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백무동-세석대피소-천왕봉-중산리)
1.산행지역:지리산(백무동-세석대피소-천왕봉-중산리)
2.날 짜:2010.7.7(수요일)
3.날 씨:맑음(간간이 구름조금-시계좋았음)
4.산행시간:9시간30분 (백무동 하차 시간 03:30분-순두류 내림길의 총 시간)
5.산행거리:약20km
6.다녔던길:백무동→백무동계곡→한신계곡→세석대피소→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 →법계사→순두류→중산리
◈ 산행전기 ◈
일신상으로 서울에 다시 올라가게된 7월4일 일요일...
약 3일간의 일정을 가지고 일요일날 서울에 올라갔으며 내려오는 길에 이 맘을 어케 달래볼까 하여 미리 생각하고 있었던 산행을 해본다.
서울 사람들이 백무동으로 막차를 타고 내려와 지리산행을 하는 기분이 어떨까...?를 느껴보기 위해서 이런 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요일밤 22:00까지 서울 가족들과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무겁고... 섭섭한... 마음을 남기며 배낭을 챙겨 홀로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동서울터미널엔 평일인데도 야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으며 다들 어디를 가는 것인지 생각보다 바글거렸다.
연인사이... 부부... 기타등등... 주발엔 얼마나 많을까...? 나도 12년 전엔 그런 기분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콧웃음을 웃는다.
시간은 00:00를 가리키기 5분전 백무동행 심야버스에 탄 사람들은 아홉사람... 평일이라서 적은가 보다.
산행 준비를 한 부부,어떤 남자둘,여자,어떤남자 하나,어떤여자 둘... 그리고 나...
잠을 거의 자지 못했는데 산행도중 많이 지치면,힘들면,퍼져버리면... 어떨까..? 를 생각하면서 잠자야지~잠자야지~하는데도 잠은 들지 않고 내눈은 말똥말똥...
죽암휴게소에서 한번을 쉬고 다시 함양-백무동으로 출발하는데 얼마나 피곤했던지 다행히하게도 백무동이라고 하차하란다.
어떨결한 정신에 부랴부랴 내려서 산행 준비를 하는데 산행위해 내린 사람은 단 네사람... 부부,나처럼 혼자인 어떤남자둘...그리고 나
어떤남자 한사람은 화장실에서 준비를 하고,부부는 서서히 오름길로 접어들고, 어떤남자 한사람은 혼자 휭하니 가버린다. 그리고 난 그 뒤를 따른다.
아뿔사~!
이 네사람은 모두 하동바위-참샘-장터목으로 오르는 것이 아닌가...?
나 혼자는 외롭고 한신계곡은 무서운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 산행후기 ◈
첫 들머리인 백무동 야영장에서 네사람은 하동바위로 향하고 난 홀로 남는다.
홀로남기 몇분 전 백무동야영장 갈림길에서(왼쪽:장터목 = 오른쪽:한신계곡) 그 어떤 남자 한분이 장터목으로 갈려면 어디로 가야하냐...? 고 물으니 난 이런 생각을 한다.
혹시라도 한신으로 가자면 갈꺼란 생각으로 순간의 기분은 좋았으나 막상 알려주고 나니 장터목으로 올라가버린다... ~히~
완벽하게 홀로남는 나... 조금은 찡~하고 무서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군생활을 기억하면서 이정도는 아무런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내 자신을 안정시킨다.
엄마가 생각난다...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칠흑같은 어둠이 날 엄습하는데...
세석에 오르는 약 4시간 동안은 아무도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무섭긴 무섭다.
혹시나 후레쉬 밧데리가 소모되면 어케할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옆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어케할까...?
곰이 나타날까...?
행여나 나타날까봐 풍경소리를 배낭에 건다... 풍경~♪~풍경~♬~~하면서 내 걸음과 나란히 보조를 맞춘다.
백무동계곡-한신계곡을 오르는 동안 단 한벙이라도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지 못하는 구간이 없는 아름다운 소리 지리산 물소리...
~물소리는 칭구~
칠흑같은 어둠속을 헤집으며 이 아름답고 맑은 물소리를 홀로 들어보는 난생 처음 경험해 보는 외로운 산행...
이 순간 만큼은 오직 나 혼다...
첫나들이폭포에서도...가내소폭포에서도...오층폭포에서도...한신폭포에서도... 그 아련하고 웅장한 물소리만 들었을 뿐...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릴 혼돈케하고 수 많은 마음이 내 마음을 저울질 하는 동안... 얼마를 올라갔을까...? 무심결에 하늘은 바라다 본다. 미명이 밝가온다.
아무것도 남겨져있지 않은 밤과 새벽이 교차하는 하늘에 내 몸뚱이 하나를 비추기 위해서 나뭇잎사이로 간들어지게 새 나오는 노오란 반달이 고맙게도 날 비춘다.
"오르자" "오르자" "이젠 미명이다."
새벽 4시50분이 되어서야 미명이 벗어지면서 내가 걸음하는 등로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열심으로 걷고 걷는 나에게 세석이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이정목이 보여지며 한신계곡의 맨 윗자락에서 떨어지는 가느다란 작은 실 물줄기가 날 넘 흥분케 한다.
이 길은 날 위한 길이라는 걸 착각도 해본다. 규리도...마눌님도...아들도...그리고 엄마도... 생각난다.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오름한지 약 4시간 세석능선에 올라서자 우축으로 가장 먼저 영신봉이 들어온다. 그리고 세석대피소...삼신봉...
다른 봉우리는 촛대봉을 오름하면서 보여질 것이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구름들은 바람따라 흘러다닌다... 조망이 별로라는 생각이 교차한다.
세석에서 아침을 먹고 단 10분을 쉼하고 촛대봉을 오름하며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이 구름을 쓸어버리기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먹는다. (욕심인가...?)
촛대봉-연하봉-장터목-제석봉-천왕봉을 오름하기까지 순간순간은 힘이 들었을 뿐 나에겐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걸음하는 내내 "기억하리라."를 맘 먹는다.
연하봉에 도착할 즈음 새벽에 장터목을 물어보신 어떤 한 남자분이 나와 마추친다. 분명 중산리로 하산하신다고 했는데... 이 반가움도 기분 짱~이다.
닉네임 잔디...기분 좋은 나머지 잠깐 쉼하며 여러 말씀나누고 기념사진 한장...빵~!
더 걸음하고 싶으시다면서 음정으로 하산 하신다고 한다.
"벽소령 또는 연하천,삼각고지까지 가셔야하는데 갈길이 바쁘시겠습니당... 멋진 추억 갖으세욥..." 이렇게 헤어진다.
어느덧 내 걸음은 천왕봉에 다다르고 정상에 올라선 단 5섯 사람...
열심으로 사진 담느라 한창이다.
먼저 도착한 산님들이 오름하는 내 모습을 담는것도 확인한다. 진사님들은 다 그럴까...?
다행하게도 조망이 열려 아름다운 자연을...
나도 10분정도 쉼하면서 몇장을 담아보고 아쉽지만 구름에 가려진 남덕유와 가야산을 담지 못한다.
규리와 올랐을 땐 로즈님이 영각사-남덕유-삿갓봉-향적봉을 세미종주하신 덕유를 담았었는데...
한참을 멍하니 서있으면서 내 사랑하는 울 가족도 생각해 본다.
법계사 경내를 둘러보고 순두류로 갈까...? 중산리로 갈까...? 고민하다가 대학생 두명이서 다리가 아프다며 완만한 길을 묻길래 순두류를 말해주며 나도 함께 순두류로 내림하고 중산리 셔틀버스를 타며 홀로 외로운 산행을 마무리한다.
7월6일~7일 00:00
동서울...
03:38분 백무동ㅎ ㅈ ㅅ...
블벗님들께서 한번씩 하시는데 이게 유행이어서... 나도...
이렇게 시작된다.
이렇게...
03:48분
심장돌연사...! 무서웠다.
쉬지않고 무박으로 도착한 백무동... 꼭 나에게 말하는것 같았다.
03:57분
무서운 생각이 밀려들어 온다.
04:22분 첫 나들이 폭포... 오름하는 내내 오른쪽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는 나에게 힘을 주었다.
날이 밝았다면 감탄사가 M-60으로 나올 것인데...
04:42분 가내소에 도착한다.
미명이 나에게 가져다준 엄청난 힘...
04:59분 오층폭포
산죽을 헤치며 내 걸음이 내는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홀로 수많은 생각에 연루되고 한편으로 위안을 산으며 외로운 산행을 이어간다.
05:05분 곰이라도 나타날까...? 를 생각하면서 내 풍경소리를 꺼내 배낭에 걸고... 또 위안을 삼으며 오름한다.
곧 미명이 밝아 날 안심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05:30분 산죽을 헤치며 30분을 올라오니 이렇게 날 반긴다.
05:00가 되었는데도 날이 밝아오지 않아 얼마나 기다렸던지...
이 물줄기에 이렇게 안도하고 가슴을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넣는 순간이다.
풍덩하고 싶었지만...
5.2km를 올라왔고 아직 1.3km가 남았는데 아직 가파른 너덜길은 지나지 않았으니...
이런 실폭포가 한신계곡을 만들고 백무동계곡을 만들었는데... 자연의 힘 앞에 감사할 뿐이다.
06:23분
눈이 부었네...???
06:32분 구상나무가 쓰러져 있는데 쓰러진지 몇 일 않된듯...
큰 산을 다니다보면 구상나무나 주목이 쓰러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다들 이렇게 고목으로 변해가는가 보다.
흔들리는 내 육체가 사진으로 표현하니 엄청 빠른 사람으로 나타나넹...
06:43분 세석 도착 한시간 전 쯤...
폭포의 물소리는 이제 멀어지기 시작한다. 세석평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거친 호흡앞에 난 쉼을 하고 싶지만 갈길이 멀기에...
이 나무도 쉼없이 모진 고통을 이겨내며 수 십년 아니 앞으로 백년 넘을 동안을 이자리에 서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렇게 고목이 되기도한고...
06:55분 좀 더 오르면 너덜길이 나오겠지...?
07:00 한신계곡의 가장 위에서 만난 실 물줄기
07:12분 아침햇살...
07:33분
세석평전에 올라서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는 촛대봉 오름길에 세석대피소를 담아본다.
08:07분 촛대봉
세석대피소와 영신봉-칠선봉 방향
구름이 엄청나게 몰려온다. 조망이 좋지 않을 듯 하다. 구름이 걷히면 좋으련만... 자연이 알아서 하겠지...? 욕심부리지 말자.
연하봉 뒤로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지고... 욕심부리지 않을려고 하지만 자꾸 욕심이 생기는걸 어케하나...?
웃어본다. 하지만 저 웃음은 별로 부자연 스러운듯... 뭤 때문일까...?
08:25분
08:31분
헉헉~! 하면서 오르는데 이 남자...!
이 아저씨는 출발할 때 장터목으로 오름하신분... 여기서 만나다니... 넘 반가워 한참을 얘기하고는 기념사진... 음정으로 가신다고... 블로그~ 잔디라고 말씀 하신다.
접사는 영 아니다...
무얼 만세~♪ 하는가...?
09:02분 "연하봉이다." 지리산 10경 중 하나 "연하선경" 장엄하도다...
오늘 지리산 10경 중 세석,연하,천왕이를 경험한다.
저 아름다움... 저 자태... 30분만 더 기다렸다면 구름이가 벗어졌을 터인데...
09:12분 1721m짜리 작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봉우리
들어오는 빛이 하도 예뻐서...
자연과 생명...
하늘이 열리는듯...
09:27분 장터목에 당도한다. 몇 사람만 보인다. "대피소의 꽃" 장터목인데... 평일이라서 역시 적다.
구름으로 덮여있던 지리가 연하봉을 통과하는 순간에 이렇게 구름이 벗어지고 내가 좋아하는 반야를 조망할 수 있어서 넘 기쁘당...
담고 또 담고...
1808m짜리 제석으로 오름한다.
그러면서 한번 더 담아보고...
삼신봉과 구름에 가려진 백운산
지리를 찾는 진사님들이 이 모습을 담을려 애쓴다. 난 잘 안되고...
어색하다.
반야...
저 줄기... 반야...
09:55분 이번엔 자연스럽게 웃을려 했는데 아직은 좀 부족하다...
외삼신봉-삼신봉-내삼신봉-백운산
얼마남지 않았구나...!
삼신봉을 다시 담아본다.
10:15분 통천문만 통과하면...
아름답게 열린다.
제석봉에서 바라볼 때 보다 더욱 선명하구나... 자연아~! 고맙다~! 무거운 맘 이렇게 달래주는 구나~!
10:29분 언젠가 시간되면 칠선계곡의 물에 내 손을 담그고 꼭~! 그 길을 걸음 해보고 싶땅...
근데 토,일은 제외....ㅎㅎㅎ 2027년까지...
중국사람 8명이서 칠선계곡 내림 계단을 보수하느라 텐트에서 야영하면서 열심으로 일하고 계신모습...
정상석이 보인다.
저 내림 능선 하나를 두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게 늘어진 칠선계곡이 흐른다. 한신계곡 백무동과 칠선계곡 마천...
중산리
10:35분 평일이라서 이렇게 여유로이 담아볼 수 있었고...
멀리 남덕유와 가야산도 보이는데 오늘은 아니보이고...지난 겨울 규리랑 올라왔을 때 손 흔들어 주시던 로즈님 생각이 난다.
로즈님께선 남덕유에 안계시지만 기분 좋은 마음에 한번 흔들어 본다. 아주 편안히...
어린 대학생이 한참 동안... 멋진 조망에 흥분하고 있길래 나도 한장 부탁하고...
그 기상을 우리 가족에게 나눠 주리다...
10:53분 쉼없이 내림한다.
10:55분 종주하신다는 산님... 감기가 심해서 무지 힘든 상태라 하신다... 조심하셔야...
오늘은 이상하게 접사가 더욱 안된다. 집중력 부족일까...? 내 맘을 흩으러 놓는게 무엇일까...?
11:12분 개선문 중산리까지는 4.8km 남은 지점...
다시 접사를 시도해 보고...
11:50분 경내를 드갈까...? 안~~드갈까...? 하다가 드~가 본다.
11:58분 물 온도 8℃로서 아주 시원한 참샘... 믿거나 말거나...
12:00
법계사 아지트... 철모...
미니 삼각대로 한장 담아보고 순두류로 행보한다.
천왕봉에서 날 찍어준 대학생은 법계사에서 먼저 내려갔는데... 잘 가고 있는지...?
등산화 밑창이 둘 다 벌어져 엄청 힘들어 하기에 내 등산화 스페어 끈 2개로 묶어 줬는데 고마움을 알련징...ㅎㅎㅎ
순두류에서 만나겠징...?
역슁 안돼넹...
12:21분 법계사를 0.7km 내려왔으며 순두류 2.1km 남은 지점
참으로 걷기 편한 산죽길... 내 다리는 여기서 좀 쉼한다. 앉아서가 아니공... 걸음하면서 말이다.
12:43분 개구쟁이...?
12:55분 한시간을 열심히 걸음하니 순두류 자연학습장에 당도하고 셔틀을 기다린다.
저쪽 한켠에 대학생 두명이 기다리고 있다. 날 보더니... "아저씨~! 고마워요~!" 라고 말하니 표현은 못하지만 속으론 기분 짱~
법계사입구라고 쓰여 있으며 이곳으로 오름하는 연인사이의 산님들이 꽤 많다...ㅎㅎㅎ
13:15분 이렇게 하산 완료하고...
여기서 씻고 막걸리 한사발을 단숨에 들이킨다.
사실 조금 남겼다.
알~딸~딸~
15분을 걸어 내려가
14:50분 진주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중산리-진주-순천-여수
세번의 버스를 갈아타며 18:50분에 여수에 도착한다.
나는 오늘 거침없이 외로운 행보를 했다.
언제나 느끼지만
오를 때마다
헉~!
"거친호흡"
힘든건 마찬가지
하지만
두고 온 그것이 있기에 또 오르련다.
늘~ 그렇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려 애쓴다.
한톨의 침이라도...
하지만
발자국은 남을 수 밖에...
세상 가장 밝은 모습으로 행복한 삶을 실천하기 위하여
나누고 배려하자.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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