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악산
1.날짜:2013년 10월 10일(목)
2.날씨:맑음
3.걸음구간:오색-대청봉-희운각-천불동계곡-설악동
4.걸음거리 및 시간:약 20km 13시간
5.산행동무:직원들과 나
얼마전에 직원들과 조계산행을 하면서 가을 단풍때 설악산을 오르기로 잠정적인 약속을 했었는데 단풍 시즌이 다가오자 그 약속은 현실이된다.
산행장비가 없는 직원들은 등산화,등산복,배낭 등을 구입하면서 몇십 만원을 썼니 어쩌니 등등...
산행에 대해서 완존히 초짜인 직원들이기에 약속 날짜가 다가오면서 설악산에 분위기를 몇번이고 설명하고 거듭 설명하며 겁을 주기도 했었다.
6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운전을 하고 바로 산행을 해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지만 아직 젊은 사람들이기에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맘 한구석엔 늘 걱정이 되었다.
한사람이라도 낙오자가 생기면 산행을 포기하고 하산하기로 맘을 굳힌다.
9일 오후 20시에 순천을 출발하여 서울까지 올라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10일 01시 35분에 오색에 도착한다.
서울로 경유하는 바람에 톨게이트 비용을 7번씩이나... 담엔 무조건 중부내륙을 타리라...ㅎㅎ
설레임인지 두려움인지는 모르지만 오색에 도착하는동안 직원들은 잠을 전혀 자지 못했었다.
오색에는 평일인데도 수많은 등산객들이 몰려들었고 작년 요맘때에 비해서 엄청난 인파였다
미리 준비된 준비물을 챙기며 03시 10분에 오색으로 흡수된다.
08시 13분
직원들중 골찌로 대청에 도착한 시간이 08시 땡땡... 여기서 꼴찌가 누구일까~?
04시 13분
1시간을 올랐다.
요기서 직원들을 기다린다.
해발 910m 오색에서 1.7km 올라온 지점인데 직원들의 걸음은 역시나였다.
오색을 출발하기전에 안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직원들에게 일출은 기대하지 말라고 설명을 했었는데 역시 일출은 물건너갔다.
저리 연세가 있으신분도 나보다 일찍 여기에 서계시는데...
04시 45분
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열심히 오르고 계셨다.
올라가는 동안에 직원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며 자신들만의 호흡조절을 통해 조심히 조심히 걸음할 것을 당부하고 또 당부하면서 나 혼자 대청이를 향한다.
다행인 것은 걸음은 늦어도 10시간 정도의 산행을 해본 직원이 있어서 나머지 직원들을 부탁했다.
06시
대청이에 도착한다.
작년에 비해서 10분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설악폭포에서부터 얼마나 힘겹게 올라왔는지 머리가 멍~할 정도였다.
대청에는 미리 도착한 100여명 가까운 인파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오늘은 영상 5℃ 너무도 따뜻한 대청이었다.
직원들이 아무리 늦어도 30분 정도 있으면 올라올 것이기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침 햇살을 담아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감탄한다.
설악에 올라와서 점봉산의 운해는 처음이다.
먼저 배낭을 걸어놓고 점봉산을 배경으로 담아보며 그럴싸하니 괜찮다는 생각에서 인증사진도 찍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점봉산을 뒷배경으로 인증한다.
날씨도 춥지않고 아침 햇살 또한 강하지 않고 적당하여 참 좋은 분위기다.
직원들을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산객들이 중청으로 향한다.
동생들은 은제 올라오까이~!
기온이 따뜻한 탓에 히미한 개스가 적당히 낀 상태다.
대청봉에 올라서서 주변 풍경을 두루 살피며 겨울에 한번 올라보고픈 생각을 해본다.
점봉산 뒤로 히미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지도 방향을 보니 오대산이 아닌가 싶다.
서북능선은 은제나 한바리해야할까~?
서북능선의 너덜지대를 한번쯤 걸어보고픈 생각이든다.
비슷한 방향의 풍경들이지만 직원들을 기다리며 마구 눌러대는 손가락은 그저 기쁨이었다.
도대체 언제쯤 올라올까~?
04시 30분에 출발했다는 산악회원 분들도 이미 올라와서 중청으로 향했는데...
따뜻하다... 정말 따뜻하다...
내려설 천불동계곡
때깔이 그다지 곱지는 않다.
하지만 설악이었으니 다 용서가 된다.
아~ 걷고싶다... 공룡능선
마등령 넘어 황철봉으로해서 울산바위까지...
07시 48분
06시에 대청이에 도착해서 아무리 전화를 해도 통화되는 녀석들이 없었는데 이 친구가 07시 45분에 대청이에 도착한다.
이 친구를 보는 순간 얼마나 감격이었는지 모른다.
다른 직원들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고 전해들으니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쉰다.
08시 14분
나머지 직원들은 08시가 되어서야 대청이에 도착을 했다.
오색에서 대청이까지 5시간 걸렸지만 직원들에게 너무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올라오자 마자 이건 산행이 아니라 지옥의 극기훈련이라고 표현했던 직원들이었다.
08시 18분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증을 찍는다는건 무지 힘겨운 싸움이었다.
대청이의 정상석은 정말이지 쉴 틈이 없었다.
08시 43분
이 시간에 희운각에 도착했을거란 생각을 하신 이선수님의 톡이 날아온다.
일출은 봤는지?
직원들은 살아 있는지?
희운각에 도착했는지?
그러게 말입니다... 헌데 그 시간에 아직도 이곳에 대청이에 있었답니다...ㅋㅎㅎ
지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 새로운 느낌...
대청이를 오르는 도중 직원의 등산화 밑창이 벌어져서 끈으로 묶고 잘 버티다가 중청대피소에서 구사일생으로 도움을 받는다.
질긴 끈을 구해볼려고 국공헌티 상황 설명을 했더니 등산화 상태를 보자며 하더니 빌려준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등산화를 빌려주고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다가 큰 도움을 받은 것이다.
비용은 없으며 잘 세탁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보내면 끝...
중청이를 내려서고 소청이로 향하며 오늘 걷지 못할 공룡능선을 다시금 바라본다.
걷고싶은 공룡이가 눈앞에 펼쳐지니 흥분이 아닐 수없다.
09시 21분
10시 48분
무리한 산행을 계획했기에 오늘의 만찬은 술을 조금만(손바닥 사이즈로 5병) 준비했다.
대청이에서 정상주로 여수막걸리를 2병 마셨는데 많은 음식에 술이 너무 적다며 아우성이다.
산행하면서 이런 맛을 처음 느껴보는 직원들은 여기서 하산 하기 싫다고한다.
막뚱이는 대청이를 올라오면서 심한 호흡에 헛구역질까지 해가며 힘들어했었는데 점심도 잊은채 잠이 우선이란다.
곤히 잠든 막뚱이를 깨우기 정말정말 미안했었다.
빵빵하게 배 채우고 11시 50분에 희운각을 철수한다.
혼자라도 신선대를 갔다 올까? 라는 생각에 이선수님과 톡도 했었지만 직원들이 있기에 꾹 참는다.
12시 16분
12시 41분
직원들은 천불동 단풍에 혼이 빠졌는지 이런 비경은 정말정말 처음이라며 내년에도 오고싶다고들 아우성이다.
산 맛에 서서히 물들어가는지 지리산과 겨울 한라산을 물어보며 한번 가볼까요~? 라고 말한다... ㅎㅎ
12시 48분
13시 03분 양폭대피소
천불동의 단풍에 흠뻑 취했다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며 투덜댄다.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는걸 몰랐으니 그럴 수 밖에...
발을 담궈 보지만 얼마나 차갑던지 3분을 넘기지 못한다.
더운날에는 산행 후엔 알탕이 이런맛 이라며 옷을 입은 채로 보여주고 싶었지만 안전을 생각해서 꾹 참는다.
손님을 언제쯤 맞이할 것인지...
13시 13분
13시 33분
14시 10분
14시 25분
금강굴도 보이고 비선대가 코앞이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직원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천당폭포에서는 비경이라며 내년에도 다시오고 싶다더니 이젠 너무나 지루하다며 다시는 안온다며 난리다.
동생 2명에게 4만원주고 차를 회수해 오라하고 터덜터덜 소공원으로 내려선다.
15시 30분쯤 설악동에 하산 완료하고 아직도 뒤쳐진 직원들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한참을 쉼한다.
의자에 앉아 쉬다보니 나도 모르게 잠이 쏟아진다.
5분쯤 잤는데 1시간쯤 잔 것 처럼 정신이 뻥~뚫리는 듯 싶다.
업무가 한가하신 이선수님께 톡을 드리고 직접 목소리를 통해서 속초에서 뭐가 맛있는지 물어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30분이 흐르고 돌팍님한테 걸려온 부재중 전화 몇통을 확인한다.
돌팍님 왈~
우리들의 산친구 숯댕이눈썹님께서 소천하셨는데 정말이냐는 것이다.
헉~!
돌팍님~! 지금 무슨 말씀입니까~?
눈썹님께서~!!! ~???
지금 뭐라하셨어요~???
칠선계곡을 가기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돌팍님은 내가 계속 통화중이어서 눈썹님 관계로 여기저기 통화하고 있는줄 알았다는 것이다.(14시 15분)
이런 경우에 하늘의 날벼락이라고 하는 것일까?
소공원으로 걷던 발걸음을 순간적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직원들에겐 아무일 없는 것처럼 걸려오는 전화에 쉬쉬한다.
정말정말 슬픈일이 아닐 수없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청산님,솔맨님,약수님과 통화를 하며 서로서로 믿을 수 없는 사실을 확인한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무심하신 눈썹형님이여...
부디 천상에서는 지금까지의 살아오셨던 순간보다 극락왕생하시길...
멀고도 길었던 설악산행의 순간을 떠올리며 직원들과 나머지 시간을 보낸다.
2013년 10월 11일(금)
아침 5시에 기상했는데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불고 하늘엔 별이 보이지 않았다.
낙산사 일출을 볼려고 일찍 기상했건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은 듯 하여 직원들을 깨워 하루를 시작한다.
8시 전에 숙소를 빠져나와 초당순두부 뼈해장국이라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속초 아바이마을로 향한다.
09시 10분
가을동화를 촬영했다는 아바이마을의 갯배
09시 37분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건어물을 엄청 많이 산다.
속초시내와 수산시장은 아주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건어물 사장님은 아침부터 대박을 맞은듯...
11시 07분
수산시장을 구경하고 갯배를 하선했던 입구의 속초생선구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각자 비닐봉투가 한개씩...
속초를 빠져 나온다.
나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설악산 일정이었으나 직원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추억거리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무척이나 힘들었던건 사실이지만 정말 좋았다면서 같은 느낌으로 입을 모은다.
처음으로 극기훈련을 방불케하는 산행을 했는데도 안전사고 없이 잘 걸어준 직원들께 감사한다.
설악산의 즐거웠던 여운을 통하여 과연 직원들이 가고싶다는 지리산과 한라산을 갈 수있을지 의문을 남긴다.
정동진과 동해 추암을 들렬볼려고 계획을 새웠으나 숯댕이눈썹님 조문을 가야했기에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해서 순천을 18시에 도착한다.
그리고 전주로 향한다.
조문 오신 파워님,상록님을 만난다.
보고싶습니다... 눈썹님~!!!
풍님아~!
시상은 나 혼자 사는게 아니랑게~
인생 뭐 별거 있어~ 이로코 사는게 정이여~ 라고 말씀하셨던 눈썹님~
내가 자주 쓰는 사투리를 나보다 더 감질맛나게 사용하셨던 눈썹님~~!
영취산행때 숯댕이 눈썹 보다는 현상범이란 닉이 더 어울리겠다고 말하고는 얼마나 죄송했던지요~!
용서하세요...♡
2011.11.16 월출산에서...
2012.2.12 종석대에서...
2012.4.18 영취산에서...
2012.8.11 이기폭에서...
2012.7 여수엑스포에서...
올해는 칠선이에서 뵐수 있었는데...
5번의 만남과 산행을 하면서도 다음 산행은 어디서 하자고 늘 약속을 했었는데 아직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다시 또 함께할 수 없는 것인지요~?
천상에서는 더 많은 산들 마음껏 다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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