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반산행

남덕유산

풍님 2015. 2. 22. 11:30

남덕유산 1507m  

1.날짜:2015년 2월 18일(수)

2.날씨:흐리고 싸리눈 계속 내림

3.걸음구간:영각사-남덕유산-삿갓봉-삿갓대피소-황점

4.걸음거리 및 시간:약 12km 9시간 50분

5.산행동무:윤근,경호,나

 

2월 8일 무진장 추운날에 상록님께서 남덕유를 홀로 다녀가셨다.

그 사진에 혹 했고 이번 겨울 산행다운 산행을 해보질 않아서 눈이라도 질리게 밟아 볼 생각에 남덕유를 계획했다.

16~17일 하루 반나절 동안 비가 내린 탓에 산에는 필시 눈이 대박으로 쌓여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조망까지 열린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다는 생각으로 설레임이 가중된다.

04시에 순천을 출발해 영각사 입구에 05시 30분에 도착한다.

육십령에 도착할즈음 도로에 눈이 살짝 보였었는데 영각사에 도착하니 2mm 정도는 내린 듯 하였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으니 산행하기는 아주 좋을 듯 하였으나 일출도... 조망도... 일찌감치 포기... 산행준비를 단단히 하고 05시 50분에 요이땅~

 

 

07시 36분 

영각재 오름 계단은 역시나 무척 힘들었다.

고등 2학년도 헉~! 헉~! 하는걸 봐서는 이 계단이 힘들긴 힘든가보다.

이곳에 올라서면 푸리팅딩한 아침이 열리면서 붉으스레 해야할 시간인데 구름 속에 갖혀있으니...

오늘 산행은 오리지날 심설 산행이 될 것 같고 하늘이나 조망은 단 한번도 안 열릴 듯 하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07시 43분

영각재에 올라서서 귤도 까먹고 스패츠도 착용하고 잠깐 쉰다.

 

 

 

 

 

첫번째 만나는 철계단을 올라서니 주인을 잃어버린 이삔 우산이 걸려있다.

다음에 오시거든 찾아가시요~

 

 

 

 

 

싱글벙글~

 

 

 

 

 

08시 05분

조망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그저 환상적인 눈꽃을 즐긴다.

바람이 없으니 손꾸락도 한태기도 시렵지 않고 가져온 핫팩도 필요읍따~

핸폰을 수시로 꺼내서 사진놀이에 푹 빠진다.

 

 

 

 

 

08시 29분

조망을 기대할 필요도 없고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릴 필요 또한 읍따~

그저 이순간이 좋을 뿐이고 기왕 이러한 조망이니 산길 걸으며 하산하는 동안 눈이나 허벌라게 내리길 기대한다.

 

 

 

 

 

08시 36분

남덕유 계단을 올라설 무렵 구름이 얇아지더니 붉게 변할 준비를 하길래 하늘이 열릴려나~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열릴리읍찌~  오늘은 기대를 하지않기로 맘 먹는다... 진짜로...

 

 

 

 

 

보여야할 이눔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남덕유를 오면서 차에서 이 오름 계단에 대해 자랑질을 얼마나 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잠깐이라도 보여주시면 내가 맘이라도 편할껀디...

 

 

 

 

 

 

 

 

 

 

 

삿갓봉도...  무룡산도... 읍따~

 

 

 

 

 

 

 

 

 

 

 

09시 10분

서봉,향적,월봉-금원-기백 그리고 멀리 가야까지 아무것도 보이질 않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환상적인 눈꽃에 취하다 보니 놀다가 걷다가 핸폰사진 찍다가... 쉬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3시간 만에 도착한 남덕유...

상의를 저리 가볍게 입고 이곳에 올라서도 전혀 춥지 않았다.

삿갓재까지는 북쪽을 향하는 등로라서 길이 없어진 구간이 많을 것이다.

바람막이를 입고 월성재로 향한다.

 

 

 

 

 

09시 17분

 

 

 

 

 

09시 22분

월성재로 가기 전에 비박터에서 두사람을 만났는데 삿갓재에서 주무시고 이시간에 벌써 오시냐니깐 여그서 박을했단다...  정신 나간 사람들...

 

 

 

 

 

 

 

 

 

 

 

09시 57분

윤근님은 작년에 나와 함께 향적봉-안성을 걸은 기억이 있는지라 동엽령을 알기에 그럼 오늘 안성까지 쭉~ 뺄까~? 라고 말하니 기냥 날 죽여라~! 라고 표현한다...ㅋㅎㅎ

카메라가 이상하다~ 그래서 꺼낸 핸폰 사진

셧터가 눌러졌다가...  안 눌러졌다가...  촛점을 잡지 못한다.

 

 

 

 

 

오리지날 심설 산행은 몇번해본 기억이 없는데 이날 눈속에서 눈속을 걸어보니 조망이 없어도 다 용서되는 기분 좋은 산행이라 생각되었다.

눈이 많이 내렸고 북쪽 사면이다 보니 길도 보이지않은 상황에서 눈을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들이 등로에 늘어져 있으니 포복으로 기어서 한행하는 구간도 수없이 많았다.

정말이지 스릴 만점의 산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산행 내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다.

 

 

 

 

 

여그서는 작동된다.

 

 

 

 

 

10시 08분   월성재

여기서 10여분 쉼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포복으로 오느라 무지 힘들었는데 눈이 많아 무릎에 전혀 무리가 없었으며 미끄럼의 연속이어서 산행의 재미를 수 없이 느낄 수 있었다.

 

 

 

 

 

10시 19분   내려다본 월성재

삿갓재에서 주무셨다는 3사람을 이곳에서 만난다.

황점으로 하산한다 하길래 잘 생각했다고 전하고 우리는 삿갓봉을 향한다.

 

 

 

 

 

11시 25분

심설 산행이 이렇게 재미있는줄 오늘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많고 해가 지지 않는다면 구천동까지 쭉~ 달리고픈 욕심도 생기더라는...

차를 회수하라하고 나는 안성까지라도 가볼까~라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러믄 안돼~ㅎㅎ

 

 

 

 

 

10시 53분

카메라는 완존히 불통이다~ㅠ~

두사람 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인증하고 조망이 없지만 금원-기백을 바라보고 무룡-향적이 방향과 멀리 가야산까지 가늠해 본다.

 

 

 

 

 

재밋다 재밋다 완존히 재밋다.

힘들어도 웃어 보이는 여유가 생기고 그저 재밋다는 생각뿐이다.

 

 

 

 

 

 

 

 

 

 

 

12시 14분

수 십 번을 타야했던 미끄럼은 너무너무 신나더라는...

 

 

 

 

 

12시 46분

라면과 어묵에 몇 잔을 넘기니 속이 확~풀리더라

바로 이맛에 산행을 하는가 싶다.

 

 

 

 

 

14시 06분

1시간을 넘게 삿갓재에서 쉬고 황점으로 내림한다.

싸리눈은 계속 내린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정말 대박이다 대박~

 

 

 

 

 

14시 33분

몇개의 다리를 건너며...

 

 

 

 

 

천천히 걷는다.

 

 

 

 

 

14시 51분

 

 

 

 

 

15시 03분

 

 

 

 

 

싸리눈이 연속 내려 바위에 살포시 내려 앉은 눈이 계곡과의 어루러지는 풍경이 맘에 들었다.

아래로 내려설수록 물줄기는 굵어지고...

 

 

 

 

 

15시 10분 

 

 

 

 

 

15시 38분   황점 입구 도착

 

 

 

 

 

 

 

 

 

 

 

15시 47분   황점 도착

 

오늘 남덕유-황점 산행은 대박중의 대박인 심설 산행이었다.

올 겨울 처음으로 눈 산행을 했는데 이렇게 많은 눈을 만날줄은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

황점에 도착해서도 산발적으로 내린 눈은 계속되었다.

남덕유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지 못했기에  한번 더 도전해보까~라는 생각이 들기도하였다.

집에 와서 카메라 렌즈를 빼고 만지작거리니 다시 작동 되더라는...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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