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봉 767.6m 경남 하동
1.날짜:2013.4.24(목)
2.날씨:흐린 후 맑음
3.걸음구간:고서마을-서재마을-옥산재-분지봉-신촌재-구재봉-신촌재-먹점마을
4.걸음거리 및 머문시간:약 11km 6시간 30분
5.산행동무:혼자
빠쁜 핑게로다가 정상적인 산행을 하기 위하여 한달을 기다렸다.
산행을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도 아닌데 왜이리 산행을 하고 싶었는지 내 자신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썩은 고기라도 먹을라고 덤벼들며 침 질~질~ 흘리는 하이에나처럼 그동안의 체증을 가라앉히기라도 하듯이 설레임에 보따리를 꾸려본다.
23시에 퇴근해서 잠이라고 3시간남짓 잤을 것인데 04시에 맞춰놓은 알람소리는 아주 달콤한 소리로 들린다.
오늘은 거리도 길고 오래 걷고자 했으며 제대로 땀을 흘리고픈 굳은 맘을 먹고 막걸리도 챙기지 않고 비상 식량만으로 보따리를 가볍게 준비했다.
귤맘도 그동안의 체증을 씻어버리고 조심히 다녀오란 소리까지 해주니 몸이 더욱더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데 비는 이미 멈춘 상태여서 한시름 놓았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홀로 새벽을 가르며 별 하나 보이지 않은 하늘을 가끔씩 쳐다보며 맘속으로 열려라~ 열려라~를 외쳐본다.
고서마을에 도착하니 06시가 조금 넘었다.
06시 30분
고서마을회관 앞에 주차하고 서재마을까지 약 500m쯤 걸어서 올라가며 주변 풍경을 담아본다.
서재마을 풍경과 구름에 가려진 올라갈 분지봉을 담아본다.
비가 새벽에 개였기에 도로엔 물기가 촉촉하다.
서재마을을 경유해서 임도로 걸어올라가다 욘석을 담아본다.
06시 59분
서재마을 풍경을 내려다본다.
서재마을에서 부터 옥산재까지는 임도로 쭉 이어지는데 나는 임도로 오르지 않고 밤밭과 감나무밭을 치고 올라보기로 한다.
07시 15분
경사도가 심한 밤나무밭을 치고 오르다보니 밤나무 잎사귀가 물기에 젖어서 약간 미끄러운 상태였고 숨은 헐떡이고 장단지는 터질 듯 아파왔다.
07시 59분
신촌마을을 내려다본다.
옥산재를 거쳐 본격적으로 산행은 이어지고 찢어질듯한 가슴은 엄청난 고통으로 몰려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구재봉을 가장 쉽게 오를려면 신촌마을에서 시작하는게 현명하였다.
먹점마을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이용하여 차를 몰고 먹점삼거리(신촌재)까지 올라가 구재봉을 가찹게 산행해도 좋을 듯했다.
진달래는 이미 녹아내렸고 철쭉들이 예쁜 빛을 자아내고 있었다.
예상했던대로 하늘이 열리니 헐떡이던 숨은 이내 가라앉은듯 너무나 상쾌하였다.
과연 계속 열릴것인지 닫힐것인지...
08시 05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이리 훼손되다니...
산을 자주찾는 사람의 입장으로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타버린 소나무 사이로 멀리 섬진강의 S라인이 선명하게 보여진다.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되 자연을 훼손하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08시 27분
628m의 분지봉 턱밑에 도착한다.
하필이며 구름이 이만큼의 높이에서 끔틀거리다보니 조망이 한태기도 보이지 않는다.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여 구름이 얼른 승천하기를 바랄뿐이다.
바람아~! 거세게 불어서 이 구름을 어서 벗겨다오~
08시 32분
분지봉엔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는데 경방기간이 끝나서인지 감시 아저씨는 계시지않았다.
나말고는 이른 아침부터 산행하는 사람도 없으니 여기서 간식도 먹으며 철퍼덕 앉아서 여유도 부려본다.
이곳엔 커다란 철쭉나무가 있었는데 검지손톱만하게 꽃망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분지봉에서 구재봉 향하여 내림하기 시작한다.
매우 가파른 분지봉을 내려서며 때늦은 얼레지,분홍,노란,흰제비꽃을 수 없이 만날 수 있었으며 개별꽃과 현호색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나 엘레지는 밭을 이룰정도로 매우 많았었다.
08시 54분
먹점삼거리(신촌재) 도착
이곳은 먹점마을까지 약 2km이며 신촌마을(약 1km)로도 내려설 수 있는 임도 갈림길이며 자가용으로도 올라올 수 있는 지점이었다.
분지봉에서 약 500m를 매우 가파르게 내려섰더니 장단지와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왔다.
들머리에서 분지봉을 올라서기까지 오르고 내림을 5회 정도 실시했던 탓인듯했다.
10시 07분
구재봉 도착
아뭄것도 보이지 않으니 여기가 구재봉인줄 몰랐는데 알고보니 구재봉이었다.
먹점삼거리에서 구재봉을 치고 오르는 길도 코를 박을 정도로 심하게 가파랐으며 아파오던 장단지는 터질듯했었다.
오르며 쉬며를 서너번 되풀이하며 멋진 조망바위에도 올라섰으나 섬진강이나 맞은편의 백운산과 성제봉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구름이 걷히지 아니하고 바람도 불지 않으니 의욕과 어깨가 축~쳐지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흘리는 땀은 속옷까지 흠벅 적실 정도로 흘러내리니 습도가 많은 한여름날 산행처럼 느껴졌다.
열리지도 아니한데... 내 육신은 매우 지친 상태다.
암것도 보이지 않지만 인증은 확실히... 뭐한게 있다고 배도 고파오고...
여기서 보여지는 조망이 일품이어서 이걸 볼려고 올라섰는데 이리 가려지다니...
구재정에 올라가 널부러져서 간식을 먹을려고했지만 바람이 매우 거세게 불어닥치니 바람 피할 곳으로 자릴 옮긴다.
10시 17분
구재정을 뒤로하고 칠성봉 방향으로 키를 잡는다.
10시 35분
오늘은 맘 굳힌대로 칠성봉을 탈환하고 악양면으로 내려설 것을 계획 했었기에 장단지는 좀 아파왔지만 칠성봉 방향으로 구재봉을 내림한다.
칠성봉까지는 약 6km 인데... 그러나...
몇분을 걸었을까~?
구름에 휩싸이다보니 등골이 오싹한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무서분디...
10시 45분
아무런 인적도 없고 구름에 갇혀있던 터라 걸음이 갈 수록 느려진다... 빠꾸...
적당한 장소에 바람을 의지하며 간식으로 배를 채운다.
바람을 피할 수 있었고 햇살이 잘 드는 포인트여서 졸립기도 했었다.
한 30여분 흘렀을까~? 과연 열릴까~? 고민했었는데...
10시 49분
신촌마을
하늘이 이리 짠~하였다.
간식을 먹다말고 신속하게 사방을 두리번거려본다.
맞은편엔 구름에 가려진 성제봉과 악양들판
불과 1분 사이에 성제봉이 보일려한다.
어떤분의 말씀처럼 아무도 없으니 개구쟁이같이 모냥도 내보며...
당신은 복이 있는 사람인가벼...
그리도 보고싶었던 지리 주능선과 천왕봉도 보여지고...
이 철쭉이 핀다면 훨씬더 멋질 것인데...
11시 29분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지 구재정이 이리 밝게 보여지고...
구재봉엔 밀양후인 손거인거사의 묘가있다.
광양 백운산이 선명한 등줄기를 그리며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저리 지척으로 보인다.
칠성봉으로 갔어야했는데...
11시 32분
온통 하얗던 홍쌍리 매화마을이 어느새 푸른빛으로 변해있고 섬진강 백사장은 여름 물놀이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하다.
산 아래는 하산할 먹점마을이다.
11시 32분
밀양후인의 묘를 지나 언젠가는 철쭉 피크일때 올라보리라던 성제봉도 뒤로한다.
아깐 보여주지않던 천왕이와 앞으로 삼신봉 능선도 하산하는 나를 배웅하듯 저리 반겨주고...
멀리 황전과 남원,압록,구례에서 시작되는 섬진강 라인은 산을 찾는 우리들에게 있어선 커다란 선물이나 다름이 없다.
활공장 능선으로 내려설까했던 생각도 있었지만 오늘은 첨인지라 왔던길 되돌아...
11시 36분
구재정도 뒤로하며 하산길을 서두른다.
이곳 바위 조망터는 철죽이 많이 자생하고 있었으며 백운산의 신선대보다 지리의 3대 독바위보다 더 넓고 멋진 조망을 가지고 있었다.
11시 41분
하산할 먹점마을
올라왔었던 분지봉
아침에 분지봉의 왼쪽 라인을 거슬러 올랐던 순간을 회상하니 땀 징허게 많이 흘림서 운동 많이 했다는 생각이 스친다.
섬진강은 흐르고 흘러 남해바다로 합류된다.
12시 17분
먹점삼거리
올를때 지나친 곳이지만 이곳은 둘레길이다.
신촌마을까지는 2km가 안되는 거리로서 담에 여길 찾는다면 신촌마을에서...
12시 33분
먹점마을로 하산하면서 둘레길을 만난다.
먹점마을에서 신촌재로 넘어가는 둘레길로서 대축 6.9km 삼화실 10km 남은 지점이다.
둘레길을 걷는 이는 나 혼자뿐...
지리산 둘레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표지판
12시 41분
구재봉에서 활공장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능선과 먹점마을이 만나는 지점이다.
먹점마을은 매우 한가롭게 느껴졌으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산길을 걷는 내 맘을 끌리게했다.
둘레길 이정표엔 긴급구조위치번호 109였으며 삼화실 10.7km 대축 6.2km라고 적혀있었다.
올려다본 구재봉
12시 46분
지리산둘레길
둘레길은 북쪽 보다도 구례,하동등의 남쪽이 더욱 힘들다는...
13시 08분
그다지 오래도록 먼 걸음은 아니었지만 장단지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던지 먹점마을 정자에서 철퍼덕 주저앉아 택시를 부르는 순간이 너무도 뿌듯하였다.
악양면보다도 하동읍에서 더 가깝기에 하동읍 택시를 부르니 15분만에 도착(14,000원)
기다리는 동안 사랑하는분께 카톡도 날리며 자랑질도 해본다.
올해 철쭉이 녹아내리기 전에 성제봉을 갈 수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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