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반산행

작심 1년만에 실천한 황석-거망-금원-기백 종주

풍님 2012. 11. 22. 15:00

 

황석-거망-금원-기백 종주 

 

1.날짜:2012.11.20(화)

2.날씨:맑은 후 매우 흐림

3.걸음구간:유동(연촌)마을-황석산-거망산-수망령-금원산-기백산-용추계곡 입구

4.걸음거리 및 시간:약 27km  12시간 50분

5.산행동무:내보따리

 

 

걸어보고픈 욕심과 욕망은 하늘을 찔렀는데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늘 사진으로만 대신했던 황-거-금-기 종주길...

거망을 제외하고 3개의 산정에는 다 올라가 봤으나 정작 이 산들을 삥~ 돌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 있어선 꿈으로만 남을 것인가?  아니면 욕심을 채울 것인가?

욕심이라는 것은 하늘을 찌르는 게 우리네 인간사...

이런 산길을 걷기엔 지금처럼 늦가을이 가장 좋은건 기정 사실이고...

탄알도 일발장전 되어있고 시간만 맞추면 당장이라도 당길 태세인데 혼자라보니 도무지 엄두가 나질않던차에 직장 보스께서 동참의 불씨를 당긴다.

그러나 결국 쉽게 성사되지는 않고 맘속은 이미 그 길을 걷고있던터라 여기서 포기하면 은제 실천할지 몰라 무섭지만 혼자 강행한다.

오늘도 변함읍씨 가족이 곤히 잠든 사이 한장의 쪽지를 남기며 현관문을 스르르 빠져 나간다.

시동을 걸어놓고 오늘도 무사히라는 간절함을 빌어보기 위해 하늘을 보니 별이 초롱초롱 한 게 어찌나 아름답던지...

여수 출발 02시 30분...

04시 50분쯤 도착할 것을 계산하고 한참 운전하는데 졸음이 환장하게 몰려온다.

허벅지도 찔러보지만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졸음에 항복하고 휴게소로 들어가 꿀맛 같은 잠을 잤는데 아뿔사~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버렸다.

연촌마을에 5시 40분에 도착하니 영하 3℃ 입김은 새하얗게 뿜어 나온다.

여기도 역시 새벽 하늘이 장관이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맘속으로 오늘 산행을 안전하게 해주이소~

별똥별도 떨어지고...

06시 스따또...

 

 

 

06시 05분

유동마을에서 좁은 마을길을 솔찬히 올라오니 연촌마을이다.

차 댈 수 있는 갓길이 없어 이 꼭두새복에 두곳을 쑤셔대는 바람에 곤히 잠든 개를 깨워버려 연촌마을에 개 짓는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개 짓는 소리땜시 두세곳이 불을 밝힌다.

엄청 미안하더만...ㅋㅎㅎ

땡감이 까치밥치곤 많이 남아있다.

 

 

 

 

06시 07분

표지목이 나무뿌리 사이에 절묘하게 설치되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도 저 사이로 어둠을 뚫고 흘러 들어간다.

얼마가지 못해 생리적인 현상도 느껴지고 홀로 걷는 산길은 여간 힘겨운게 아니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처자라도 만난다면 좋으련만... 등골이 오싹하다... ㅋㅎㅎ 

 

 

 

 

07시 10분

연촌에서 4km 올라야 황석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진데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멀리 동쪽하늘이 빨갛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빨리 올라가고 싶어도 각도가 장난이 아니기에 속력을 낼 수 없는 처지가 너무나 아쉽게 몰려온다.

거친호흡을 무지장 쏟아 내며 황석이의 중턱에서 해를 맞이한다.

시작 시간이 1시간 가량 늦어서 잡목들 사이로 해를 맞이할까봐 맴이 거시기 했지만 다행히 조망을 그런대로 괜잖은 곳에서 맞이한다.

규리가족의 행복을 위해 빌어본다.

 

 

 

 

07시 13분

 

 

 

 

그저 이 하늘 아래 숨쉬고 있는 걸 감사할 따름이다.

 

 

 

 

07시 29분 

멀리 가야산

아침 햇살이 너무도 강하게 파고든다.

에너지 팍~! 팍~!

 

 

 

 

08시 08분

맞은편 기백-금원의 장쾌한 등줄기가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에게 어서오라 손짓한다.

 

 

 

 

08시 15분

이제사 이곳에 섰는데 이선수님께서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 하신다.

한참 거망을 달리고 계실 거라고...  이크...  맘은 바빠진다.

아~! 지리는 구름이가...

40분만 일찍 올라왔더라면 조망 좋은 곳에서 해를 맞이했을 것이지만...  욕심이 지나친 나~

아마 그리했더라면 하얀 소복을 입은 처자를 만나 기절했을 것이다.

좀 늦은 이유가 계곡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아 올라오는 바람에 30분을 까먹은 샘이다.

 

 

 

 

첫번째 조망처에서 올라온 능선을 내려다보며... (왼쪽으로 떨어지는 능선)

일출을 맞이한 동쪽 저편에 지난날 걸었던 가야산이 조망된다.

 

 

 

 

구름이가 삼푸를 할려다가 내가 올라서자 어서옵쑈~! 하며 순식간에 샴푸 끝내고 어여 찍으라고 자세 잡고 기다린다.

 

 

 

 

광양 백운산에서 보면 이리 멋지게 펼쳐진 지리 주능을 볼 수 있는데 반대편 황석에서 방향만 다른 똑 같은 지리 주능을 멋지게 감상한다.

12월 2일에 걸을 광양 백운산에선 지리 천왕이가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로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 게 아닌가 싶다.

 

 

 

 

08시 18분

수망령 사이로 덕유 무룡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금원-기백의 육중한 근육이 날 기다린다.

왼쪽 거망산에서는 하얀 구름이 무엇을 위한 준비인지 살포시 넘어온다.

 

 

 

 

08시 22분

아침 햇살이 어찌나 따사롭던지 막걸리 한모금 할라고 배낭 내려놓고 자세 이빠이 잡아본다.

30분만 먼저 출발했더라면의 아쉬움을 또...  

 

 

 

 

높이가 느낌으로 1000m쯤 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우리강산...  감사한 날이다.

지리 주능 앞에 펼쳐진 산은 괘관산이라고 한 것 같다.

 

 

 

 

08시 28분

황석산을 담는다.

갈길은 먼데...   이제 시작인데...   막걸리 한사발의 유혹땜시 느그작 느그작...

 

 

 

 

08시 46분

 

 

 

 

08시 50분

막걸리 한모금 마시니 에너자이저처럼 변해버려 20분만에 정상을 탈환한다.

코앞 북봉서부터 거망-월봉-남덕유-삿갓-무룡-중봉이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현재까지는 영하의 기온으로 저 앞 거망에는 필시 상고대가 피었을 것을 기대에 의심치 않는다.

 

 

 

 

이 산을 오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담아야하는 경관이다.

 

 

 

 

 

 

 

 

 

08시 52분

저리 멀리 돌고 돌아 걷는다기 보다는 그냥 여그서 저리 멋진 산능을 감상하며 막걸리 한병 더 비우고 하산해도 아쉬움이 없을 것 처럼 느낌이 너무 좋다.

용추계곡으로 차 몰고 가서 기백이로 올라갈까~? ㅋㅎㅎ

그 시간 쯤이면 역광을 받아 황석이와 지리 주능이 이쁘지 않을 것인데...

아침 햇살에 에너지 팍~팍 받는다.

 

 

 

 

09시

북봉이 코앞이다.

 

 

 

 

09시 07분

작은 돌탑에 우리가족 수만큼 쑤셔 넣고...

 

 

 

 

09시 35분

질퍽이는 산길이 아니다.

발바닥 아픈 산길이 아니다.

낙엽 밟는 소리가 흥얼 거리는 콧노래와 장단이 잘 맞는 느긋하고 포근한 길이다.

 

 

 

 

09 시 42분

가야산 쪽으로...

 

 

 

 

09시 56분

황석이가 멀어진다.

지리쪽은 높은 구름이 깔리기 시작한다.

예보상으로 오후에 구름이 몰려온다고 했는데 정확한 예보를 했으니 앞으로 구라청이라고 하지 않기로 했다.

하기사 년중 일기를 가장 쉽게 맞출 수 있는 가을에 안 맞으면 우야노~~ㅋㅎ

 

 

 

 

구름이 만들어지는 하늘이 이뻐서...

장자벌입구로 내려가는 첫번째 탈출로를 지나면 이곳에 도착한다.

이곳에 올라서니...

 

 

 

 

10시 16분

뒤를 돌아본다.

좀 높은 위치길래 거망산의 정상석이 있을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황석이를 오를때 거망쪽 산능선이에 보여졌던 그 구름이가 상고대를 만들어 놓았다.

올해 첨으로 눈이 아닌 상고대를 확인한다.

 

 

 

 

10시 18분

줄~줄~ 흐르는 땀도 식힐겸 모자까지 벗어 인증한다.

모자를 벗으니 너무나 좋다...ㅋㅎㅎ

 

 

 

 

오히려 거망산이 저 아래 내려다 보인다.

거망산 뒷편으로 월봉산도 지척이고 좌측 육십령에서 부터 시작되는 할미봉과 덕유산의 등줄기가 장관이다.

겨울철 설경이 끝내줄 것 같다.

 

 

 

 

육십령 좌측으로는 영취산 백운산의 대간 길이다.

 

 

 

 

구름이는 갈수록 짙어지지만 지리를 삼키지는 못한다.

 

 

 

 

10시 23분

괘관산과 지리 주능

일부는 녹아 내리고 일부는 바람에 떨어지고...

 

 

 

 

조타~

 

 

 

 

10시 29분

상고대를 보게될 줄이야...

힘들게 이 길을 걷는데 상고대라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기냥 다 조타~

 

 

 

 

10시 41분  

거망산이라고 한다.

첨 경험한다.

 

 

 

 

좀더 가차이서 한방더...

바람 의지되는 저 억새숲 사이에 돗자리 깔고 한숨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

솔직히 발걸음이 많이 느려지고 있는 순간이다.

이제 5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힘겨움은 더해간다.

거망만 찍고 하산할까~?

 

 

 

 

10시 45분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이 길을 걸어올 때까지 계속 해를 등지고 걷는다.

반면 기백에서부터 걸어야한다면 해를 마주보며 걷게 될 것이다.

 

 

 

 

남서쪽에서 구름은 시작되니 햇살은 없어도 북으로는 계속해서 하늘이 파랗다.

 

 

 

 

10시 46분

5시간만에 거망에 도착한다.

거망에는 첨이다.

사진을 찍지 않았더라면 4시간 15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았다.

막걸리 한모금으로 거친 호흡 가다듬으며 건조해진 목도 촉촉히 적신다.

 

 

 

 

11시   거망산 출발

 

 

 

 

덕유로 이어지는 백운산-영취산-깃대봉 대간줄기를 보니 저기를 지났던 불벗님들 생각이 난다.

 

 

 

 

11시 21분

황석에서 바라봤을 때 구름이 지나가며 만들어낸 거망의 등줄기는 이런 길이었다.

 

 

 

 

낙엽위로 살짝 내려앉은 백색가루는 낮은 기온 탓으로 발등에 열이 있는데도 녹지도 않았고 젖지도 않았다.

미끄러움도 전혀 없었고...

 

 

 

 

기백산에서 용추로 내려오는 계곡

거망산을 지나치는 위치를 걷는 동안 기백산과 정면으로 마주본다.

 

 

 

 

뒤를 돌아보고...

 

 

 

 

11시 39분

종주길을 걷는 거리의 반을 걸었고 시간상으로도 반을 걸었다.

갈수록 힘은 빠져나간다.

허벅지도 땡기고 장단지도 땡기고...

잠깐씩 쉬는 동안 스프레이 2번이나 뿌렸는데 한번 더 뿌리고서라도 달려야할 상황이다.

벌써 11시가 넘었는데 마주보이는 금원→기백이를 6시간 안에 올라서야하는 부담감이 몰려든다.

 

 

 

 

힘이야 들지만 이런 길이 너무 좋으니께 용서된다.

 

 

 

 

11시 45분

때론 츤츤히 걷지만 속력을 낼 수 있는 억새밭이나 평편한 낙엽길에서는 속보로 걷거나 마구마구 달려서 늦춰진 시간을 단축시킨다.

초원지대를 걷는 동안 너무도 좋았다.

 

 

 

 

그래도 처음 걷는 산길 걸으며 렌즈에 포착하고픈 맘은 아직 떠나질 않으니 호흡 소린 거칠어질 수 밖에...

 

 

 

 

12시 땡땡

황석이가 보이는지 다시 돌아본다.

치칠수록 뒤를 돌아보는 횟수가 늘어난다.

가야할 능선은 아직 멀었는데...

 

 

 

 

힘들지만 이리 또 만나면 아랫배에 힘주고 담는다.

쎅쎅~ 거리며..ㅎㅋㅋㅎ

이런 게 산길 걷는 즐거움이며 힘겨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12시 06분

황석산 이후 처음으로 계단을 만난다.

황석에서 거망의 등줄기는 아주 원만하게 이루어진 형태기 때문에 계단이 없었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3단계로 떨어져 내리는 적당히 가파른 나무 계단이다.

요즘 흔한 수입산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아니고 현지에서 조달된듯 한 껍질도 벗겨지지 않은 참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12시 09분   은신치

아하~! 여기가 거기구나~ㅎㅋ

지친 발걸음에 나무 계단을 내려서니 은신치에 도착한다.

솔직히 여기서 내려가 수망령으로 갈까? 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었다.

별 의미가 없을 듯...

우측은 은신암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12시 32분

은신치를 거슬러 올라가니 거망에서 그리도 멀게 보여지던 월봉산이 드디어 지척에 들어온다.

이제 살 것 같은 예감이다.

처음 걷는 산길에서 가도가도 끝이 없으니 환장하겠더만...

어떤 사람은 월봉산을 갔다가 빠꾸해서 5산 종주했다고 기록하기도 한다.

 

 

 

 

1시간 전에는 기백산과 나란히 하더니 이젠 금원산과 나란히 한다.

수망령에서 이어지는 시멘트 임도가 선명하게 보여지고 금원산과 기백산의 중앙에 수망령의 임도 끝지점도 보인다.

12월 2일 걸을 광양 백운산의 등줄기 보다는 멋지지 않지만 아주 비슷한 금원-기백의 등줄기...

 

 

 

 

12시 43분

저리 멀어진 황석산

안간힘을 써가며 솔찬히 멀리 달려왔다.

거망의 등줄기가 끝도없이 멀기도 멀지만 이리 내려다보니 대견스럽다.

거망산 등줄기를 거닐때는 속력을 낼 수 있는 포인트가 많으니 반듯이 그리해야 시간 안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 했던게 다행이었다.

 

 

 

 

12시 55분  

월봉산 삼거리 도착

꿈만 같다.

이제사 여기에 도착인지~? 벌써 여기에 도착인지~?

너무나 지쳤다.

힘이 없다.

거망의 등줄기를 걸으며 힘을 다 쏟았더니 더이상 걸을 기력이 없다.

거망에 이제 도착했다고 하자 귀신이 무서웠군요? 라시던 이선수님의 카톡이가 힘을 낼 수 있게 했었는데...

 

 

 

 

1.7km인데 저길 갔다가 다시 빠꾸한 사람들은 짐승들이여...

솔직히 월봉산에 올라서 가차운 남덕유를 바라보고 싶더만 꾹~! 참고...

이 이정목을 인증하지 않으면 종주를 했다고 할 수 없다...ㅋㅎㅎ

 

 

 

 

13시 15분   수망령

월봉산 3km 금원산 2.2km 라고 쓰여있다.

월봉산 삼거리에서 여기까지는 매우 가파른 길이었는데 낙엽 미끄럼을 타며 순조롭게 내려왔다.

수망령에는 엄청 넓은 시멘트 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저 쉼터에서 자유시간 1개에 막걸리 반병을 비우고 치고 올라갈 것을 다짐한다.

혼자 잘 논다.

 

 

 

 

금원산이 2.2km 이길래 별거 아니라며 용기를 냈지만 오름 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산죽과 어우러진 이쁜 계단도 있었는데 솔직히 이리 힘드는데 이쁜건 거짓말이고 앞으로 올라갈 일이 까마득하다.

 

그래도 힘낸다.

수망령을 통과하고 이선수님께 금원산만 찍고 하산하겠다고 보고한다.

솔직히 힘들어서...ㅋㅎㅎ

 

 

 

 

 

14시 34분 

나무 계단을 열대여섯개 정도 올라오니 이렇게 조망된다.

월봉산 삼거리에서 매우 가파르더니 금원산의 오름길은 역시나 장난이 아니었다.

힘들게 생겼지요?

 

 

 

 

덕유 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니 장관이다.

힘들어도 이런 맛에 산을 찾는다고...

 

 

 

 

14시 39분

금원산 0.6km 남았으며  수망령에서 1.9km 올라온 지점이다.

구름이 높아 지리 주능은 변함없이 보여주고...  날씨가 흐려지지 않았더라면...

2시간 전에는 거망에서 마주보고 있었는데 지금 여기서 황석과 거망을 바라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14시 56분   금원산 코밑

광양 백운산의 등줄기와 아주 흡사하다.

마지막 남은 기백이의 등줄기를 바라보며 저기 아래 쉼터에서 마지막 남은 막걸리 반병을 먹고 기운 차릴 것을 미리 상상해 본다.

 

 

 

 

 

15시    금원산 도착

금원산에 도착해서 이선수님께 드뎌 찍었다고 카톡 보내니 응원차 모이셨다는 피터팬님,솔맨님,산여인님이 보이는게 아닌가?

대낮에 일은 안하시고...  회사 좋다 좋아... ㅋㅎㅎ

이젠 힘들다기 보다는 응원에 힘입어 재미가 생기기 시작한다.

응원 카톡이 어찌나 반갑던지... 

 

 

 

 

15시 17분

 

 

 

 

15시 20분

금원산에서 0.25km 떨어진 동봉으로 현성산과 유한청폭포,휴양림으로 떨어지는 갈림길이 있다.

기백산 5km  유한청폭포 3.2km  휴양림 1코스 5.9km 라고 표시되어 있다.

 

 

 

 

15시 22분

기백산이 저리 가차운데 5km라고~?

달리자 달려~~

아침에 올랐던 황석이가 내려다 보인다.

대단한 걸음을 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하강한다.

 

 

 

 

15시 24분

마지막 남은 막걸리 반병,사과 1개,그리고 견과류 1봉지를 먹고 기운 차리고 기백으로 주달린다.

 

 

 

 

여기는 착한 계단

 

 

 

 

15시 48분

수망령 임도의 끝지점으로 쉼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수망령까지는 1.2km 이고 기백산까지는 2.4km 남아있다.

쉼터 의자에 올려놓고 용쓴다.

 

 

 

 

16시 21분

저무는 해는 흐릿하지만 기백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16시 50분   누룩덤 도착

이젠 다 끝났다.

어차피 하산길은 어둠을 뚫어야하니 여유를 부려본다.

 

 

 

누룩덤(책바위)

지렛대로 밀어버리면 떨어져 버릴 것 같은 바위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열심히 달였던 덕에 금원에서 기백까지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산길을 언제 찾을지는 모르지만 금원-기백이의 등줄기에 반하고 또 반한다.

지리 라인과 덕유 라인을 한눈에 바라다 볼 수 있기에 더욱 멋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누룩덤-금원산과 덕유 라인을 담아본다.

이젠 너희들도 작별할 시간... 

 

 

 

귤맘이랑 금원산 올랐을 적에 들머리로 시작했던 "현성산" (오른쪽 아래)

여름날 용추 계곡물이 느무느무 졸때 날자바서 현성산-금원산-기백산으로 한바리 할까?   그때 가봐야 알긋찌만...

 

 

 

 

17시 13분

해는 져서 어두운데 혼자 용~쓰고 있다는 게 재미난다.

바람도 일어나고 날은 갈수록 추워지는데 콧등이 빨게짐을 참아가며 해넘이를 보고 내려가자는 욕심이 생긴다.

어차피 암흑일테니...

 

 

 

 

17시 17분

빨갛고 동그란 해넘이는 아니지만 11시간만에 황-거-금-기에 도착한 내 발걸음에 감사하며 나날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것을 다짐해 본다.

 

 

 

 

 

 

 

 

17시 26분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용추계곡으로 하산한다.

용추계곡까지는 4km라고 적혀있는데 칠흑 같은 어두운 계곡에서 뭘 만날까 두려움이 앞선다.

나뭇가지에 남아있는 낙엽들이 바람에 스~스삭 거리고 낙엽 밟는 소리가 바스락 거릴 때마다 등골이 오삭함을 즐기며...ㅋㅎㅎ

칠흑 같은 어둠 사이로 용추계곡 입구에서 새어들어오는 불빛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ㅋㅎㅎ

발걸음아 나살려라~  1시간 30분만에 용추계곡 입구에 도착한다.

 

06시  연촌마을 스타트

08시 50분  황석산

10시 46분  거망산

12시 55분  큰목재

13시 15분  수망령

15시 00분  금원산

17시 00분  기백산

18시 50분  용추계곡 하산 완료

산행중에 먹은 식량:물 0.8리터,여수막걸리 2병,밥 1공기,사과 2개,자유시간 5개,켠과류 25g 2봉지

 

연촌마을에서 05시에 스타트 했더라면 황석-거망-큰목재 등줄기를 걸을 때 좀더 여유있게 즐기며 걸었을 것인데 거망의 등줄기가 무척 버거웠었다.

거망의 등줄기를 걸을 때는 속력을 낼 수 있는 포인트가 많으므로 쉬면서 소비한 시간이 있다라면 빨리 걸어서라도 시간을 맞춰야 했다.

널부러져 앉아 오래 쉬기 보다는 5분씩 잠깐씩 여러번 나눠 쉬면서 에너지 보충을 잘 해야 할 것 같았다.

힘은 들었지만 낙엽 밟는 소리와 초원지대를 걷는 느낌이 아주 좋았던 느낌이다.

수망령 쉼터에서 여유있게 20분정도 쉬고 발바닥도 식혀야 금원산 오름 계단에서 힘듬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망령에서 금원산의 오름 길은 길이가 짧은 계단들을 여러번 만나는데 금원산이 약 1km 남을 때까지 이어진다.

금원산에서 기백산까지는 돌이 없고 대체적으로 편안하고 단단한 산길이어서 느긋하고 힘겨움이 없었다.

기백산에서 용추계곡 하산길은 중간 지점부터 돌이 많아 밤길 내려 오는데 힘겨웠다.

일출은 황매산 방향에서 떠오르므로 기백산을 먼저 오를 경우 거망으로 이어질 때는 역광을 받을 것 같다.

산행중에 단 한사람도 만나질 못했다.

 

 

광양 백운산 종주도 힘차게 해야허는디...

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