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날짜:2014년 2월 9일(일)
2.날씨:맑음 후 흐림/약간의 싸리눈
3.걸음구간: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대남문-구기동
4.걸음거리 및 머문시간:약 13km 6시간 30분
5.산행동무:샷마스타님,이선수님,강선수님,한기성님,권찬산님,수가님,풍경소리(뒷풀이:솔맨님,펭귄님,피터팬님)
서울을 올라가 블벗님들께 빈데를 붙어서라도 어느 산길이든 걸어야한다는 욕심이 내머릿속에 제대로 박힌 상태였기 때문에 그 욕망의 끈을 느슨하게 할 수 없었다.
산고파이신 들개님 덕분에 어제 각흘-명성을 뺑뺑이 돌며 개거품 물다시피하고 펭귄님의 나눔으로 뒷풀이까지 찐하게 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미리 계획했던대로 불수사도북의 남은 구간을 걸어보고 싶었기에 이선수님께서 그 길잡이를 해주시기로했다.
어젠 의정부에서 머문 탓에 불광역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불광역에서 기다리시는 블벗님들을 만난다.
어제는 헬레나님을... 오늘은 수가님을 처음 뵙게된다.
경상도 대구에서 서울에 오신지 30년 되셨다는 수가님의 말씀이 매우 구수하게 느껴진다.
피터팬님은 갑자기 일이 생겨 못나오시고 이선수님은 대포를 준비하셨음에도 밧데리가 없으니 환장할 순간을 맞이한다.
샷님과 강선수님은 어제 금원-기백을 뛰시고도 뒷풀이를 위해 의정부까지 오신다 했었는데 내가 연락을 드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오늘 북한산행을 동참 하셨다 한다.
산행을 빠질려는 속셈이라기 보다는 나를 보고싶어 오셨겠지만...ㅋㅎㅎ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음하자는 생각을 계속 되새기며 블벗님들과 함께 불수사도북의 마지막 구간이 시작된다.
09시 21분
불광역에서 10여 분 올라오니 족두리봉의 들머리가 시작된다.
햇살이 너무나 따스하게 느껴진다.
흥분이 시작된다.
하얀 눈이 나무에 살포시 내려 앉아 너무나 멋스런 풍경이 연출된다.
이 순간만은 감정이 별로없는 블벗님들도 탄성을 자아낸다.
09시 30분
광각렌즈를 장착하신 샷님은 어제 금원-기백을 산행하시며 피곤하실텐데 이넘의 정땜시 우짤 수 없이 나오셨다.
지난번에 뵈었을 때보다 매우 여유로워진 모습이셨다.
09시 38분
족두리봉을 향해 가야하나 이선수님께서 안내를 잘못하시어 200m 정도 다시 빠꾸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선수님께서는 이게다 피터팬니이 나오지 않으시 결과라고...ㅋㅎㅎ
빠구하여 안전난간을 넘어 정규 등로로 합류한다.
햇살이 미치도록 따사로웠다.
새벽까지 눈이 내렸기에 날씨가 따뜻한데도 이쁜 눈꽃을 보여주는 오늘이었다.
09시 53분
샷님께서는 북한산의 설경을 담으시느라 황홀경에 빠지셨는데 이선수님께서는 밧데리가 없는 대포를 등에 지고 체력훈련에 열심이시다.
한기성님께서 이 바위가 뭘 닮았냐고 물어보니 나는 즉각 대답한다는게 남자의~? 닮았다하니 죽는다고 웃으신다.
자세히 보니 송이버섯을 닮은 것 같기도...
10시 05분
방향이 어케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강선수님께서 안양 방향이고 인천의 송도까지 보인다고 한 수 가르쳐주신다.
근데 샷님과 이선수님께서는 믿지 말라며 강선수말은 10%만 믿으면 된단다. ㅋㅎㅎ
이선수님의 블로그에서 여러번 봤었던 한기성님이 산행 경험이 매우 많으신 듯 열심히 올라오고 계신다.
아래 내려다 보이는 불광동 하나만 하더라도 순천이나 여수보다 더 큰 도시인 듯 느껴진다.
10시 20분
스틱이 없이 오르시는 강선수님은 이미 올라가시고 나머지 블벗님들이 열심히 오르신다.
북한산에 이리 멋진 눈이 내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하는데 올해는 처음이나 다름이 없다한다.
알 수 없는 방향이지만 노고산쪽이 아닌가?
10시 37분 족두리봉
이선수님은 어디계실까~?
앞에서는 족두리봉인지 모르지만 한참 걸음하다보면 확실히 족두리를 닮았다고한다.
고도가 조금더 높아졌다.
조금더 멀리까지 조망된다.
사람들 숫자도 늘어나고 그들의 아우성소리가 더욱더 울려퍼진다.
가야할 비봉능선을 조망한다.
오늘 설경은 한마디로 기똥차다.
이선수님 친구분들...
상록님 블로그에서 봤던 것 같은 바위인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상록님께선 북한산을 오셨을지 아니면 멀리 가셨는지 모르지만 이리 멋진 북한산을 두고 멀리까지 나가실 분이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10시 46분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지만 다행히 구름은 좋은 조망을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
11시 02분
사진 찍히기를 좋아하신다는 한기성님...
여기서 바라본 족두리봉은 여지없이 닮았다.
무슨 봉우리를 올라가는지 모르지만 적당히 위험한 구간을 오름한다.
어디를 올라도 오늘의 북한산은 장관이었다.
강선수님께선 스틱이 없으셔도 참 잘 걸음하신다.
족두리봉이 저리 멀어졌다.
양지바른 포인트는 벌써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멀리 남산도 조망되고...
앞으로는 안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올해는 날씨가 매우 따뜻한 편이어서 설경을 보는 횟수가 적을 줄 알았는데...
멀리 순천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된다.
습기를 머금은 상태로 눈의 무게가 무거워 소나무에 그대로 붙어있는 설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12시 03분
비봉이 조망된다.
예보는 하늘이 열린다고 했는데...
기온이 따뜻한 결과라서 어쩔 수 없지만 이리도 아름다운 북한산의 설경은 다른 산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비봉을 당겨본다.
50mm의 한계인 듯하다.
문수봉은 보여지않는다.
맞는지는 모르지만 지나온 향로봉을 조망한다.
샷님과 이선수님이 하시는 말씀:피터팬님이 빵꾸만 내지 않으셨다면 공부 많이했을 것이라고...
12시 07분
하늘은 열리지 않아도 아름다운 설경에 눈을 놓을 수 없다.
저 아래 바위가 대머리바위인지는 몰라도 상록님께서 올라오신 구간이 아닌가싶다.
전화를 드리지 않았던 순간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응봉-의상능선인가~?
설경이 매우 아름답기에 같은 사진이라 할지라도 담고 또 담는다.
구름에 가려진 저 문수봉을 넘어야한다고 들었는데...
12시 15분
설경에 취해서 발걸음이 갈수록 느려진다.
어제 각흘-명성처럼 오늘 북한산에서 해가진다 할지라도 천천히 스타일로... 마냥 좋기만하다.
12시 17분
비봉 아래에서 점심을 즐기는 사람들...
산에서 비닐하우스는 처음 목격한다.
설경속으로 스며드는 샷님,수가님
12시 38분
샷님을 포함한 다른 분들은 사모바위로 향하시고 이선수님께서는 나를 안내해 주시겠다며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져있는 비봉을 올라가자고 제안하신다.
비봉을 거슬러 조심스럽게 올라가는 우리 둘이는 눈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태여서 오르 내리는데 30분 이상을 소비하게된다.
이선수님께서는 겁이 많으신지 덜~덜~덜~ 하시더라는...(으시시한 밤길은 무섭지 않다 하셨는데...)
근데 막상 비봉에 올라서니 어제 명성산을 올라설 때 처럼 아주 만족스러웠다.
비봉을 내려가실 때 매우 고생하셨던 이선수님
나는 방위였다고 하니 이선수님은 6개월이란다. 헉~!
사모바위를 당겨본다.
저기 어딘가에 블벗님들이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불수사도북 때 엄청난 인파에 시달리고 사람 구경 원없이 했는데 서울 사람들은 모두다 북한산만 다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돼지~? 코뿔소~?
사모바위에서 30분 정도를 쉬며 블벗님들께서 준비하신 만찬을 즐긴다.(더덕주,부침개,라면,바나나,딸기,콜라비(배추끌텅 비슷한...ㅎㅎ) 등등...
콜라비를 배추끌텅이라했다가 촌사람이라고~ ^(^
샷님,강선수님,수가님은 뒷풀이 장소를 만드시기위해 사모바위에서 구기동으로 먼저 하산하시고 나머지 네사람은 계획대로 대남문을 향한다.
멋진 조망에 발걸음은 느려지고 한기성님은 이미 앞질러 가시고...
책을 읽는 국공님...
비봉이 저리 멀어졌다.
서울 사람들은 좋겠다.
국립공원이 도심 한가운데 있으니...
13시 23분
13시 31분
여기가 관봉인가~?
문수봉에서...
엄청나게 위험하게 생긴 직벽구간의 문수봉 모습을 보며 놀라고 감탄한다.
이선수님과 안간힘을 다 써가며 문수봉을 오른다.
14시 05분
스틱을 사용하지 않으시니 매우 잘 올라가시는 이선수님... 아까 비봉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는...
이선수님 모습으로 말헐 것 같으면 비봉에서는 6개월이 아니라 신의 아들이었으며 문수봉에서는 UDT였다.
아따 존거이~~
지리산에 가고잡따~!
14시 19분
이쪽의 눈꽃은 초절정에 달한 듯 아름다웠다.
업무상인지 사업상인지 얘인인지... 는 몰라도 이선수님께서는 오늘 전화 받느라 산행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14시 20분
애인이 내려오는 모습을 가슴조이며 지켜보는 듯한 애인...ㅋㅎㅎ
14시 24분
무슨 바위인지는 모르지만 설경과 잘 조화를...
이선수님께선 여기서 아주 맛좋은 구름과자를 생산하시더니만 사람들이 웅성거리니 생산을 잽싸게 멈추시더라는...헤헤헤...
기가맥혀분다.
14시 36분
대남문이 보인다.
14시 43분
사모바위에서 너무 배부르게 먹었더니 간식 생각이 전혀없다.
이선수님께서 내가 좋아하는 딸기요그르트를 꺼내시자 폭풍흡입으로 배가 짜구날 정도로 몰아 넣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15시 28분
한참을 내려서도 길고 길게만 느껴지는 계곡인 것 같다.
15시 31분
우리가 내려오기만을 1시간 이상을 기다리시는 블벗님들께선 이선수님께 계속 전화를 하시며 안내려온다고 난리나셨다.
허리가 아파서 오늘 산행을 포기하신 펭귄님과 3개월간 대장정의 유럽 순방을 무사히 마치시고 그저께 귀국하신 솔맨님께서도 이미 도착하시었다고...
서서히 음식과 술이 고파온다.
17시 03분
하나같이 다 동안이시다.
이선수님께서는 나에게 동두만 빼면 무진장 동안이라시며...
다들 브이를 좋아하시는 이유라도...?ㅋㅎㅎ
잊지않고 전화를 했더라면 상록님도 계셨을껀디...
어제도 오늘도 무진장 큰 대접을 받는다.
언제고 갚을 날이 있겠지만 머지않아 빨리 오기만을 고대한다.
18시 27분
나는 정말 인기가 많은 것인지~?
사람은 적당히 어설퍼야 그 주어진 삶이 조금이라도 더 포근하고 더욱 가치있는 것 같다.
순천 촌눔은 분명히 복이 많은 것이여~ ^(^
피터팬님께서 급한 사정으로 산행을 못하셨는데 바쁜 와중에도 일을 마치고 불광역으로 나오시어 2차를 갖는다.
나의 모든 순간 순간들이이 아무리 만족스러웠다 할지라도 그 속에 내포된 아쉬움이 남지 않으면 재미없는 것이 인생인 듯 싶다.
시간에 쫓기지 않을려고 버스표도 예매하지 않았는데 영동선에서 사우나까지 여유롭게 마치고 22시 10분 서울-순천 버스를 타고 귀가한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경방으로 인해 많은 문들이 닫히는데 담엔 어디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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