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운각 내림 길 어느 암릉에서...
비가 온다기에 포기 할려 했었는데...
사진 찍는다고...
느릿느릿...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을 알면서도 난 사진낄 들이대면 시간을 조절할 수 없다.
발걸음은 갈수록 바빠질텐데...
소청에서 회운각 내림 계단은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길이었다.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선수님이 가을에 멋지다기에 가을엔 소공원-공룡-회운각 천불동으로 하산하리라...
형광등 모드로도 담아보고 체도를 많이 줘 보기도 하고 콘트라스를 더 주면서 멋진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을 판다.
회운각이 내려다 보이는 어느 암릉인데 이름은 모르고...
앞에 고목이가 날 유혹하길래 여기서도 한참을 지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한다.
그저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우리가 잘 지켜야 한다고...
회운각을 뒤로하고 신선대라는 곳에서 다시 내 발걸음을 드리우고 시간 가는줄 모른다.
얼마나 와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가...?
공룡이는 날 기다렸다는 듯이 내 기대감에 맞춰주어 너무나 감사한 순간이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까지 왔는데...
신선대에서 진사님들 세분이서 열심히 눌러 대신다. (얼마전 상록님이 이자리에서 범봉을 담으셨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여자분 한명도 포함해서...
진사님들은 사진을 담기 위해 1~3일을 기다린다 하셨다.
자기네들끼리 구름이 어쩌고 저쩌고...
나더러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길래 "여수에서 왔지라~우" 하니 놀라 자빠진다.
도대체 뭘 하시는 분들이기에...
인생을 살만치 살아온 사람들...
자연을 통하여 우리네 인생을 담으시는 분들일까...?
고귀한 인생을...
몇 분을 놀았을까?
가야할 길이 아직도 무지 많이 남았거늘~ 난 가기 싫어진다.
여기서 한숨 잤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연신 거듭한다.
한계령에서 귀떼기청봉 삼거리까지 올라오면서 얼마나 졸립던지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오지만 나의 정해진 시간을 걍~ 무시할 수 는 없는 노릇...
아무리 힘들어도 치쳐 쓰러질듯 가슴이 터지는 한이 있다 할지라도 지금 이순간은 난 걸어야했다.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기에...
이렇게 편안했으면...
저것이 귀데기청봉이라고 하더라...
피터팬님 방에서...
대청봉이 아슬아슬...
이렇게 많이 걸었구나. 대견하구나 풍경소리...
이렇게 홀로 독백을 하면서 내자신을 위로하며 걷고 또 걸었다.
설마하였다.
저길 넘어야 한다는것이...
너무나 아름다운 절경에 취했던지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돌고 돌아서
저 능선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설악의 자연이 아름답지 않았더라면 난 오늘 공룡이를 포기 했을까...?
설마 저 능선이라는걸 몰랐다.
울산바위라는데... 언젠가는...
사고가 났을까?
한참을 두두두~~~
그저 아무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이렇게 넘어왔는데...
대청이는 가려지고...
산 아래도 서서히 구름으로 가려지고... 나의 갈길은 먼데...
화채봉이 저 멀리로 그려지며...
대청봉-중청봉-신선대-범봉-1275봉-나한봉을 걸어왔는데...
마등령을 넘어 비선대로 내려가는데...
이 능선을 설악이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험하고 거센 덩어리...
화채능선도 욕심이 생긴다.
비선대 도착 10분 전에 천둥소리가 설악의 암릉 사이사이를 가르며 내 귓가에 전해진다.
무서운 소리...
굉음을 듣는 순간 홀로 내림하는 난 고양이를 만난 생쥐마냥 움츠러든다.
바쁜 발걸음은 비선대에 18시 20분에 도착하게 만들었다.
산길에서 만난 야생화
바람꽃을 제외한 모든 야생화는 한계령-끝청 사잇길에서 만났다.
바람꽃은 대청과 공룡능선에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물레나물
둥근이질풀 산쥐손이...?
?
나리꽃 말나리...?
?
여로
?
며느리밥풀꽃
동자꽃
참조팝...?
?
돌양지꽃
산오이풀
바람꽃
나누며... 배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