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목의 몽돌
2011.9.13(화)
추석은 금세 저만치...
어젯밤 보름달을 봤으니 기분은 좋다.
소원도 빌고...
하루가 지나고 추석 다음날...
지난 돌산도 종주 때 무술목을 가보고 지금까지 가보지 못해 맘먹고 무술목으로 달려나간다.
날씨가 좋았기에 지리산을 갈려다가 어제 처가에서 한잔 한 탓인지 몸이 좀 피곤하여 가차운 돌산을 가기로 결정짓고 새벽잠을 깬 것이다.
새벽에 일출을 담아볼 생각으로...ㅎㅎ
하지만...
우리 동네 여천과 여수 시내는 새벽 하늘이 너무나 찬란하였는데 불과 30분 거리인 돌산대교 지나 무술목인데...
안개 자욱한 무술목...
자연이란 역시 위대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새벽을 맞이한다.
일출이는 아침 06시 15분에 떠오르니 05시 50분에 도착한다.
추석 다음 날인지라 삘~건 날이어선지 진사님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한 열 댓분 계셨다.
내가 가장 늦게 도착한 것이다.
다들 최상의 무기를 펴놓고 조준에 열심이셨다.
어떻게 찍는 것인지 감히 물어 볼 엄두가 나질 않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왔으니 일단은 몇방 날려본다.
하지만 나에겐 버거움...
사진은 아직~ 아니 앞으로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하였고...
자욱한 안개가 몽돌을 쓸고 순식간에 흘러 나간다.
순간 포착으로 담아본다.
일출이가 얼굴을 보일 시간이 되었다.
진사님들이 아우성이다.
왜~? 아직이냐고...
왜~? 안개로 감추고 있냐고...
자연이란 다 그런것이거늘 오늘도 아쉬움 남기고 자연 앞에 무릎꿇고...
저기 앞 형제섬 사이에서 피어 올라야...
지금은 계절상 형제섬 정 중앙은 아니란다.
기다리라는 계시인가...
또 오라는 메세지인가...
날은 이미 새버려서 장노출도 안돼서리 파도가 시원찮다.
30분만 더 일찍 왔으면 파도라도 하얗게 담았을 것인딩...ㅋㅋ
잔잔하던 얇은 파도가 내게로 밀려드는 걸 보니 이제 기다리지 말고 뒷걸음질 하란다.
때론 성난 몸부림으로...
이 시커먼스헌 몽돌을 찍으려고 왔던가~?
저 해무가 너무나 짙어 끝내 일출이는 얼굴을 보이질 않았지만 담이란 기약이 있기에 돌아선다.
그땐 형제섬 뒤로 남해 응봉산과 설흘산 그리고 금산을 함께 담아 볼 수 있겠지...
나누며... 배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