 내려 놓고 출발한다.
05시 49분
06시 08분
묘봉치에서...
04시 30분쯤에 산행을 시작하셨을 블벗님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걸어보는데 어느새 묘봉치에 도착한다.
지난 겨울 무등산을 가실려했던 블벗님들께서 내가 하는 말 한마디에 만복대로 오르셨는데 눈꽃이 한태기도 없어서 얼마나 죄송했던지...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두건을 쓴다는것을 깜빡 잊어버리고 그만 펭귄님께 들켜버리고...
내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셨다는... 헤헤헤...
06시 35분
펭귄님은 뒤에 오시라하고 풍경소리는 만복대를 향하여 거침없는 오름짓을 시작한다.
지리에 올라서면 이리도 편안한데...
조망이 너무나도 좋은 날이어서 조계산 무등산까지 다 보여지고...
겨울이 찾아오면 종석대부터 만복대까지 걸어보겠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레이기 시작한다는건 산을 찾는 사람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06시 49분
07시
만복대
아~ 얼마나 놀라셨을까~?
만복대에 먼저 도착하시어 사진을 찍고 계시는 이선수님 바로 옆에 서서 한마디 건낸다.
조망 좋은가요~? ㅎㅎㅎ
만복대를 열심히 오르시는 이선수님께 삼세판~! 삼세판~! 소리 지르며 몰래 몰래 뒤따라 올랐었는데 이선수님께선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셨단다.
지리...
당신이 있었기에 우리들은 여기 당신의 등허리에서 행복하더이다.
언제나 언제까지나 변치않는 당신을 만나러 올라 서겠노라고...
솔맨님과 산여인님 역시 풍경소리가 여기 서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시고 놀라시더라는...
대한민국에서 쵝오...ㅋㅎㅎ
만복대에 진달래가 이정도 피었으니 반야의 진달래도 거의 만개한 상태일 것이라는 생각에 반야에 하루빨리 오르고 싶다는...
07시 08분
이선수님은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먼저 정령치로 향하시고 우린 이렇게 행복함을 인증한다.
산을 찾는 당신들은 이 순간만이라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했다.
누가 먼저랄것 없이 지금 이 순간은 누구라도 만족하고 너무나 좋다고 했다.
07시 24분
만복대를 하산하며... 정령치 방향...
07시 33분
서봉-남덕유,향적이가 저리 선명하더라는...
서북능선 줄기따라 구름에 가려진 바래봉이지만 설레임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정령치에 내려서기 전에 큰고리봉과 서북능선을 조망하며 힘꽤나 써얄 것 같다는 생각을 미리 짐작해 본다.
배낭 가벼히 내려 놓으며 흘리는 땀도 훔쳐 닦아본다.
07시 52분
정령치
작년 5월 18일엔 여기서 일출을 맞이 했었다.
다섯이는 요기서 거침호흡을 가다듬음서 막걸리 한모금에 지리가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발산해 본다.
천왕이 당신껜 언제 올라볼까요~?
08시 13분
큰고리봉을 향하여...
펭귄,솔맨,산여인님은 먼저 오름하셨는데 대장님은 구름과자를 드셔야 한다며 장소를 찾으셨는데 금지 간판이 있어서 못드시고...
제비꽃의 종류는 너무도 많더이다.
당신의 이름을 모르니 걍~ 보라 제비꽃이라 불러도 될까요~?
서북능선과 지리 주능선은 걸어도 걸어도 어깨를 나란히 하더라는... 덕분에 걷는 내내 천왕이를 바라볼 수 있더라는...
아직 이른 봄이기에 현호색도 남아있었으며 얼레지는 녹아 내리고 있었지만 지천으로...
08시 33분
큰고리봉 올라서기 전 조망 바위에 올라 만복이를 돌아본다.
육모정-정령치-성삼재를 이어주는 이 길은 흉칙하게 남아있지만 우리들에겐 편안한 길이되고...
그대는 지금 지리에서 행복하더이다.
작년 5월 18일에 여기에 올라섰었는데 그날의 철쭉 보다 조금 덜 피었다는...
세동치까지 걸음하는 동안 아름다우신 부부였는데...
08시 39분
큰고리봉
거친호흡을 조절할 기운이 없을 정도로 맨 뒤에서 헥헥~! 거리는 나에게 펭귄님왈 사진 찍을 때가 아니라며 얼른오라고 난리 하신다.
09시
아무리 힘들어도...
찢어지는 가슴팍 통증과 숨이 끊어질 것 같아도... 지리산길이기에 이리 웃을 수 있는가 봅니다.
영차영차~
그리고는 다시 웃음으로...
09시 03분
지난번 혼자 걸음하실때 이정표가 잘못되어 있다는 그 포인트에 서시더니 다시 한마디 하시는 이선수님...
09시 13분
멋쟁이 솔맨님
솔맨님과 이선수님 자리 스위치중...
저보다 훨 젊게 보인다는...
펭귄님만 보면 내 얼굴보다 너무나 동안이어서 열받는다는...ㅎㅎㅎ
09시 20분
큰고리봉이 저리 멀어지고 만복대는 더욱 멀어지고...
새벽엔 그리도 춥더니만 산길 걷기엔 지금 이순간 처럼 좋은 날이 없다.
사람인지라 간사한 맘 토해내기도...
날짜 정말 기똥차게 잘 잡으셨다고 이선수님을 비행기 태워본다.
09시 36분
뒤에 쳐지기를 무지 싫어하시는 갑장님은 줄곧 앞서가신다.
갑장님과 솔맨횽아는 날마다 산을 올라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으신다더니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었다.
산행할땐 힘이 들어도 하산 시점에선 다 회복되신다니... 믿어야는 것인지...
갑장님 짱~~~
09시 49분
10시 03분
꽈당~
키가 크신 이선수님께서는 바로 저기서 머리를 부딪치셨는데 알고보니 벌써 세번째라신다.
얼마나 열받으셨을까~? ㅎㅎ
10시 08분
10시 19분
세걸산
만복대를 뒤돌아보니 많이 걷기는 걸었다.
힘들다는 것은 잠이일뿐... 지리~! 당신이 이 자리에 서있기에 우리들이 이 자리에서 행복하다는...
10시 28분
세걸산 헬기장에서...
2m는 되어 보이는 아저씨께서 팔량치에서 주무신듯 박짐을 메시고 세걸산으로 향하신다.
박짐을 메고 산행을 하시는 분들을 유독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철쭉 시기에는 팔량치에서 주무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하다.
10시 38분
어깨와 팔에 힘이 없어진다.
지리에 들어오면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야할 판에...
지친 발걸음은 쉬어가라며 아우성이고 배고픔의 알람소리는 언제 눌러줄 것인지 계속 울어댄다.
산여인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도토리묵과 나물 비빔밥은 산정에서 먹어보는 맛중 최고였음을 인정한다.(솔맨 쉐프)
아무것도 챙기지 아니한 나는 얻엄 먹기 정말 민망하기도... 그래도 산여인님의 정성에 보답하고자 가장 많이 먹었다는...
계속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똥찬 음식이었다.
내 갑장님의 솜씨를 언제고 또 경험할까잉...
11시 30분
1시간 동안의 멋진 즘심을 해결하고 바래봉을 향하여...
오늘 대장님이신 이선수님께선 즘심시간이 1시간 30분의 여유가 있으니 천천히 먹자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갈길이 바쁘니 먹은 후 바로 움직인다.
11시 49분
구름에 가려졌었던 바래봉이 점심을 먹는 동안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쳐져있던 설레임은 다시 하늘을 찌르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선수님께선 오늘 날자 기가막히게 잘 잡았땅...
12시 16분
세동치 지나고 부운치 도착
점심을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오르내리는 동안 미치고 환장하리만치 힘들었는데 팔량치가 내려다 보이는 부운치헬기장이 가까워지니 기분은 상승되고...
12시 28분
부운치헬기장에서 30분 가량 휴식...
드뎌 솔맨횽아의 하트수박과 막걸리가 얼굴을 내미니 이 순간은 그 무엇도 필요없더라는...
하트수박을 만들려면 일주일을 얼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12시 55분
팔량치와 바래봉
갑장님이 담아내신 벌깨덩쿨
13시
팔량치로 내려서며...
강북파 솔맨님과 갑장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산꾼...
팔량치의 철쭉 군락이 가차워질 무렵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가 거세진다.
아직 60%의 개화율을 자랑하지만 꽃은 대체적으로 싱싱하였다.
13시 04분 솔맨님
때깔 좋고 하늘 좋고...
팔량치에 도착하자 발걸음은 자동으로 느려진다.
바래봉을 저리 멀리 두고 이리 느려지믄 어쩌란 말인가...?
꽃에 취하고... 즐거움에 취하고...
팔량치-바래봉
팔량치에서 부운치헬기장 방향
천왕이로 한방 눌러주고...
13시 30분
언제 다시 또 이리 존 발걸음 마차볼까요...?
13시 37분
카메라를 대자마자 자동으로...
13시 44분
앗~! 들꽃님이시닷~!
팔량치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어야 정상인데 블벗 들꽃님께서 사장님과 항꾸네 팔량치를 오셨다.
얼마나 반갑던지...
느무느무 반가웠어여...
정령치까지 가신다했는데 시간상으로 수련원으로 하산하셨지요~?
13시 48분 팔량치
13시 52분
펭귄님이 뭐라고 알려주신 듯 했는데 잊어불고...
14시 05분
팔량치에 도착하시자마자 똑딱이에서 디세랄로 바까부셨던 대장님... 너무 샤프하셔...ㅋㅎㅎ
14시 09분
14시 14분
14시 18분
팔량치를 지나고 바래봉을 향하여...
14시 26분
바래봉을 100m 남겨두고 장단지는 터질 것 같고... 한숨 몰아쉬며 걸었던 서북이를 돌아본다.
대장님~! 고생하셨씨유...♡
그리워서 사랑이 더 깊어지는 당신도 담아보고...
14시 33분
3일만 더 지나면 이곳이 삘게질 것인디...
당신이 있기에 우리들은 행복하지 않겠는가...
14시 42분
바래봉 인증을 끝으로 덕두산으로 씽~씽~
펭귄님은 역시 스펀지야요...
14시 56분
15시 10분
바래봉을 뒤로하고 조망을 전혀 볼 수 없는 덕두산까지도 힘겹게 도착했다.
여기서도 3.7km를 내림해야 구인월에 도착한다.
쉬고 싶으나 쉴 수 없는 발걸음...
작년에 이어 1년만에 이곳에 설 수 있었지만 이제 언제 다시 여기에 서보나...
16시 03분
이 갈림길은 원래 삼거리인데...
덕두산에서 구인월까지는 급경사로 떨어지는 구간이 계속된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이러한 통증도 즐기면서 조심조심 이곳에 도착했다.
내려오셔야할 이선수님께선 갈릴길에서 좌측으로 떨어지는 흥부골로 하산하셨다고...
대장님이 무지 힘드셨던 모양이닷~! ㅋㅎ
갑장님 또한 정신이 없으시어 카메라를 여기에 두고 하산하셨는데 솔맨님이 아니었다면 잃어버렸을...ㅋㅎ
16시 18분
마지막 내림길을 힘차게...
으름꽃
갑장님이 발견하신 난생 첨으로 보게되는 으름꽃을 이리 담아 보라며 잘 알려주신다.
16시 30분 구인월 도착
길고도 길었던 서북능선 종주가 이리 끝이나고 홀가분한 맘으로 구인월에 도착한다.
작년엔 정령치에서 구인월까지 걸었었는데 그땐 종주라 할 수 없었다.
5월 16일인 어제 합천 황매산을 걸음하고 많이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괘안았다.
갑장님과 인월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 시간을 살펴보니 출발 3분전...
솔맨님과 펭귄님은 터미널에 도착 전이시고 이선수님께선 흥부골에서 터미널로 택시로 오고 계시고...
이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남원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오늘 서북능선 종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건 인연이 가져다준 블벗님들이 계셨다는 것과 지리 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산행 > 智 異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지리산이 나를 부르기에... (0) | 2013.10.07 |
---|---|
영신봉-창불대 (0) | 2013.07.02 |
블벗님들이 보내주신 사진(선유동-수곡골) (0) | 2013.05.08 |
여유로움과 설레임이 교차했던 지리 선유동 (0) | 2013.05.07 |
지리산 덤 (0) | 2013.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