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동네산행

호랑산-영취산 종주

풍님 2011. 11. 6. 15:30

 

호랑산-영취산을 달리면서...    

 

1.날짜:2011.11.3

2.날씨:간간히 구름 조금 후 맑음

3.걸음구간:여도초/중등학교-호랑산-자내리-영취산-시루봉-봉우재-진례산 정상-중흥초교

4.걸음 거리 및 시간:약 13.5km 6시간

5.산행동무:혼자  니콘 D7000-시그마

 

 

어제 주왕산을 다녀온 후로 몸이 찌뿌등하여 나의 나와바리 체력훈련장-4를 거닐어 볼 생각으로 무작정 집을 나선다.

사실 주왕산의 사진이 다 날아가버려 이것을 재생하기 위해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가 끓어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서...ㅋㅎㅎ

집을 나선시간 11시경...

시내버스를 타고 여수로 넘어간 후 다시 둔덕동으로 넘어가는 버스로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가 택시비용이 부담...ㅎㅎ

오랜만에 여천에서 여수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것도 이 작은 도시에서 시내버스를 2번씩이나... 나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때론 이럴때도 있더라...

규리가 다니는 여도 초등학교 앞에 느즈막히 도착한다.

식수 500원짜리 달랑 한병만을 사서 가방에 쏘~옥 넣고 씩씩거리며 오름을 시작한다.

 

 

12시 30분

시내버스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으로 집에서 나온 시간은 11시인데...

규리는 공부를 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아빤 산에 올라간다."

 

 

 

여기엔 육교가 하나가 있는데 육교 옆으로 오르는 등산로이다.

호랑산을 오를 수 있는 포인트는

 여도초,중학교/신동아/대광오투빌/로얄골드빌로 구분된다.

 

 

 

어제 주왕산의 날씨보단 훨 좋지만 너무나 더운 날...

완전히 여름날이나 다름없는 기온으로 땀은 순식간에...

다시 내려가 물을 한병 더 사올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시간 앞에서 장사는 없듯이 걍~오름한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어찌나 좋게 들려지던지...  혼자 이런 소릴 듣기엔 너무 아까운 오름 길이었다.

 

 

 

 

12시 48분

예비군 훈련장에 도착한다.

언젠가 여기서 훈련을 받았었던 어렴풋한 기억...

 

 

 

 

 

 

 

나는 지뢰도 무섭지 않다.

그저 오늘도 비얌이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름길은 이렇게 시작했었다.

땀 무지~ 무지~ 많이~ 많이~

 

 

 

고운 빛으로 물들어가는 봉화산과 멀리 마래산이 보인다.

봉화산은 나의 체력 훈령장-5로 인정한 곳...

마래산은 일출을 담기에 아주 좋은 조망을 가지고 있는 산이며 운동화로 쉽게 올라올 수 있는 나즈막한 산이다.

 

 

 

호랑산 정상부의 직벽

 

 

 

13시 17분

어느 산을 올라가던지 펭귄님이 좋아하시는 소나무는 항상 그자리에서 반긴다.

가지고 올라왔던 물 한모금에 줄~줄~흘렸던 땀방울을 금새 식혀버리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를 친구하며 오늘도 수 많은 생각에 잠긴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가끔 올라와 보는 호랑산이지만 저 멀리 진례산(영취산) 도솔암까지 조망되는 날씨에 내 눈을 호강시키며 오늘은 저기까지 걸음할 것을 다짐한다.

장난이 아닌데...

행여 멀리에서 영취산의 진달래를 구경하시고자 하시는 벗님들이 계시다면 이 길을 참고하시어 호랑산-영취산까지 걸음 후 진달래 보시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운동량 부족인 벗님들만...ㅋㅎㅎ

 

 

 

13시 27분

어제 주왕산을 다녀와 단풍에 홀딱 반하고 또 반했지만 내 나와바리 산들도 단풍이 물들어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 내가 숨쉬는 하늘 아래가 제일이라는 것을 느껴본다.

사람이 한명 보입니다요...

저 위에 있던 사람을 마주치고는 그 후로 단 한사람도 볼 수 없었다.

 

 

 

13시 32분

아까 사람이 서 있던 호랑산 정상 바위 아래 갈림길이다.

여기는 둔덕재로 내림할 수 있으며 영취산까지 이어지는 이정목

 

 

 

아직 멀었지만 걷다보면 언제가 도착 할 것이다.

우리 인생사가 다 그렇다고 하던데 먼저 살아가는 선배님들은 어떤 맘일까...

 

 

 

때깔~좋다.

 

 

 

오늘은 아무리 힘들어도 중흥초교로 떨어질 것을 결심했었는데 누가 만나자는 유혹만 없다면...

행여 운이 있다면 넘어가는 석양이 날 반겨줄 수도...

 

 

 

13시 44분

여기까지 약 3km쯤 걸었으며 여기서 흥국사와 호명고개 갈림길이 있는 지점이다.

나는 영취산으로 고고...

 

 

 

너무너무 한가로운 길...  그리고 이쁜 길...

이런 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힘들지 않을 듯...

 

 

 

13시 59분

어느 어르신인지...

돌로 둘러 모셔져있어 특이하여...  극락왕생하시라고 합장도 한다.

 

 

 

자내리와 흥국사 임도에 도착한다.

이 임도를 내림하기 전에는 송전탑 하나를 끼고 내림하며 아주 아주 빽빽한 편백림도 만날 수 있다.

 

 

 

앞에 보이는 임도로 올라가면 영취산으로 연결된 임도가 쭉 이어지며(봉우재-GS공장 뒷편 예비군 훈련장까지 연결됨) 등산로는 왼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왼쪽으로 돌아 들어오니 숲 냄새가 향긋하다.

 

 

 

그래~! 오늘 여기 오길 아주 잘했어...

 

 

 

편안한 맘에 그림자 놀이도 해가며 한가로은 산책을 즐긴다.

 

 

 

14시 36분

여기까지 걸어 들어오는 동안 단 한번도 흙을 밟아보지 못했다면 믿으실려는지...?

떨어져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오늘 홀로 걷는 나의 산행을 그럴싸하게 도와준다.

 

 

 

그래서...  고와서...

생강나무 마른 잎을 담아본다.

 

 

 

14시 53분

호랑산 정상에서 4.4km를 걸어 왔으며 영취산까지는 1.4km가 남은 지점이다.

그럼 여도중등학교에선 약 6km쯤 걸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흥국사로 떨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돌탑이 만들어진 영취산 정상부

걸어왔던 호랑산

 

 

 

상암동(아랫마을)

늘~ 바라보지만 멋진 남해바다와 망운산

 

 

 

15시 15분

영취산 시루봉

 

 

 

영취산 시루봉-진례산 510m를 바라보며...

매년 진달래가 필 무렵 저 개구리 바위에 사람들로 바글바글...

 

 

 

또 다시 올라와 봄에 벗님들과 즘심을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날이 또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산여인님께 밀린 선물도 드려야허는디...

솔맨,펭귄,가을향기,산여인님이 코~올하신

돌산 종주를 먼저 하신다 하셨으니 그때 봅시데이~

 

 

 

영취산 정상

곱게 차려입은 영취산이 이쁘다.

이 길을 걸음하면서 단 한번의 흙을 밟지 않았는데... 이제 가을이도 저물어 간다는걸...

 

 

 

산이 낮다하여 찾지 않는다면 산은 외롭겠지...

밟히는 시련과 고통은 있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밟아주기를 원한다 하더라...

발자국 외에 뭔가 버리고 남기지만 않는다면...

 

 

 

15시 25분

봄에 수 없이 눌러댔던 기억...

바위 위에 올려두고 유일한 인증을 한다.

 

 

 

15시 30분

자내리 임도에서 차를 몰고 올라오면 이 봉우재(진달래 축제 하는곳)에 도착하며 진례산의 뒷편의 예비군훈련장까지 임도는 연결된다.

원래는 이 봉우재에서만 진달래 축제를 약소하게 했었는데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공단 뒷편의 지금의 예비군 훈령장에서 하는것...

 

 

 

15시 34분

봉우재

 

 

 

지독한 계단길...

 

 

 

도솔암은 패스...

 

 

 

15시47분

도솔굴(마당한 이름이 없어가 내가 걍~지어 불러 본 이름)

 

 

 

밖에서...

 

 

 

신설된 계단

 

 

 

걸어 내림했던 영취산-시루봉-봉우재

봄날 얼마나 붉게 타오르던지...

 

 

 

멀리로 봉화산-호명고개-부암산 능선이 펼쳐지고...

 

 

 

15시 58분

진례산(영취산)도착

묘도-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내년 3월 마무리만을 기다리며...

 

 

 

진달래 포인트 골명재 내림길...

 

 

 

내가 떨어져야할 중흥초교 방향...

 

 

 

서서히 내림하며 옆구리를 담아본다.

진례산의 단풍이 이 시기에 이렇게 멋짐을 오늘에서야 츠~음 알았다.

매년 올라 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스민다.

 

 

 

16시 10분

놀며 쉬며...   다시 쉬고...   다시 놀며... 그리고 걸음하며 이렇게 내려섰다.

 

 

 

화살표대로 내림을...

 

 

 

중간 지점에서 묘도-광양항 그리고 멀리 백운산과 지리산을 바라본다.

여기서 하룻밤을 묵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없는 장비를 가져왔더라면 하는 간절함...

함께 걸음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좋겠지만 오늘 만큼은 이 사람 혼자라도 쓸쓸하지 않더라...

 

 

 

비박의 포인트...

저 위에서 내림했는데...

 

 

 

서서히 저물어가며...

 

 

 

16시 47분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한숨 돌려본다.

이런저런 생각에...

 

 

 

 

 

 

16시 57분

많이 걸었다.

오른쪽으로 부터 영취산-시루봉-진례산을 경유 이 자리에 선다.

이보다 더 좋은 순간은 없다고...

 

 

 

더 오른쪽으로 돌리니 츠~음 시작했던 호랑산이 바라보이고...

징허게도 많이 걸었다.

돌산종주와 환종주길을 빼면 이 길이 가장 긴 산길인데...

근디 너무나 푹신해서 다리는 하나도 아프지 않더라...

 

 

 

17시 08분

흥국사를 내려다보며...

이 흥국사는 약 5일쯤 뒤에 아주 이쁜 그림을 만들어 낼 것 같은 예감...

 

 

가을치고 무지무지 더웠던 날...

몇일 습도가 올라오며 비를 많이 뿌릴 것 같은 예감...

500원짜리 물 한병으로 6시간동안 걸었다는 건 무지 힘든 걸음이었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내림한 후의 행복은 잊을 수 없을 듯...

막걸리라도 챙겼더라면...ㅋㅎㅎ

날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사진기는 가방으로 들어가고...

증흥초교에 도착시간 18시 30분... 다행하게도 후레쉬는 안켜고...

 

1,100원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안락한 자리에서 창밖을 보며 어둠이 자리하는 순간에 하루를 되돌아보며 오늘도 난 행복했노라고...

어쩔 수 없이 함께 부대끼며 스치는 사람들이지만 먼 거리에 사는 사람들도 같은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진정한 정과 추억을 나눈다는건 행복한 일이라고 누가 그러더라...

때론 왜? 라는 질문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내 좋아하는 남덕유도 이미 옷을 갈아입고...

아름다운...

선운산도...

내장산도...

조계산도...

두륜산도...

그립지만...

오늘은 덜~이쁘고 나즈막함에서도 행복을 충전하기에 충분하였다.

 

 

 

나누며...   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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