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산
1.날짜:2011.11.17(목)
2.날씨:매우흐림(오후에 약한 비)
3.걸음구간:주차장-도림사-길상암터-형제봉-대장봉-배넘어재-동악산-도림사
4.걸음거리 및 시간:8.5km 6시간 18분
5.산행동무:진주님,풍경소리
휴가 4일째... 그리고 앞으로도 이틀을 더 쉬는데... 내가 미쳤지...
13일:조계산
14일:무등산
15일:구담-옥순-제비봉
16일:월출산
17일:동악산
생각했던 산행 계획대로 오늘도 간단한 봇짐을 챙겨가지고 느즈막히 동악산으로 향한다.
구담-옥순-제비봉을 함께 걸음했던 진주님과 약속도 했던 터라 아니갈 수도 없는 일...
평일이라 규리랑 귤맘이랑 어찌할 수도 없는 일...
그저 나 역시 어떤분처럼 왕따의 길로 접어든게 분명하였다.
할일은 많은데 아니 당장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맘 한구석을 비우기 위해선 역시 산에가야 후련하였다.
관광단지에서 출발할려다가 시간상 어중간하기도 했지만 하산하는 아스팔트를 걸어내릴려면 힘들 것 같아서 도림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간다.
산악회에서는 대부분 관광단지에서 출발하여 형제2봉을 경유해서 오름한다.
도림사 돌담길이 이쁜데 단풍은 없지만 나름 괘안타...
10시 42분
10시 45분
도림사 경내 패슈...
동악산은 여름에 많이 찾는 산이다.
수풀이 울창하여 산행하는 내내 전 등산로에서 아주 션한 느낌을 받는다.
10시 51분
계곡물의 수량이 생각보다 훨~많이 있는 것으로 봐선 최근에 내렸던 비를 서서히 토해내는 것 같았다.
이 계곡들 사이사이에서 옹기종기 도란도란 즘심을 먹거나 알탕을하면 아주 죽이는뎅~ ^(^
물고임에서
유일하게 반영되는 애를 담아보고...
수천년 아니 수만년이 지났을까?
작은 물줄기에 패인 바위가 신기하고 떨어진 낙엽들과도 어울림이 그럴싸...
손을 씻어보지만 아직 겨울을 재촉하지 않은 듯 차가움은 덜하고...
아주 한적하고 편안한 작은 숲길을 천천히... 살방으로 올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 잊고 살 수만 있다면...
이 숲길은 뜨거운 여름이라 할지라도 햇볕이 완전하게 차단되어 햇빛에 살이 그을려지지 않을 정도이다.
어떤 구간은 수풀이 너무나 울창하여 혼자 산행할 땐 으시시... 좀 무섭기도하다.
여름에 왔을 때 그런 느낌...
11시 54분
12시 12분
공룡능선과 동악산 정상
여기에 올라서니 아직 가을이 남아있는 듯
설악산에도 공룡능선이 있지만 동악산에도 애기 공룡능선이 있다.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ㅋㅎㅎ
올라왔던 골짜기를...
12시 29분
우린 이제 올라가는데 벌써 내려가시면...
비가 올라하니 형제봉만 찍고 내려가신단다.
비는 오후에 온다 했으니 괜찮다고 말하니 장비가 없다하시며...
12시 41분
두번째 계단
동악산능선을 바라보기... 은제 간디야...
왼쪽 푹~꺼진곳이 배넘이고개
12시 44분
조금더 올라오니 공룡능선도 아래로...
까마귀가 유독 많이 보이는데 날씨 탓인지...? 아니면 이 시기엔 원래 많은 것인지...?
곡성군 조망
지리산 반야봉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며 주 능선도 다 조망된다.
아쉬움... 하늘만 좋았더라믄...
12시 46분
도림사에서 형제봉까지 올라오는 2시간 동안 3.2km를 올라왔다.
천천히 올라왔기에 다행이지만 이 길은 좀 힘이 든다 할 수 있다.
형제2봉과 도림사 입구의 관광단지:2.8km(도림사 입장권을 안낼려면 여기서부터...)
길상암:0.8km 도림사:2.4km (걸어온 길)
원효골:2.6km
동악산:2.2km=동악산 찍고 도림사:4.5km(가야할 길)
12시 53분
13시 03분
배는 꼬르륵...
쩌그 우게 바위에서 내려와
적당히 쉴만한 곳을 찾다가 헬기장에서 바람을 의지하며 즘심을 먹는다.
원효골2.2km 배넘어재:1.9km 동악산:4.2km 도림사:4.6km
이젠 배도 부르고
이렇게 생긴 길을 전세를 낸 듯 걷고 또, 걷는다.
보이는 봉우리가 형제봉
14시 15분
형제봉 우회로:1.2km 대장봉:0.4km 배넘어재:1.2km
정말 정말 편안하 길
오늘은 대부분 이렇게 편안한 길이지만 앞으로도 늘 이랬으면 하는 바램도...
인적없는 산길만 좋아하시는 어떤분이 생각납니다.
그분은 오로지 험하고 한적한 산길만 따라 댕기는데 자꾸자꾸 이런길만 다닌답니다.
왠지 오늘은 그분의 맘을 헤아릴 것 같은...
편안하여서 말입니다.
아
...산고파...
오늘도 어김없이 다 좋다.
이렇게 걸을 수 있어서...
14시 44분
배넘어재 도착
입면 약천리:3.5km
도림사:2.4km
동악산:2.0km 형제봉:2.2km
특이한 솔방울
크게 다칠뻔...
열 받아서 이걸 델꼬 온다.
톱이 있다면
2년 있으면 없어지겠지
15시 11분
동악산 능선의 왼쪽 약천리 마을
모르고 지나치는데 진주님이 알려주신다.
겨울이 코앞에 있는데 이 이끼는 생생하다.
그것도 등산로 한가운데 유일하게
계절을 무시하는지...?
원래 이 시기에 자생하는 애인지...?
아슬~아슬 구르면 3m 아래로 추락
가야할 동악산735m
15시 49분
15시 53분
동악산 정상
15시 55분
오늘도 나는 이렇게 걸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위안을 느끼며... 돌아보며...
이 능선으로...
15시 55분
비가 한방울씩...
히뿌연 구름으로 지리산도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
16시 13분
한장만 남기고 어서 내려가라고...
17시 30분
어둠이 내리기 전
내림하는 내내 숲속을 걸어서 다행히 옷은 젖지 않았고
오늘도 보약을 충분히 먹었다는 것에 대해 만족을...
살아 숨 쉰다는...
어질적
우표를 사서 혀로 풀칠을 해서 편지봉투에 붙였던 기억이 스칩니다.
혀가 풀이었던 시절 말입니다.
세월 많이 변했지요.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오래된 과거처럼 보이는 것들입니다.
어리적엔 나이를 빨리 먹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시대가 눈깝짝할 사이에 빨리 변한다는 것
먼훗날 우리는 그시절을 이렇게 회상할지도 모르지요
"그런 시절이 있었지" 라며...
지금도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먼 훗날에는
이메일이나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묻던 시절을 떠올리겠지요.
훗날에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요즘은 금세 옛날이 되는 것들이 참 많은 듯합니다.
지금도 옛날일까요?
지금에 충실해야 겠습니다.
행복해하며 말입니다.
나누며... 배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