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가메봉-사창골-대전사
1.날짜:2011.11.2(수)
2.날씨:매우흐림 가메봉에서만 하늘 볼 수 있었음
3.걸음구간:절골-대문다리-가메봉-사창골-후리메기삼거리-후리메기입구-대전사
4.걸음거리 및 시간:13km 7시간 10분
5.산행동무:혼자
주왕산은 두번 갔어도 절골과 주산지을 밟아보지않아 언제가는 함 경험하기로 맘을 먹었으나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작년에도 규리랑 산악회빠스로 갔다가 시간과 싸우면서 혼줄나고 내년에 반듯이 다시 오기로 맘 먹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단풍 다 떨어졌으면 어쩌나...
남덕유를 갈까...
대둔산을 갈까... 고민도 했었지만 충청 이남은 비소식이 있었던터라 주왕산으로 맘을 굳힌다.
단풍이 별루 이쁘지 않은 대둔산을 안가길 천만 다행이었던 오늘 주왕산에 나는 홀딱 반하고 전혀 후회감 없이 먼길 돌아온다.
2010년 벗님들 발자국 따라서...
11시 35분 절골입구
주산지를 약 한시간 가량 둘러본 후 차를 몰고 절골로 이동하여 산행 준비를 한다.
산악회 빠스들이 줄을 잇고 사람들이 물밀듯이 들어온다.
평일이라 천만 다행...
11시 43분
조금 올라가자 마자 절골의 비경은 지작된다.
산악회 차량 세대가 퍼내린 사람들이 유유히 흘러들어가고 왠지 나 혼자 남는다는 생각이 자꾸만 날 저울질 한다.
걸음을 빨리 해볼까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은 금새 사라지고...
11시 53분
개인적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데 나만 혼자라니...
이런 아름다운 비경을 혼자서 느껴보는 것도 나름 황홀한 분위기라고 생각하며 잠시나마 독백을 한다.
아자씨도 혼자유~?
혼자는 외로운 것이 아니지유~?
그저 내가 가야할 산길을 걷고 있다는게 중요함이지유~?
아자씨~?
산길을 걷는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그저 지 좋아서 걷는 것을...
11시 54분
쩌만치 다리가 하나 보인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절골 어딘가로 깊숙히 깊숙히 흘러 들어가는데
저 다리를 건너갈까 말까 생각도 해본다.
주왕산 절골의 물빛이 어찌나 맑고 밝던지 걷는 내내 수없이 멈춤을 시도한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게을러본 산행은 아직 없었던 나...
그것도 혼자인데...
좋으니까 오셨겠지요~?
걷고 싶으신 만큼만 걸음하세요.
저도 오늘만큼은 그럴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12시 6분
날이 흐려서 색이 별루지만 내눈으로 보았던 절골의 단풍색은 사진상의 몇천배...
12시 12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는데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또 밀려 들어온다.
아뿔사~@@!
12시 27분
12시 35분
엉거주춤하다간 빠져유...
나도 따라하며 먼저 건넌 아자씩게 중심도 잘 잡네요~? 하니 좋다고 웃더라...
절골은 몇일전 비가 내렸을 때 통제 되었다 한다.
내가 직접 걸어보니 비가 조금만 내려도 통제될만도 하더라.
여기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 구경에 정신을 놓는다.
이런사람들... 저런사람들...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많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르다는 생각도 해보며 날 되돌아 본다.
혹시나 어두워질 것을 대비하여 렌턴까지 가지고 온 오늘의 절골탐방길...
확실히 작정을 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13시 15분
13시 15분
이런 개울을 수 없이 건너고 또 건너고 여기에 왔다.
13시 25분
즘심 포인또...
나는 즘심을 먹지 않고 천천히 올라가는데... 아뿔사~!@@
뭔일이당가유~?
그냥 단풍에 취해서 이사람들을 담았을 뿐인데...
환장하고 미칠 일이 생긴다.
이 아줌씨를 만나다니...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곳에서 이런이런...
이 아줌씨는 53세때 백두대간을 마치신 분이시며 아주 잘 아는 분으로서 현나이 54세
그래도 나는 천천히...
만남의 기쁨으로 즘심을 항꾸네...
15시 40분
얼마나 천천히 걸었는지 절골에서 여기까지 4시간이 걸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으나 나는 오늘 이런 산행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천천히면 어떻고 빠르면 어떤가...
소속됨 없이 그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싶을 뿐이고 내가 걷고 싶은길 걸으면 되는 것이거늘...
15시 51분 가메봉
이 전망 포인트에서 산그리메를 둘러볼 수 있다는건 분명 행복하지 않을 수 없는 일...
가메봉까지는 만났던 사람들과 오름을 했지만 그분들은 4시 30분까지 하산 해야 하기에 달려 내림한다.
정상 인증도 없지만 믿어 으심치 않을 것을 믿사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ㅋㅎㅎ
멋지게 담아서 펭귄님헌티 드리고 싶었으나 전체를 담기엔 역광... 걍 이렇게 담아 드립니다.
16시 57분
사창골로 내려선다.
절골의 단풍을 쩌리가라 할 정도로 사창골의 단풍 또한 일품이었다.
17시 땡땡
사창골은 계곡물 수량이 별루였지만 단풍의 색감을 매우 뛰어났으며 여기 또한 날 게으르게 만들기에 충분한 비경이었다.
17시 12분
이 시간에 저 계단을 내림하는 사람은 단 세사람 봤을뿐...
17시 28
후리메기 삼거리을 내려서자 이 개울을 만났는데 여기서도 한 10여분을 게으름으로...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발도 담그고 싶은맘...
작년에 다녀가신 벗님들은 여기서 뭘하셨을까...
17시 43분
그리고 이제사 이곳에 당도한다.
어둠은 내리기 시작하고 ISO도 높여야하고
후레쉬를 이용하여 이걸 마지막으로 오늘을 마무리 한다.
18시 52분
산채비빔밥집
2폭포 -1폭포-대전사을 통과하기까지 내림하는 사람은 불과 세명뿐...
물소리를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물소리에 날 맡기며 좋지않는 것 다 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매우매우 즐거움이었다고...
작년에 규리랑 걸었었던 폭포길...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되지만 오늘은 그저 어둠과 친구하며 내림한다.
사진은 이렇지만 절골의 아름다움은 거짓말 하나도 않하고 한 100배는 더 아름다웠다.
사랑하는 벗님들이 어케 아시고 메세지를 하시며 응원까지 해주시고 직접 목소리를 들려주심에 오늘도 나는 너무나 감동 먹는다.
갈길이 5시간 이상이지만 졸리움 없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던건 좋은 추억이 남을 절골-사창골을 걸음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담 산행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홀로지만 그저 그 산행도 편안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산행이길 나름 생각한다.
혼자 산행을 할 때면 ㅅㄱㅍ님이 무지 생각난다.
그분은 언제나 혼자...
불수사도북이 아니었으면 그런 정겨움 평생 못느끼실 그분...
혼자 걸어보니 무지 외롭더만여...ㅋㅎㅎ
때론 항꾸네 하시길...
가을은 그래서 우리들이 앓이를 하는가 봅니다.
마음으로 말입니다.
문득 아래 시가 생각이나 올려 봅니다.
나누며... 배려하며...
마음으로 앓는 계절
산 너머 그리움 있는지
먼 산 바라보다가
키다리아저씨가 되어버린 억새.
햇살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하고
씽긋, 웃어버린 석류.
귀밑머리 희끗한 세월에도,
첫 키스의 희열이 남아있는 입술로
단감 한 입 베여 문 저 여인마저도
가을빛을 닮아 가는데
어쩌란 말이냐, 이 흔들리는 마음을.
먹잇감을 노리는 표범처럼
오동잎에 살포시 내려 앉아
발톱을 세운 가을에게,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초연한 표정 뒤에 감추어 보지만
아 ! 가을은 절제된 정열.
그저, 마음으로 앓는 계절이어라.
- 미오새님 마음으로 앓는 계절 -
이런일이 생겨가지고 설라무네 주왕산 사진을 왕창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컴맹이라는 사실이 탈로나고 맙니다.
ㅋㅎㅎ
수소문 끝에
아름다우신 천사표 벗님이 아주 상세히 알려주시어 그나마 이렇게 산행기를 쓸 분량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동이었으며 감사혔습니다.
한번 바이러스에 걸리고 나니 복원이 된 눔들도 색감들이 좀 거시기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왕산에서 찍은 사진 갯수는 대략 550장 이었는데 버릴것 버리고 이렇게 라도 남아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주산지 대략 50장 중 20장은 건졌습니다.
일단 많이 찍고 봐야할 노릇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많이 찍을 것을 또 다집 합니다.
ㅎㅎㅎ
~천사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