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智 異 山

청학연못(도장골-시루봉-청학연못-촛대봉)

풍님 2011. 10. 5. 19:30

 

지리로 빨려들다.              

 

1.날짜:2011.10.2(일)

2.날씨:거림에서 출발에는 흐렸으나 도장골 지나 시루봉에서 부터는 차츰 맑아짐

3.걸음구간:거림-도장골-와룡폭포-시루봉-청학연못-촛대봉-연하봉-일출봉 능선-와룡폭포-도장골-거림

4.걸음거리 및 시간:약 17km 13시간

5.산행동무:돌팍님

 

망설였다.

황금같은 휴일이 겹친 10월의 첫날 나는 경상도를 가느냐? 지리에 머물러 있는냐? 를 고민했었다.

사람인지라 바다는 자주 접했었기에 황금 물결과 시골의 풍경에 내 눈의 호강함과 한번도 걸어보지 않은 둘레길에 손을 들었으며 오늘은 다시 지리에 빨려 들어선다.

지리산을 아주 많이 다니시고 아주 많이 알고 계시는 돌팍님과 오랜만에 시간이 맞아 항꾸네 한바리 하지고 약속을 한다.

새벽을 가른다.

어제는 지리산이 보이는 남원 매동으로 갔었는데 오늘은 어제 둘레길에서 바라 보았던 지리 촛대봉으로...

여수 03시 40분 출발 한 후 돌팍님이 직접 운전하시는 아주 편안한 자가용으로다가 오리지날 국도를 이용하여 05시 10분에 거림에 도착한다.

돌팍님은 칠흙같은 새벽길을 징말징말로 잘 알더라...

하동을 지나면서 삼신봉 터널을 통과하기까지 단 한대의 차량을 만나지 못했는데 우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뒷자리에 허연 옷을 입고 입가에 피를 흘리는 귀신이 앉아있는게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

언젠가 돌팍님이 혼자 이 길을 지날적에 그런 생각을 떨칠 수 가 없어 엄청 무서워 했었다는 것이다.

천하에 돌팍님도 캄캄할 땐 겁이 많이 있다는 말에 나보다 겁이 많다고 얼마나 웃었던지.

 

올 여름 엄청나게 쏟아부었던 비에 처참하게 변해버린 지리 모든 계곡이 수난을 격었다.

도장골 역시 그러하겠지만 경험하고 싶었으며 추색으로 변해가는 지리 능선을 보고 싶어서 걷는다.

 

 

 

07시 05분

거림 05시 45분 요이땅~ 해서 길상사를 거쳐 이영희 아지트(06시 32분)를 지나 이 지점 07시 05분에 도착한다.

물 웅덩이에서 사진 놀이 하면서 가을 색감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노닐며 시간을 소비한다.

우린 항시 사진 때문에 초반전의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편인데 오늘도 역시나 그렇겠구나~라고 함께 입을 모은다.

 

 

 

웅덩이 상단

 

 

 

07시 12분 계속 머물 수 없는 노릇 출발이닷~

 

 

 

07시 19분

여길 올라오면서 돌탑이 보이길래 이 깊고 깊은 도장골에 무이파가 지난 후에도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 돌탑은 아래서 봤을땐 등산객의 흔적일 뿐이었으며 돌탑 밑에 이런 흔적이 있지 않겠는가?

다녀간지 불과 하루 이틀전...

어떤분인지 가심이 찡~ 했다...

 

 

 

도장골을 오르는 동안에 무이파의 흔적은 대단했다.

한 백년 이상을 살아야 이정도 덩치가 되는 나무들의 뽑힌 흔적을 여러번 봤던 것이다.

길은 아예 보이질 않았으며 이렇게 계곡을 가로 질러 올라가는게 훨 유리하단 판단을 했었다.

매미와 루사가 몰아 닥쳤어도 거림마을의 튼튼한 철다리는 무너지지 않았었는데 이번 무이파로 힘없이 무너진 흔적을 보고 올라왔는데...

 

 

 

07시 26분

고도를 중간쯤 높이니 외삼신봉이 조망된다.

 

 

 

천연 자연탕이 수 없이 우리를 유혹하였다.

여름이라면 홀라당 벗어버리고 풍~덩하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갖는다.

아무도 보는이 없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07시 46분

사진에 대단한 열정이 있으신 돌팍님... 사진을 저리 찍으시고도 나에게 단 한번도 뒤쳐지지 않으신다.

저리 많이 담으시는데 올리는 사진 갯수는 불과 30장 미만이니...  다 어디다 버렸쓔~?

 

 

 

07시 50분

비가 온지 꽤 오래 되었는데 수량이 제법 많은 상태였으며 와룡폭포에 올라서도 수량이 이렇게 많기만을 바랬던 순간이었다.

 

 

 

 

 

 

 

고도를 조금더 높이며... 길게 호흡도 해보며...

쉬어가며 내 다리의 도가니도 식혀간다.

 

 

 

고도가 높아지니 나뭇잎이 좀 삘것게 변한게 확인된다.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순식간에 붉어지는 나뭇잎... 자연은 참으로 알 수 없는...

 

 

08시 04분

가도 가도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을매나 더 올라야 하늘이 보이며 능선이 보일련지 알 수 없다.

그저 도장골로 스며들며 고도를 높일뿐...

깊숙히 깊숙히 덜어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 도장골...

칠선계곡이 최후의 처녀림이라 말하지만 사실 지리는 모든 계곡이 다 그렇다.

 

 

 

08시 09분

이 높이는 내 키의 2배

 

 

 

08시 23분

 

 

 

08시 29분

2간 44분만에 와룡폭포에 도착한다.

돌팍님왈:2시간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라며 중얼거리신다.

당연히 이 풍경소리와 항꾸네 오셨으니 시간이 걸릴 수 박에...히히히...

 

 

 

 

 

 

 

만세 3창

 

 

 

날으시는 돌팍님

 

 

 

와룡폭포는 실제로 엄청 높다.

한 20m쯤

 

 

 

D7000으로 증명... 

돌팍님의 D700이와 24-75렌즈 무게는 장난이 아니었다.

저걸 메고 댕기시는 돌팍님은 로보캅...

여기서 먹었던 막걸리 한병 죽이더라... 신선이 따로 읍던 생각...

 

 

 

09시 10분

와룡폭포 상단

30분을 놀아버리고 무건 발걸음을 움직인다.

 

 

 

09시 34분

와룡폭포에서 한 20분 올라서니 시그널이 많이 보였던 곳

이 지점은 일출봉능선과 연하봉으로 빨려 들어가는 갈림길이어서 눈에 익혀둔다.

 

 

 

10시 38분

와룡폭포를 떠나 한시간을 엄청나게 빡센 고도를 높였다.

시루봉 도착 전의 첫 조망터에 당도한다.

도장골을 오를때 살짝 보였던 삼신봉 능선이다.

멋지더라...

저 능선 뒤엔 청학동이 있으며 새벽에 저 삼신봉터널을 통과하여 거림으로 왔었던 생각이 스친다.

이곳은 걍 지나칠 수 없다며 나에게 설명을 해주시는 돌팍님~ 어찌하야 이런곳을 여러번 와 볼 수 있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ㅋㅎㅎ

 

 

 

중산리도 내려다 보인다.

광양과 남해로 이어지는 바다도 확실히 조망된다.

지리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볼 만큼의 이런 날씨는 첨인 것 같았다.

사실 와룡폭포에서 여기까지는 70도 각도로 올라와야한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순간이었다.

 

 

 

바다 건너 여수와 광양 그리고 남해가 한눈에...  사진의 정 중앙 가장 멀리로 히미하게 보이는 산이 여수 영취산이다.

 

 

 

10시 47분

천왕봉과 고도가 비슷하자 거의 다 올라온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 멀었더라.

 

 

 

시루봉에 올라선다.

돌팍님

 

 

 

11시 13분  

시루봉에서 바라본 촛대봉

청학 포인트는 아무리 봐도 눈으론 확이 불가능하며 점심 포인트로 올라가다보면 여러갈래의 길이 있는데 청학이라고 표시된 방향으로만 내려가면 된다.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점심 포인트에서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소요시간 30~40분

촛대봉에서는 약 한시간이 소요된다.(비탐방 구간이 아닐 정도로 길이 아주 선명하였다.)

 

 

 

멋진 풍경에 반하고 또, 반하여 연신 눌러댄다.

 

 

 

 

 

 

 

 

 

 

 

여수도 보이고 광양 백운산과 눈앞에 펼쳐지는 삼신봉 능선

 

 

 

11시 24분

거슬러 올라왔던 시루봉

 

 

 

11시 41분

그리웠던 반야 그리고 점점더 가을 속으로 깊숙히 빨려 들어가는 영신봉

 

 

 

11시 44분

그리웠던 청학

나의 카메라는 아무런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연못에 돌 하나 던지지 않았으며 발자국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순수히 사진만 담아왔다.

 

 

 

 

 

 

 

비경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돌팍님을 찾아보세요?

 

 

 

내모습 뽑내기  리사이징 1500 ㅎㅋㅎ 

 

 

 

 

 

 

 

이제 앞으로 다가올 단풍이다.

참으로 아룸다웠다.

설악산도 가야하고...  단풍이 물들면 모든 산을 다 가야하는데...  지리산도 다시 와야하고...  시간이 문제로다...

이렇게 자연의 변화만을 느기면서 세상을 살아가고픈 착각에 빠져보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런 착각은 오래가지 말아야한다.

가족과 식량 구하기가 우선이닷~히히~

 

 

 

12시 31분

청학을 보고 올라와 느긋하게 주변을 돌아본다.

 

 

 

12시 39분

태양이 우리 머리 위를 지날무렵 빛의 굴절도 달라져 흐릇하던 천왕이도 맑아졌다.

 

 

 

올라왔던 시루봉

 

 

 

우리의 즘심상이닷~!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던 돌팍님은 많이도 가져오셨더라.

골았던 배는 순식간에 채워지며 여수막걸리에 거하게 취하고 우리가 올라온 산 얘기 속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시간 가차이를 음과 먹거리로 에너지 보충하고 서서히 움직여본다.

 

 

 

13시 35분

중산리와 양수발전소

 

 

 

청학으로 내려서는 대단한 여인

겹겹이 펼쳐진 저 산줄기... 

오늘은 반야를 볼 수 있어서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다.

불무장등과 왕시루봉을 가야허고 통곡봉을 올라보고 싶은데 언제 이루어질지 아~

 

 

 

그리고 남자

알고보니 여수에 오신 산객이더라...

 

 

 

 

 

 

 

그렇게 이뻤던 구절초도 서서히 그 빛을 바래가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내년을 기약하는 듯 싶다.

 

 

 

중산리골 청래골 도장골이 내려다 보인다.

99개의 골짜기를 이룬다는 지리산... 정말 그리도 많은 골짜기가 이루어져 있을까?

 

 

 

세석평전과 지리 주능선

 

 

 

13시 45분

촛대봉 턱밑

 

 

 

0단이 있을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우리 예상과는 완전히 빗나간 0단

촛대봉을 감시 할 수 없었던 까닭은 많은 산객들로 몰려드는 세석대피소에서 할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ㅋㅎ

개방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보호는 ㄱ소리이며 0단들의 손과 발이 못미쳐 관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자연을 훼손한다 했는가?

결국 자기들의 생각인 것이다.

 

 

 

13시 58분

촛대봉에 올라서다.  사랑한다.  지리산을...

불과 얼마전 저기 세석에서 행복을 느꼈었던 기억이 내 가심을 요동케 한다.

산여인님,소울님,샷마스타님,펭귄님,이선수님을 떠올리며 짧은시간 즘심을 함께 했던 흔적을 더듬는다.

기뻤노라고...  진짜로...

 

 

 

촛대봉에서 잠시

 

 

 

14시 21분

촛대봉을 뒤로하고 연하봉으로

 

 

 

14시 25분

순광으로 비치는 하늘색이 더없이 좋아보인다.

연하선경이 기다리니 가심이 콩당거린다.

 

 

 

14시 47분

연하 턱밑 조망터에서 촛대봉으로

 

 

 

14시 47분

머리 위에 있던 태양 빛이 서서히 역광으로 변하는 지리 주능선

 

 

 

14시 49분

내 좋아하는 연하봉이다.

순광이 비치니 아름다운 색감을 나타낸다.

지리산은 오늘 엄청난 인파를 등에 업었었다.

무너지니 않을만큼만...

 

 

 

지난번 지리 능선종주 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연하선경

가을이 기다림 없이 저멀리 달아날 것 같은 예감이다.

 

 

 

늘~ 앞장서서 갈길을 알려주시는 돌팍님...

난 항상 뒤에서 모델료 없는 천연 모델 돌팍님을 이용한다.ㅎㅋㅎ

 

 

 

연하봉에서 일출봉능선으로 떨어져야할 길... 갈 수 있을련지... 

 

 

 

연하봉 바로 전에서 바라본 일출봉능선 

 

 

 

연하봉을 지나며...

 

 

 

15시 06분

작은 연하선경

천왕봉을 갈라혔는디...

천왕봉을 올라보고 통신골로 내림할라 혔는디... 

갈 곳이 너무나 많아지는 욕심쟁이 풍경소리 

산 욕심은 언제까지 이어질련지...

 

 

 

15시 08분

저길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일출봉능선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도장골로 내림할 계획이다.

 

 

 

Support 라도 받쳐주고 싶단 생각...

 

 

 

15시 22분

일출봉 능선에서 지나온 연하봉을...

금줄 앞에서 한참 머뭇거리다가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는 틈을 노리는데 엄청난 인파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기에 걍 넘어 여기에 선다.

이제 역광으로 반야도 보여주질 아니하니 서서히 내림길만 남았도다.

 

 

 

이 사진으로 보이지 않지만 장터목-제석봉 구간에 사람들이 인간 띠를 이루고 있었다.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 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라고 했었다.

 

 

 

 

 

 

 

 

 

 

 

15시 29분

일출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라 했는데...

벌써 여러팀의 산객들은 이미 비박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혹에 빠지고 싶었지만 걍~

 

 

 

 

 

 

 

15시 39분

언젠가는 저 구상나무의 고사목도 쓰러지겠지?

통신골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이렇게 가까이 있다니...

천왕이야 안뇽~

이 사진을 끝으로 산그리메는 더이상 볼 수 없었으며 사진기도 넣어버린채 2시간 가까이를 힘차게 내림한다.

 

 

 

17시 19분

그리고 다시 와룡폭포로 떨어진다.

때로는 계곡으로... 때로는 계곡 옆에 아주 선명하게 나있는 등산로를 이용하여 행여나 어두워질까봐 열심히 걷는다.

험하고 거친 도장골을 내림하여 거림 길상사까지 이어지고 도착 18시 30분

 

산행 끝~

 

 

나는 오늘도 산을 찾았다.

가을이면 산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산을 찾아 나서는 계절이다.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산행 방법이 다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람들 모두가 다 결국 산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좋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오르는 사람들...

그저 산이 좋은 사람들...

산길을 걷고 싶어하는 사람들...

산 능선에 올라서서 히열을 느끼는 사람들...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산동무가 있어 걍~올라오는 사람들...

어떨결에 따라온 사람들...

나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생각을 다 경험하면서 지금 이자리에 서 있지만 같은 것은 산 위에 함께 있다는 것이다.

 

올 가을 산행하면서 첨으로 손이 시려움을 경험한 날이었다.

 

 

나누며...   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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